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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맛집> 라일락 향기에 취하는 흥남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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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맛집> 라일락 향기에 취하는 흥남부두
  • 조성호기자
  • 승인 2013.04.25 17:4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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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라익락 꽃 잎과 향기에 취해 맛보는 노천 목삼겹살집
▲ 광화문 맛집 '흥남부두'

 

광화문 종합청사 뒤, 옛날 대성학원 뒷 길 '광화문 시대' 뒤에는 막다른 골목길이 있다. 재개발로 도로가 끊어진 막다른 길이 되었다. 여기에 바로 광화문의 명소, 흥남부두라는 촌스러운 이름의 고깃집이 있다. 퇴근시간이면 근처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어 봄 가을에는 노천에 자리잡기가 쉽지 않다. 특히, 가게 앞에 있는 라일락이 꽃 피는 4월말 5월초에는 문전성시를 이룬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노천에 앉아 고기 굽는 연기가 광화문을 가득 메울 정도로 장관이다. 라일락 향기에 취해 목살 한 점과 함께 마시는 소주 한잔이면 직장에서 하루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는 딱이다.

이 집은  삼겹살, 목살, 돼지 껍데기를 주로 파는데 주머니가 가벼운 셀러리맨들이 즐겨 찾는 광화문 맛 집이다. 얼리지 않은 두툼한 목살에 굵은 소금만을 뿌려 주인장인 전씨 아줌마가 알맞게 익혀 썰어주는 목살 맛은 출출한 직장인에게는 퇴근 후 직장상사 씹는 맛에 더하여 살 맛 나는 안주가 된다. 여기에 소주한잔 걸치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목살 1인분씩 다 먹어가면 돼지 껍데기 1~2인분을 추가하면 다른 안주는 안 시켜도 충분하다. 1인분에 6천원으로 가격 부담도 없다. 젤라틴이 풍부한 돼지 껍데기를 콩고물에 살짝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인데, 여기저기서 퍽! 퍽! 하며 돼지 껍데기가 날라 다닌다. 돼지 껍데기가 자기 앞에 있는 접시에 떨어지면 그날은 운수대통(!) 이라는 속설이 있어 그 재미에 돼지 껍데기를 즐겨 먹기도 한다. 돼지 껍데기가 피부에 좋다는 소문에 여성 주당들도 단골이 많다.

도심 빌딩 속 광화문에 이런 장소가 있었다니 감탄할 만한 숨겨둔 명소다. 라일락 피는 4~5월 출출한 퇴근시간에 들러 소주 한잔에 취하는 지, 라일락 향기에 취하는 건 지 모를 만큼 분위기 좋은 곳, 바로 광화문의 흥남부두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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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 2013-05-06 15:12:06
광화문도 옛정취를 많이 잃어 가는것 같네요
그래도 이런 낭만이 있는곳이 있다니 반갑군요

개코 2013-05-06 15:11:07
라일락향에 술한잔
정말 낭만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