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블랙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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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블랙리스트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 승인 2019.05.0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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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꽤 오랫동안 ‘블랙리스트’라는 단어가 매스컴에 오르내렸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지원 배제 명단의 존재가 발단이 되었습니다. 정권 차원의 핵심 이슈가 되어서 진상 조사 및 처벌을 둘러싸고 지금도 여전히 손위의 뜨거운 감자로 남아있습니다.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브랜딩 컨설턴트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브랜딩 컨설턴트

제임스 돌턴 트럼보. 그는 <로마의 휴일> 등을 쓴 당대의 유명 시나리오 작가입니다. 그를 중심으로 한 일부 영화 종사자들이 정치 스캔들에 휘말리게 됩니다. 한 순간에 부와 명예 모든 것을 잃게 된 그는 11개의 가짜 이름으로 글을 쓰면서 생계를 유지하며 반전을 모색합니다.

이른바 1940년대 미국의 할리우드 블랙리스트 사건인 그의 스토리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최근에 교육방송에서 세계의 명화에 소개된 바 있습니다. 작금의 우리 상황과 비교되기에 씁쓸하면서도 흥미로운 묘한 감정을 경험케 하기도 했습니다. 

1640년 영국 청교도 혁명을 주도한 올리버 크롬웰은 찰스 1세를 사형대에 세웠습니다. 그런데 천년만년 영원할 듯 했던 공화정은 크롬웰이 사망하자 무너졌고, 찰스 2세가 아버지를 이어 왕위에 올랐습니다. 찰스 2세는 복수를 했습니다. 아버지 찰스 1세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재판관 등 58명의 명단을 작성하고 이 가운데에서 13명을 처형하고 25명을 종신형에 처했습니다. 이들의 명단은 죽음을 뜻하는 검정색 커버를 씌웠다고 해서 ‘블랙리스트(blacklist)’로 불렸습니다. 

이렇게 보면 블랙리스트의 어원은 ‘죽일 자, 살릴 자’를 적어 놓은 살생부(殺生簿)와 다름 아닌 것입니다. 지금은 순화되어 ‘경계를 요하는 위험한 인물들을 적어 놓은 목록’을 뜻하나 본질은 그대로입니다. 시쳇말로 ‘주홍글씨’의 낙인이 찍히는 것으로 고난을 암시하는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정적들을 제거하거나 복수하기 위해서 사용되었던 블랙리스는 오늘날에도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됩니다. 경력직 이동 시장인 헤드헌팅 업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헤드헌터의 수첩에 블랙리스트로 적혀있는 사람은 차라리 이직을 포기하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업계에서의 블랙리스트는 곧 나쁜 평판의 대명사와 같은 의미로 통하기 때문입니다. 신뢰의 상징이 아니라 불신의 아이콘입니다. 이런 사람을 추천한다는 것은 기름을 가지고 불 속에 뛰어드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얼마 전에 한 후보자를 어렵게 추천해서 최종 합격시켰습니다. 그런데 그는 입사 이틀 만에 퇴사를 했습니다. 이틀이라는 날짜도 문제였지만 퇴사 방법도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팀장에게 문자 하나만 달랑 남기고 사라진 것입니다. 속사정이야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러한 경우는 상식적으로 이해를 구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아마도 그는 또 다른 곳에 이중 합격을 하고서 머리를 굴리다가 혜택이 더 좋은 곳을 선택한 경우일 것입니다. 극단적 이기주의로 분류되는 후안무치(厚顔無恥)형 블랙리스트입니다. 

여성 후보자 S의 경우는 직업 차원의 스트레스를 넘어서 인간의 본성에 대하여 깊은 고민을 하게끔 해준 경우였습니다. S의 첫인상은 10점 만점에 10점이었습니다. 좋은 대학을 나오고 해외에서 4년간 직장도 했습니다. 국내에 들어와서는 국가기관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고객회사에서 찾는 인재상과 부합하기에 적극 추천했습니다.

합격을 의심하지 않았는데 고객회사로부터 들려온 메시지는 의외의 것이었습니다. “아리송해요, 꼼꼼히 체크해보세요” 평판을 확인한 결과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마치 전과범처럼 나쁘다는 것은 모두 지니고 있었습니다. 허위 경력에서부터 공문서 위조, 공금횡령 등 금전문제까지. 좋은 인상에 밝은 성격을 지닌 그녀의 겉모습과는 다른 속 모습에 장탄식을 울려야 할 뿐이었습니다. 양심불량형 블랙리스트입니다. 

렌탈업에서 경력을 쌓아온 D도 잊을 수 없는 블랙리스트입니다. 그는 현 회사에서 더 이상 본인의 역량을 키울 수 없다며 간절하게 이직 협조를 의뢰해왔습니다. 때마침 렌탈 신규 사업을 준비하던 한 고객회사에 자리가 생겨서 그와 연결해주었습니다. 서로의 필요가 잘 맞아 떨어져서 그런지 인터뷰 등 진행업무가 빛의 속도로 추진되었고 최종 연봉 산정만 남은 상태였습니다. 연봉 조정도 일반적으로는 써치펌에서 중개 역할을 하는데 고객회사가 후보자 당사자와 직접 조정을 할 테니 마음 놓고 있으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사임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후보자가 연봉을 너무 높게 고집한다는 이야기가 반복해서 전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연봉 조정은 실패로 끝났고 그 후보자는 당연히 이직을 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그 후보자는 회사가 자신을 높게 평가하는 것 같아서 한 번 질러보았다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연봉은 문제가 안되고 능력 발휘할 수 있는 곳이 중요하다고 말했던 그였습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다른 소리를 하는 사람을 누가 신뢰하겠습니까? 개념 상실형 블랙리스트입니다. 

이 외에도 블랙리스트의 유형은 다양합니다. 너무 잦은 이직 횟수의 먹튀 방랑자형, 세상이 변한 줄도 모르고 여전히 성추행 등 비도덕적 행동을 하는 도덕 불감증형. 이직이나 전직을 해야 하는 이유도 모르고 몸값 올리기에만 급급한 단순 무식형 등등. 이직을 하고 싶어서 헤드헌팅 회사에 이력서를 제출해 놓고 있는데 아직도 연락이 없다면 당신도 혹시 블랙리스트에 포함되어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곰곰이 되새겨보기 바랍니다.    

블랙리스트에 오르지 않기 위한 특별한 방법은 없습니다. 지극히 자기 자신의 양심 문제이기 때문이지요. 정답은 마음속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훈수를 요한다면 꼰대의 충고를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정도(正道)를 가는 것입니다. 바른 길이 곧 정상의 길입니다. 즉 믿고 맡길 수 있는 신뢰의 사람으로 거듭나는 노력을 하는 것뿐입니다. 정도에서 벗어나면 언젠가는 들통이 나게 되어있습니다. 오늘날의 디지털 세상에서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인재란 정도를 가면서 정정당당한 승부를 벌이는 사람입니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습니다. 블랙리스트를 경계하면 그 반대편에 있는 화이트리스트, 즉 믿고 추천하고 싶은 사람들의 목록에 등록되어 있는 당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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