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라이프 / 김대원 소비자기자] 평일 아침마다 반복되는 대중교통 내부의 혼잡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혼잡함 때문에 승객들의 안전이 매 순간 위협받고 있다. 특히나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안전 위험도는 더욱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직장인들의 통근시간은 보통 오전 8시30분에서 9시 사이이다. 때문에 자가용을 보유하고 있지 않거나, 자가용 유류비로 지출되는 금액이 부담되는 직장인의 경우 상당수가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직장인들의 일반적인 통근 시간대는 중, 고등학교 학생들의 등교 시간대에 해당한다. 거기다 대학교의 경우에도 1교시 수업이 통상적으로 오전 9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통학하는 학생들의 상당수도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통학을 하는 편이다. 때문에 평일 아침 대중교통 내부는 말 그대로 ‘혼잡함’ 그 자체이다.
각자의 사람들이 정해진 시간에 맞춰서 등교 또는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에 대중교통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상 꿈에 가깝다. 이렇게 대중교통 내부가 혼잡하다보니 이용객들의 안전은 상시로 위협받고 있다. 특히나 아침에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안전 위험도는 거의 최고 수준에 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자가 거주하는 제주지역의 경우 아침 시간대 버스 내부는 과거 6,70년대 '콩나물 버스'를 연상케 할 만큼 사람들이 빽빽하게 밀집되어있는 형국이어서 이용하는데 불편할 뿐만 아니라, 버스가 급제동이라도 했을 시 사람들이 크게 다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작년 3월 아침 통근 시간대에 사람들을 가득 싣고 가던 버스가 중간에 급제동을 하는 바람에 서서 가던 승객들이 버스 앞 유리 쪽으로 쏠리면서 버스 유리에 금이 가고 승객들 중 일부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사고 발생 후 시내버스 기사들은 승객을 이전보다 적게 받아 안전 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운영한다. 그러나 거기서부터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아침에 특정 정류소에서 사람이 몰려들어 버스 내부가 차게 될 경우, 다음 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버스를 탈 수가 없는 것이다.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내놓은 버스 기사들의 대책이 아침에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에게는 ‘버스를 탈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복불복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자 버스 회사에서는 아침에 운행하는 시내버스를 추가로 공급하고 버스 노선을 다양화 하는 정책을 시행했지만, 버스 이용객들한테 있어서 버스를 탈 수 있는지에 대한 복불복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며칠 전에도 기자가 승차했던 버스 정류장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버스가 꽉 차게 되자, 다음 정류소에 도착한 버스가 해당 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한테 문을 열어주지 않고 지나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승객들의 안전을 위한 버스 기사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문제가 지속되자 제주도내에서는 버스 이외에도 트램과 같은 다른 대중교통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인구가 전국적으로 가장 적은 행정구역인 만큼, 다른 대중교통 수단을 도입하는 것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버스 이외에 다른 대중교통 수단을 도입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버스를 이용하는 직장인이나 학생들은 아침마다 버스를 탈 수 있을지 없을지 마음을 졸이면서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안전한 통근과 정시간 통근이 모두 가능하도록 바람직한 해결 방안이 무엇인지 제주 사회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는 점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이는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의 대중교통에 해당된다. 하루 빨리 출퇴근 시간대의 대중교통 이용방안이 마련되어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