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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호] CULTURE: 어떤 나침반을 가지고 살아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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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호] CULTURE: 어떤 나침반을 가지고 살아갈 것인가?
  • 서선미 기자
  • 승인 2019.06.11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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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하게 산다는 것>

독일을 대표하는 지성인이자 저명한 신경생물학자인 게랄트 휘터가 책 〈존엄하게 산다는 것〉으로 혼란의 시대에 삶을 강인하게 버텨낼 용기를 전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품격 있는 삶’이란 무엇인지에 관한 깊은 통찰을 꺼내 놓고 있다. 지난 2000년 네덜란드에서 존엄사가 합법화된 후 ‘존엄한 죽음’이 세계적인 화두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 가운데 저자는 다른 질문을 하게 된다. 
“사람들은 왜, 품위 있는 존엄한 죽음은 말하면서도 그 이전에 존엄한 삶을 이야기하지는 않는가?” 

존엄한 삶의 조건을 하나하나 짚어 본 저자는 길을 잃고 파멸을 향해 가고 있는 우리 삶의 면면에 대해 뇌과학자다운 우려를 드러낸다. ‘존엄’이라는 단어는 흔히 헌법에서 보장하는 천부인권이나 철학적 주제로 떠오르기 쉬우나 신경생물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저자에게 있어 ‘존엄’이란 인간이 타고난 본능이자 삶 속에서 다시 되살려야 하는 감각에 가깝다. 따라서 그는 존중과 품위를 잃은 채 고통을 주고받는 모멸의 이 시대에 존엄이라는 삶의 원칙을 되살리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하는 현재의 인간은 평가의 대상과 도구로 전락한 채 방향을 잃고 휘청거리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혼란 상태를 벗어나 내면의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일종의 나침반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를 배우는 과정이 충분히 주어져야만 인간의 두뇌는 일관성을 가지고 더 효율적으로 사고하고 행동, 더 큰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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