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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호] ‘필환경’ 실천하는 카페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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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호] ‘필환경’ 실천하는 카페 눈길
  • 서선미 기자
  • 승인 2019.04.05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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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 권하는 매장 늘고 있어
 

[소비라이프 / 서선미 기자] 친(親)환경 너머 필(必)환경의 시대다. 지난해 중국 발 쓰레기 대란을 겪었던 데 이어, 인간과 함께 ‘지구’라는 곳에 삶의 터전을 잡은 대가로 힘없이 죽어나가는 바다의 거대 동물들의 모습을 보면서 필환경의 요구는 어느새 실존의 문제가 됐다. 이에 ‘제로 웨이스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가 또 하나의 소비 트렌드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쓰레기 고민 ‘Zero’로 끝!

기존의 ‘미니멀 라이프’가 불필요한 물건이나 일 등을 줄이면서 개인적 영역의 군더더기를 없애가는 삶의 방식이었다면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는 차고 넘치는 일상생활에서의 쓰레기에 대한 고민을 ‘줄이는 것’에서 “쓰지 말자”까지 확대, 형성된 삶의 양식이다.

‘제로 웨이스트’에 관심을 갖고 동참하는 사람들은 환경에 대한 생각을 양심에 따른 선택이 아닌 실존을 위한 당위로 여긴다. 이들은 당장에 할 수 있는 행동들을 실천으로 옮기기에 적극적이며, 조용하지만 힘 있게 생활의 변화를 이끌어 가고 있는 중이다.

제로 웨이스트 국제연합(zwia.org)이 정한 바에 따르면 제로 웨이스트란 포장 및 자재를 포함한 모든 생산품을 책임감 있게 생산·소비함과 동시에 재사용·회수함으로써 환경과 인류에 해가 되는 쓰레기의 소각 및 매립을 없애고 모든 천연자원을 가능한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따라서 이는 단순히 재활용이나 줄이기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며 생산 단계에서부터 쓰레기로 버려질 것의 사용을 근본적으로 막는 생산 및 소비의 사이클을 추구한다.

‘실천’ 권하는 매장 늘어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플라스틱과 일회용품 줄이기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그들은 또한 여러 방법의 움직임과 실천을 함께하고 해결책을 공유하면서 영향력을 확장해가고 있다.

친환경 패션 브랜드 ‘공공공간’은 사회문제에 공감하고, 솔루션을 공유하며, 지역 사회와 공생하는 지속가능한 ‘소셜 디자인’을 실천한다. 이들에게 소셜 디자인이란 사회 문제의 본질을 파악한 뒤 구조적 변화를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며, 문제 해결 과정에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해 사회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 넣는 활동이다. 또한 사회 문제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 사회를 변화시켜나가는 긍정적인 디자인인 동시에 자신과 이웃을 변화시킴으로써 자연과 공생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사회적 도구가 된다.

서울 성동구에 자리한 그로서란트 형태인 ‘더피커’는 국내 최초로 포장지를 없앤 가게다.

더피커는 지난 2016년 “일상에서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삶을 실천할 수 있도록 제로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을 공유한다”는 슬로건 아래 문을 열었다. 쓰레기 발생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포장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함은 물론 레스토랑에서도 스테인리스 빨대를 사용한다. 더피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집에서 가져온 용기나 장바구니에 필요한 만큼의 양을 담은 후 구매하고 있으나 어쩔 수 없는 경우 대나무와 옥수수를 소재로 한 생분해성 플라스틱 용기를 이용한다.

지구를 생각하는 친환경 숍 ‘지구’

친환경 카페이면서 제로 웨이스트 숍인 ‘지구’도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를 추구한다. 또한 1인 가구를 위한 그로서리로서 견과·곡물 등을 1g 단위로, 야채·과일을 1개씩 팔고 있다. 플라스틱이 없는 문구류나 환경에 무해한 고체형 세제, 천 주머니·그물망 등의 제로 웨이스트 물품도 다양하다.

지구가 커피나 차, 간단한 샐러드 요리 등을 제공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제로 웨이스트를 접하게 하기 위함이다. 개인컵을 지참하면 1,500원을 할인해주고, 매장에서는 텀블러나 머그컵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컵 없이 테이크아웃 할 경우에는 옥수수 전분컵을 이용한다. 옥수수 전분컵의 경우 재활용은 어려워도 코팅 처리를 하지 않아 분해 기간이 다소 짧기 때문이다.

제로 웨이스트는 ‘생존 법칙’

제로 웨이스트의 움직임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쓰레기와 그로 인한 생태계 파괴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북태평양 하와이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이에 생긴 ‘쓰레기 섬’은 우리나라 면적의 약 7배 수준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의성, 의정부, 인천, 화성 등 곳곳에 ‘쓰레기 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든 쓰레기 산은 비슷한 과정을 통해 생겨난다. 쓰레기처리업체는 일반 사업장, 건설 현장 등에서 받아온 후 이를 재활용하거나 매립지·소각장 등으로 옮긴다. 그러나 시설 부족과 비용 문제 등으로 폐기물이 업체 부지에 쌓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처리는 더욱 늦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처리 업체가 책임을 회피하면서 그대로 산이 되는 것이다.

제로 웨이스트는 이미 피할 수 없는 생존 법칙이다. 곳곳의 작은 움직임들이 사회 전반으로 번져갈 수 있도록 이제는 국가가 함께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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