[소비라이프/장지연 소비자기자] 씨앗을 빌려주는 곳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씨앗을 빌려준다니, 듣는 것만으로는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인지조차 감이 오지 않겠지만 씨앗 도서관에서는 회원 가입만 하면 씨앗을 빌릴 수 있다. 씨앗을 빌려 한 해의 농사를 지은 뒤, 다음 해에 씨앗을 수확하여 반납하는 방식이다.
씨앗 도서관은 전통 씨앗을 지키고, 씨앗이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것을 목표로 전국씨앗도서관협의회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씨앗을 심고 식물이 자라면 다시 씨앗을 얻어 새 씨앗을 심을 수 있는 토종 씨앗과는 달리, 현대의 종자회사에서 생산되는 씨앗들은 자본주의적 농산물 유통 구조에 의해 더는 씨앗을 생산하지 않는다는 차이점이 있다.
씨앗 도서관은 토종 씨앗을 위주로 대여해주는 것을 통하여 토종 씨앗의 보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전국씨앗도서관협의회는 단순히 씨앗을 빌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국내 토종 자원을 수집하고, 도시 농부학교, 어린이 농부 교실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국내외 환경, 농업, 식생활 등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단체들과 연대 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씨앗 도서관의 회원은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씨앗을 얻는 것이 어려워 반납률은 낮은 편이다. 씨앗 도서관은 이용자들이 농사에 점차 익숙해짐에 따라 반납 횟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씨앗 도서관은 현재 서울·경기권에는 강동, 광명, 수원, 안양의 4곳, 강원권에는 춘천에 1곳, 경상권에는 포항에 1곳, 충청권에는 공주, 괴산, 예산, 홍성에 4곳으로 총 10곳이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