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화장 지워주는 남자', 한국 사회에 새로운 시사점을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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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화장 지워주는 남자', 한국 사회에 새로운 시사점을 던지다
  • 신은주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6.1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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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은 직접 선택한 것인가
(네이버 웹툰 '화장 지워주는 남자' / 캡쳐화면)
네이버 웹툰 '화장 지워주는 남자' 캡쳐화면

[소비라이프 / 신은주 소비자기자] 자신의 외모에 불만이 많은 대학생 '예슬'. 공부만 하며 살아온 탓에 꾸미는 방법을 모른다. 기분 전환을 하기 위해 찾아간 메이크업 숍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메이크업을 받고, 직원에게 '자기 주제를 모른다'는 뒷담화까지 듣게 된다. 그러던 예슬은 자신을 메이크업계의 천재라고 부르는 남자 '유성'의 도움을 받아 무시하던 직원에게 시원한 한 방을 날리게 된다. 유성은 예슬의 얼굴이 다양한 모습을 표현할 수 있다며 메이크업 대회에 함께 나갈 것을 제안한다. 이들은 다양한 메이크업 미션을 헤쳐나가며 여러 일을 겪는다.

현재 네이버 웹툰에서 성황리에 연재 중인 '화장 지워주는 남자'의 내용이다. 연재 초반, 이 웹툰은 여성에게 화장을 부추기며 꾸밈을 강조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웹툰이 연재되면서 독자는 오히려 작가가 이를 부정하고 싶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작가는 웹툰을 통해 끊임없이 '여성은 왜 아름다워야만 하는가?' '여성은 왜 화장을 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웹툰에는 예슬, 유성이라는 인물 외에 '희원'이 등장한다. 그녀는 누구나 돌아볼 만한 외모와 몸매를 가지고 있다. 연예인급 인기를 가진 일반인으로, 예슬과 유성이 나가는 메이크업 대회에 나가게 된다. 희원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메이크업을 해나간다. 이후 바라던 대로 많은 투표를 받지만, 자신 내면에서의 모순을 발견하게 된다. 그녀는 화장을 통해 '하나의 아름다움'으로 모이도록 강요받는 여성의 고통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극 중에서 희원은 자신에게 약물 테러를 하려 한 남성에게 이런 말을 한다. "나는 권력이 없어. 그러니까 나보다 하등 잘난 것 없는 너도 나한테 그런 짓을 하려고 한 거잖아." 그리고 연달아 전지적 작가 시점의 독백이 나온다. '희원은 알고 있다. 권력이 없다고 했지만 아름다움에는 권력이 따라 붙는다는 것을. 물론 그 권력은 진정한 것이 아니고, 결국 권력을 누가 부여하는지도 알고 있다. 왜 그녀는 그 권력이 진짜 자신의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아름다움을 놓지 못하게 된 걸까.' 이것이 바로 아름답다고 숭배받는 희원의 모순인 것이다.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시선은 남성적 시선이다. 희원은 이를 알고 있다. 아름답기 때문에 자신이 가지게 되는 권력은 결국 남성이 부여한 권력이며, 진짜 자신의 힘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사회가 이러한 모순적 구조 속에 여성을 가두고 있기 때문에 희원은 이 모순 속에 갇히게 된 것이다.

유성과 메이크업 대회에 진출하며 '공주'가 되고 싶다고 했던 예슬은 그런 생각을 점점 바꾸어 간다. 극 중에는 예슬과 유성을 제외하고도 사회가 부여하는 '아름다움'을 거부하는 인물들이 나온다. 희원은 이들을 보며 점점 자신의 모순을 직시하고 이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재 '화장 지워주는 남자'는 평점 9.91(10점 만점)로 많은 독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57화(미리보기 회차 제외)까지 연재된 이 작품이 어떻게 마무리 될지, 작중 인물들이 어떻게 변화할지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웹툰 한 작품이 세상을 바꾸기는 어렵다. 다만, 아무것도 없던 땅에 씨앗을 뿌리는 것처럼 독자들에게 새로운 사고를 열어주는 것을 시작으로 조금씩 바뀌는 세상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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