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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을 '소비'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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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을 '소비'하고 있는가
  • 이소미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7.23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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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를 저지를 연예인에 대해 엄격한 잣대 필요
사진출처:pixabay
사진출처:pixabay

[소비라이프/이소미 소비자기자] 연예인들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소식은 언제나 이슈가 되곤 한다. 음주 운전, 폭행, 마약, 불법 도박 등 혐의도 다양하다. 하지만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들은 잠깐의 자숙 기간을 가지고 아무렇지 않게 다시 TV에 모습을 드러낸다. '연예인 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연예인의 영향력이 큰 대한민국에서, 연예인이 범죄를 저지른 후 복귀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또한 이렇게 범죄를 저질렀던 연예인들을 다시 소비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바람직한 것일까?

범죄를 저지른 후 다시 대중 앞에 복귀한 연예인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주로 종편 채널로 먼저 모습을 드러내고, 자신이 저질렀던 범죄를 토크 소재로 사용하며 복귀를 노린다. 불법 도박 범죄를 저질렀던 신정환의 경우를 보자. 2017년 말, 신정환은 불법 도박 사건 이후 약 6년 만에 종편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연예인 패널들은 신정환이 일으켰던 물의를 미화하고, 개그 소재로 사용하며 희화화했다. 범죄를 저지르고 복귀하는 모습을 마치 힘든 고난을 이겨내고 재기에 성공하는 이미지로 꾸며냈다.

이는 시청자의 연령대가 다양한 유명 예능 방송에서 방영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모습이다. 어린 시청자들이 불법 도박이라는 중한 범죄가 그저 개그 소재로 소비될 수 있고, 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는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성인 시청자들도 계속해서 범죄를 미화하고 농담으로 여겨지는 모습을 접하게 되면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일각에는 범죄를 저지르고도 자숙 기간만 어느 정도 가지고 복귀하는 연예인을 비난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무분별하게 그들을 다시 받아들이는 시청자들과 그를 악용해 다시 복귀하는 범죄를 저지르는 연예인들, 그리고 그러한 방송을 제작하는 관계자들의 삼박자 구조가 악순환되며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들의 소비를 완전히 그치기에는 당장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범죄를 저지르고도 다시 대중에게 돌아오려는 몰염치한 연예인들이 없어야 한다. 연예인은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는 '공인'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범죄를 저지르고 복귀에 성공한 연예인들에 대해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어 재평가를 해야 한다. 계속해서 연예인 사범들의 복귀 성공에 일조한다면 방송 및 연예 관계자들은 대중을 우매한 소비자로 인식할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에겐 잊을 수 없는 상처이자 아픔일 범죄를 웃음거리로 꾸준히 사용할 것이다. 우리 역시 방송에서 범죄를 토크 거리나 개그 소재로 삼는 연예인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웃고 있지 않은지 좀 더 예민한 소비자와 대중이 될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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