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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호] 3.1운동 100주년에 되돌아보는 조선물산장려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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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호] 3.1운동 100주년에 되돌아보는 조선물산장려운동
  • 고혜란 기자
  • 승인 2019.03.13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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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것을 애용합시다!”
▲ "우리가 만든 것 우리가 쓰자" 1920년대 초 경성방직주식회사의 국산품 애용 선전 광고 / 사진 출처 : 위키백과

[소비라이프 / 고혜란 기자] 1919년 일어난 3.1 운동은 2019년 올해 100주년을 맞았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는 물론 각 지자체나 단체 별로 관련 행사를 많이 준비하고 있다. <소비라이프Q>는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당시 거국적으로 일어났던 조선물산장려운동에 대해 짚어본다.

‘힘’ 배양하기 위한 소비 운동
3.1 운동 이후 한민족에 대한 일제의 탄압은 점점 더 심해졌다. 게다가 일본은 1923∼1924년 사회주의 사상이 도입되면서 민족 정신 자체를 말살하려는 시도를 본격화했다.

한편 3.1 운동을 기점으로 개화한 근대 지식인층과 대지주들이 사회의 중심인물로 떠올랐다. 그리고 ‘물자 아껴 쓰기’, ‘산업 경제의 육성’이라는 기치 아래 이들을 중심으로 민족정신을 일깨우기 위한 움직임이 전개된다. 이들은 모두 ‘우리 힘의 배양’을 외쳤는데, 3.1 운동에 참가했던 민족 지도자들 역시 이에 “민족운동의 부흥을 위해서는 우리 힘의 배양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를 더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조선물산장려운동’이 일어난다.

이 운동은 사실 평양에서 조만식을 중심으로 한 민족 지도자들과 자작회(自作會)가 주축이 된 발기인대회로 촉발됐다고 한다. 평양에서 시작된 토산품 애용운동은 일제의 탄압에 시달리며 경제적 착취를 당해오던 시민들을 일깨우는 계기로 작용해 소비조합을 비롯한 민족기업 등의 설립을 일궈냈는데, 이 움직임이 인천을 거쳐 ‘조선물산장려회’라는 이름으로 서울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서울에서 조직된 국산품애용부인회와 경남 의령에서 시작한 국산품장려 및 금연실천운동, 그 후 전국적으로 확산된 금주단연운동과 국산품 애용운동에는 공창의 포주들까지도 동참·협력한 거국적인 운동이었다.

그러나 이를 필사적으로 막고자 했던 일본은 경제적 압박으로 ‘민족의 분열’을 유도하는 한편 더욱 가혹한 탄압 정책으로 대응했다. 결국 “경제적 자립이 국력이다”는 믿음 아래 확산됐던 ‘조선물산장려운동’은 안타깝게도 유야무야되고 만다.

‘독립’에 마중물 역할
‘내 살림 내 것으로!’라는 구호 아래에서 시작된 조선물산장려운동은 ‘국산품 사용하기’, ‘소비 줄이기’, ‘금주하기’, ‘금연하기’ 등으로 전개됐다. 이 운동에 앞장선 지식인들은 민족 기업을 세우고 국산품을 애용해 경제 자립의 토대를 닦고자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전국적으로 확대됐지만 더 이상은 발전하지 못한다. 일제의 감시와 탄압 탓에 사람들의 열기는 점차 줄어들었고, 일부 생활용품의 가격이 오르는 역효과도 나타나 결국 빈곤에 시달리는 군중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얻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립 의지가 국권 회복의 마중물로 작용, 끝내 ‘독립’을 이룬 명백한 사실만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무분별한 해외 소비 줄여야
오늘날에는 경제 활동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새로운 형태의 거래가 생겨나고 이용 빈도 역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일부 소비자들은 해외 시장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상품을 자신의 기호나 취향에 맞게, 그러면서도 더 경제적으로 구매하기도 한다. 일반 사람들에게 ‘해외 직구’, ‘수입맥주’라는 말은 이미 친근한 말이며, 일부 제품은 국산보다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습관적으로 외국산 제품을 구매하는 태도와, “수입품이 질적인 면에서 더 뛰어나다”는 무분별한 인식은 버려야 할 것 같다. 국제시장의 경계가 없어진 요즘, 100년 전 ‘우리 것’에 품었던 선인들의 숭고함에 숙연해지는 3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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