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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들의 은밀한 연대 ‘성전카페’,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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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들의 은밀한 연대 ‘성전카페’, 이대로 괜찮은가
  • 이소미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2.18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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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자 전문지식 공유 카페의 실태
▲ 성범죄자 전문지식 공유 카페 '성전카페'

[소비라이프 / 이소미 소비자기자] 2018년 우리 사회는 ‘미투’의 목소리로 가득했다. 대법원에서는 최초로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1심에서의 무죄를 징역으로 바꿔놓는 이례적인 판례도 등장했다. 미투 운동의 여파로 우리 사회에서 분명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음을 확인했던 한 해였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사회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를 역행하는 사이트가 존재한다. 자신들이 저지른 성범죄를 전시하고 인증하는 커뮤니티가 등장한 것이다. 그것은 바로 '성범죄자 전문지식 공유 카페', 즉 '성전카페'이다. 이곳은 성범죄 피해자들이 아닌 가해자들이 모여 자신들이 저지를 범죄에 대한 처벌을 줄일 방법들을 공유하고 서로 조언해주는 커뮤니티이다.

이 카페에 가입한 성범죄 가해자들은 양형자료 공유, 감형 방법, 반성문 샘플, 변호사 추천 등의 내용을 서로 공유하고 최종 결과가 나오면 판결문을 찍어서 올린다. 그리고 카페 스태프로 위장한 변호사들이 가해자들에게 변호사, 심리 상담 등을 소개해준다.

카페 회원들은 피해자들에 대한 반성보다는 감형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기 바쁘다. 또한, 변호사들은 카페 회원들의 사건을 자신들의 법무법인에서 해결하는 것이 이 카페의 최종 목표이다. 즉, 카페는 변호사들의 '돈줄'에 이용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카페의 존재는 피해자에게 분명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고,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할 가해자들끼리 은밀하게 연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해한 사이트이다. 또한, 카페를 법무법인에서 직접 운영하며, 최종 목적인 변호사 선임을 위한 유인책들을 변호사들이 주축이 되어 생산한다는 점에서 이 카페의 존재는 공론화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카페에 대한 대중들의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과 더불어, 치열했던 미투 운동의 결과가 '성전카페'와 같은 결과가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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