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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사교육비, 대학생도 마찬가지…'인강 공유'·'둠강'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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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사교육비, 대학생도 마찬가지…'인강 공유'·'둠강' 성행
  • 이성대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3.04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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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료, 수 십 만원에서 수 백 만원까지 천차만별
▲ 대학생들이 많이 찾는 인터넷 강의 중 하나.

[소비라이프 / 이성대 소비자기자] 한참 유행했던 JTBC 드라마 ‘SKY캐슬’에서 주인공들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엄청난 사교육을 받는다. 그렇게 해서 대학만 가면 마치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대학에 입학한 후에도 많은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는다. 실업률이 높아지고 고용이 불안정해지면서 대학생들이 고시, 공시(공무원시험), 전문직 시험 등을 응시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으로 이런 시험을 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학생들이 많이 찾는 것이 바로 ‘인강(인터넷 강의)’이다. 문제는 이러한 인강이 결코 저렴하지 않다는 것이다. 대학생들이 찾는 대부분의 인강은 고등학교 수능 인강과는 가격 차이가 심하며, 강의를 제공하는 학원이 얼마 없다 보니 사실상 독과점 시장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7급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는 인하대학교 이 모 씨(26)는 강의가 너무 비싸 아르바이트를 해서 강의료를 벌고 있다고 한다. 이 군은 “2~3년 전에 100만원 대였던 7급 공무원 강의가 지금 200만원대”라며 “100만원대면 부모님이 주신 돈과 제가 모은 돈으로 살 수 있을 거 같은데, 200만원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강이 비싸다보니, 최근 수험생들은 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과 돈을 모아 강의를 사서 공유를 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파악한 학원들이 공유를 하지 못하게 인강에 시간 제약을 걸어 놓고 있다. 예를 들어 1시간짜리 강의는 1시간 30분 안에 들어야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여러 명이 강의를 듣지 못해 결국 개별적으로 신청해야 한다.

회계사를 준비중인 성균관대학교 조 모 씨(26) 인강 공유가 힘들게 되어 요즘에는 ‘둠강(어둠의 강의)’을 듣는 친구들이 많다고 한다. 조 씨는 “공유가 힘들어지면서 강의를 몰래 촬영해서 파는 둠강이 성행하고 있다”면서 “불법이지만 많은 친구들이 찾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사교육 시장은 중고등학교와 달리 소수 또는 하나의 학원에서 독과점하고 있는 형태이다 보니, 강의료가 수 십 만원에서 수 백 만원까지 이른다. 물론 강의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소수이고 수험내용이 어려워서인 점도 있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대학생들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가격임에 틀림없다. 계속되는 취업난 속 또 다시 사교육 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대학생들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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