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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성의 쇠 감옥에 산다?" 맥도날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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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성의 쇠 감옥에 산다?" 맥도날드화
  • 양유준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5.30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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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리처의 저서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
조지 리처의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조지 리처, 풀빛, 2017.)
조지 리처의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조지 리처, 풀빛, 2017.)

[소비라이프 / 양유준 소비자기자] 커다란 M자의 황금색 로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현대인에게 너무도 익숙한 브랜드 바로 맥도날드다. 패스트푸드점의 대표격이며 미국에서 창업한 뒤 전 세계로 뻗어 나간 맥도날드는 거대한 시장을 형성했다. 빠른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맥도날드가 제공하는 햄버거는 간편하면서도 편리했고, 이는 성공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였다.

편리함의 산물이자, 빠름의 상징인 맥도날드는 언뜻 보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볼 수가 있다. 하지만 맥도날드가 불러온 파장은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을 수 있다. 조지 리처는 저서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라는 책을 통해 맥도날드화 현상을 비판했다.

막스 베버의 사상의 연장선상에서 그는 맥도날드화 즉, 세계의 합리화 과정을 비난했다. 맥도날드로 대표되는 현대의 합리화 과정은 효율성, 계산 가능성, 예측 가능성을 극대화시키며 생산량의 크나큰 발전을 이룩하는 것을 도왔지만, 이면에 숨겨진 인간소외, 비인간화 현상이 결국 인간을 합리성의 쇠 감옥에 가둘 수 있다고 리처는 보았다.

햄버거를 찍어내는 공정과 비슷한 자동차 생산벨트는 산업시대 이후로 노동자들을 기계화 시킨다는 점에서 꾸준히 비판을 받아왔다. 인간에게 필요한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생산라인과 같은 무인기술들은 오히려 인간을 부속품화 하며 인간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실정이다.

맥도날드화는 이러한 합리화현상이 스포츠, 가정, 요리, 은행업, 작업환경, 교육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잠식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가 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기업의 숫자 대상으로 전락하며 비인간화 될 수 있다.

병원이 사람을 돈으로 보기 시작하며 의료의 질이 재산에 의존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교육 또한 비대면적인 인터넷 강의를 양산하며 인간 간 소통의 창이 깨지고 있다. 나아가 지나친 효율성은 오히려 소비자를 스스로 일하도록 만드는 비효율을 만들어 냈다. ATM기를 다루며 스스로 은행원의 일을 하고, 음식점에 가 스스로 음식을 담는 종업원의 역할 등을 하는 것이 그 예라고 할 수가 있다.

맥도날드화는 산업혁명 이후 세계의 발전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는 했으나, 이처럼 사람을 대상화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분명히 존재한다. 서서히 합리성의 시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포스트모더니즘 사조가 도래하는 현대 시기 소비자들은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생각을 명확히 지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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