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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자리잡은 일본식 문화,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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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자리잡은 일본식 문화, 이대로 괜찮은가
  • 오지수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7.29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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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챠, 코히, 사쿠라...멀쩡한 단어를 일본식으로 발음하기도

[소비라이프/오지수 소비자기자]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가 일어나기 직전까지 한국은 일본의 문화에 열광해왔다. K-pop으로 인한 한류 열풍 때문에 오히려 일본이 한국의 문화에 열광한다고만 생각할 수 있지만, 한국 또한 만만치 않다. 일본은 우선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인기 관광 국가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2018 해외여행객 국가별 증감세에 따르면, 일본 여행을 떠나는 국내 여행객들의 비율은 2017년 대비 2018년 5.6%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음식 또한 마찬가지이다. 일본 음식점들은 어느 동네를 가도 항상 존재하며, 매년 새로운 일본식 음식이 유행하고 자리 잡는다. 나베, 소바, 라멘, 돈카츠, 규카츠, 타코야끼, 사케동 등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이 덕분에 일본식의 건물도 증가하였다. 최근 일식점들은 일본식 목조 건물의 건축 형태를 그대로 적용하여 ‘일본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며, 이는 손님들이 모이도록 만든다. 카페도 일본 전통 느낌이 나도록 내부를 꾸며서 ‘일본식 감성’을 느낄 수 있다며 SNS에 홍보한다. 일본 기업의 제품들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잘 팔린다.

국내에 일본 문화가 유행하거나 스며들었다는 사실은 ‘언어’를 통해서 가장 쉽게 알 수 있다. 고참, 할인, 당분간, 납득, 유도리, 종지부, 세대주, 금주, 익월, 익일, 인수인계 등의 많은 단어가 일본 기원 단어이며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된다. 물론 이와 같은 언어들은 대체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에서는 말차(차나무의 찻잎을 쪄서 분말로 만든 가루차)를 ‘맛챠’, 커피를 ‘코히’, 벚꽃을 ‘사쿠라’라고 하는 등 멀쩡한 단어를 일본식으로 발음하거나 같은 단어를 일본 단어로 바꿔서 사용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유치원’, 지역명인 ‘송도’, ‘인감증명’ 등의 단어들이 일제강점기의 잔재로 남아있다.

물론 위와 같은 것들은 일본의 지리적 위치로 인한 영향과 뛰어난 제조기술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다. 하지만 36년 동안 겪었던 일제강점기 역사와 그에 대한 현재 일본의 태도를 생각해봤을 때, 지리적으로 인접한 중국과 대만보다 일본식 문화가 훨씬 유행한다는 사실은 우리가 비판적으로 생각해보고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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