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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비이성적, 비합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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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비이성적, 비합리적이다??
  • 양유준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4.1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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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밍 효과를 사용한 행동경제학 마케팅

[소비라이프 / 양유준 소비자기자] ‘인간은 합리적이다.’ 경제학의 기본적인 대전제 중 하나인 인간의 합리성은 당연시되어 인간에 뇌리 속에 스며들었다. 하지만 20세기 말 합리적인 인간이란 주류경제학의 핵심 주장에 반기를 제기하는 이론이 나타났다. 바로 ‘행동경제학’이다.

행동경제학은 심리학과 경제학의 이론을 두루 이용하는 학문이다. 주류경제학과 대조적으로 인간의 비합리성을 주장하는 행동경제학은 수많은 실험과 연구를 통해 이를 증명한다. 나아가, 비이성적인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여 이를 경제생활 속에 적용한다. 이러한 논지를 들고 있는 행동경제학은 기득권층인 주류경제학파에 거센 비판을 받으며 그 가능성을 부정당했지만, 뛰어난 연구를 통해 대니얼 카너만, 탈러 교수와 같은 행동경제학자들이 노벨 경제학상을 받으며 입지가 상당히 발달해왔다.

행동경제학은 우리 생활과 상당히 맞닿아 있다. 행동경제학에서 주류 이론으로 등장하는 것은 휴리스틱 이론이다. 휴리스틱은 인간의 직관적인 판단을 의미한다. 때로는 합리적인 판단 대신, 직관과 주먹구구식 판단에 의존하는 인간의 모습을 짚고 있는 휴리스틱 이론은 인간의 비합리성을 가시적으로 보여준다.

휴리스틱에 의존하는 인간의 특성은 마케터들의 관심을 사기에 충분했고, 행동경제학은 마케팅 시장에 성공적으로 확산되었다. 다양한 행동경제학의 특성 중 본 기사에서는 '프레이밍 효과'를 마케팅 사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프레이밍 효과는 질문이나 문제의 제시방법에 따라 사람들의 판단이나 선택이 달라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물이 반만 담긴 컵을 보고, “물이 반이나 남았네!”라고 말한다면 사람들은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것이다.

반면에 “물이 반밖에 없네.”라고 말한다면 사람들은 이를 부정적으로 인식할 것이다. 이러한 구조화의 차이를 이용한 프레이밍 효과는 특히, 보험에 많이 사용된다. 사망보험 업계에서는 생존율 10%라는 수치를 제시하기 보다는 사망률 90%이라는 수치를 제시하며 사람들의 두려움을 자극하는 마케팅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Avis 렌트카의 광고

Avis 렌터카는 프레이밍 효과를 마케팅에 녹아낸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들은 자신들에 광고에 ‘We’re the No.2, So we try harder’(우리는 2등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열심히 하는 것뿐입니다.) 라는 슬로건을 실었다. 이는 실로 놀라운 효과가 있었다.

실제 렌터카 업계에서 2등을 하기도 힘들었던 이 회사는 이 광고를 통해 No.2의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광고 이후 급격한 성장을 보이며 1등 자리를 위협하는 2등 기업으로서 확연한 성장을 이루었다.

또한, 이 슬로건은 No.2에 대한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해줬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었다. No.1에게 밀린 패배자 이미지가 아닌 1등이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하는 2등의 이미지를 가지게 되면서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었다.

프레이밍 효과는 직관에 의존하는 소비자들의 생각을 이용하여 기업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구조화 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브랜드 포지셔닝의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프레이밍 효과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소비자라면 알아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머릿속에 긍정적으로 자리 잡은 기업의 이미지가 있다면 어떤 식으로 프레이밍이 되었는가에 대해 반문을 던져본다면 현명한 소비자로 나아가는 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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