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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호] 소비자가 원하는 자율주행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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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호] 소비자가 원하는 자율주행차
  • 소비라이프뉴스
  • 승인 2019.06.1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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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영금융소비자연맹 소비라이프연구소 소장
금융소비자연맹 소비라이프연구소 소장 박나영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된 이후 사람들 대부분이 자율주행차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 장밋빛 미래를 그린다. 그러나 실제 기술이 완성되는 것과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취급되어야 한다. 

자율주행차에서 회의를 하거나 잠을 잔다고 상상해보자. 어느 정도로 안전해야 할까? 어느 정도로 안전해야 소비자들은 자율주행 기술에 목숨을 맡길 만큼 100% 믿을 수 있을까?

지난해 12월 구글 웨이모가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율주행차의 ‘안전과 신뢰’의 문제는 그것이 일상에 자리 잡기까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고 봐야 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가 지난 7일 발표한 ‘2019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자율주행차의 안전 문제에 대한 소비자 신뢰 수준은 여전히 절반에 미치는 수준이다. 딜로이트가 전 세계 20개국 소비자 약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자율주행차는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중은 지난해 기준 일본 57%에서 50%로, 한국은 54%에서 49%로 변하는 등 신뢰도 면에 큰 변화가 없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자율주행차에 대한 신뢰가 절반 수준에서 머무는 이유는 2018년 3월 우버 자율주행 시험차량에 보행자가 치여 사망한 사건 등으로 인해 자율주행차의 위험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딜로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사고 뉴스로 인해 위험성을 걱정하게 됐다는 응답자 비중은 한국(68%), 미국(65%), 중국·인도(64%), 독일(56%), 일본(50%) 등 순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누군가가 자율주행차를 해킹할 수 있다는 우려 등 사이버 보안에 대한 이슈도 계속 제기됐다.

안전 문제 이외에도 소비자들이 자율주행 자동차를 선택하는 데에는 가격도 영향을 미친다. 딜로이트 연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자율주행차 안전에 관심이 많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직접 자율주행차를 소유하기 위해 지불하려는 가격은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자율주행 자동차의 현실적인 미래는 현재의 자동차 운전을 보완해 안전을 높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예를 들면 운전에 집중하지 못하는 동안만 안전하게 운전하도록 보완하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졸음운전 시 경고음이 울리게 하거나 DSM(Drive State Monitor)을 작동하게 해 안전 운전을 돕는다. 중요한 것은 자율주행 기술은 운전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지 운전의 주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현재의 자가운전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소비자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를테면 걷기엔 멀고, 자가용이나 택시 등 운송수단을 이용하기에는 짧은 거리에 대한 이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비용과 안전이므로 저속 자율주행은 이러한 분야에 적용되어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점인데, 그것은 사고가 났을 경우 큰 문제가 없고 비용도 저렴하게 들기 때문이다. 이는 승차 공유로도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다. 또한 자동차 스스로 주차장을 찾아 주차할 수도 있다. 

현재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은 기술이 얼마나 완벽하게 운전을 대체하느냐 하는 것이지만, 자율주행 기술로 소비자가 운전하는 것을 대신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해야 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성에 대해 절대적으로 확신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며, 그렇다면 결국 불안해하면서까지 자율주행차를 선택할 소비자들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자율주행 기술 자체에 주력하기보다는 소비자 중심의 관점에서 자율주행차 산업을 이끌어야 한다는 결론에는 명백한 힘이 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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