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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심각해지는 대한민국 음주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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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심각해지는 대한민국 음주문화
  • 오지수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8.0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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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문화의 변화와 폐해
대한민국 고위험 음주율 통계지표 *출처-통계청 KOSIS
대한민국 고위험 음주율 통계지표 *출처-통계청 KOSIS

[소비라이프/오지수 소비자기자] 대한민국을 표현하는 말 중에 ‘음주가무(飮酒歌舞)’라는 단어가 있다.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는 것을 뜻하는 이 단어는 예부터 술이 서민들의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해왔음을 알려준다.

그래서일까, 오랫동안 술은 주종을 가리지 않고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학교 입학식, 직장 회식뿐만 아니라 식사할 때에도 술은 빠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생겨난 한국의 음주 문화는 매우 거대하며, 세대별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본 기사에서는 세대 변화에 따른 음주 문화의 변화와 음주의 위험성에 대해서 다루고자 한다.

기존의 음주 문화라고 하면 여럿이 모여 떠들썩한 분위기에서 진탕 마시는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혼자서 술을 마시는 ‘혼술’ 문화가 젊은 층들 사이에서 트렌드가 되었다. 이와 더불어 건전한 음주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글로벌 주류기업 디아지오코리아와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올해 4월 실시한 ‘건전음주 10년의 변화’ 설문조사의 결과가 이를 보여준다. 이 설문조사는 10년 전 대학에 재학했던 만 29~38세 대졸자 400명과 현재 대학생인 만 19~28세 4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술자리에서 술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어느 정도 있다고(있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10년 전 대학 재학생 41.8%가 매우 그렇다고 답한 반면, 현재 재학 중인 대학생의 절반 이상인 57%는 강요하는 분위기가 없다고 응답하였다. 이는 세대교체에 따라 술자리에서 음주를 강요했던 문화가 자유의사를 존중하는 문화로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과∙폭음 문화로 인해 필름이 끊기거나 몸을 못 가눌 때까지 술을 먹은 경험이 있는 대학생이 10년 전에는 절반 이상(56.8%)에 달했으나 요즘에는 32.8%로 줄었으며, 1차만 즐기고 집으로 돌아간다는 비율도 10년 전(58.8%)보다 현재가 87.0%로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세대 변화에 따른 음주 문화의 변화는 긍정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2018년에 알코올과 건강행동학회에서 발행한 세대 간 음주문화의 차이에 대한 연구 논문(저자 문제은) 결과에 따르면, 현재 젊은 층을 포함한 에코 세대(1973~1992년생)에서 공공장소 음주에 대해 다른 세대들보다 관용적인 입장이었으며, 낮술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청소년의 음주에 대해 베이비붐 세대에 비해 괜찮다는 의견이 두 배 가까이 높았으며, 본인의 음주에 대해 가장 관대하였고 그에 따른 폭음 위험이 높았다. 젊은 층일수록 가장 허용적인 음주 규범을 가지고 있다.

음주로 인한 피해 또한 만만치 않다. 7일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의 이해국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발표한 ‘알코올중독 폐해 감소를 위한 정책개발 과제’에 따르면 2017년 알코올 관련 질환에 따른 사망자 수는 4,809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하루 13명이 술 때문에 사망하는 것이다. 알코올 관련 질환 사망자는 2013년의 4,476명보다 333명(7.4%) 늘었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 수준이다. ‘고위험 음주율’ 또한 증가하였다.

고위험 음주율은 한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은 소주 7잔 또는 맥주 5캔 이상, 여성은 소주 5잔 또는 맥주 3캔 이상을 한 달 동안 1회 이상 마시는 것을 기준으로 전 연령층 여성의 고위험 음주율은 6.3%에서 7.2%로 0.9%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전체 비율이 13.8%에서 14.2%로 0.4% 증가한 것보다 두 배 이상 큰 수치이다.

지나친 음주는 각종 음주 관련 범죄 증가와 간암을 포함한 간 관련 질환 사망률, 알코올 중독의 증가로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간암은 한국에서 위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며, 국내 간암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남자 32.5명, 여자 10명으로 이미 OECD 국가 중에서 최고 수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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