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1:51 (목)
길고양이 돌봄, 아파트 주민 간 찬반논쟁 뜨거워
상태바
길고양이 돌봄, 아파트 주민 간 찬반논쟁 뜨거워
  • 천보영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2.18 0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간과 유기묘의 상생을 실현한 미국 뉴 멕시코 주 '고양이 도서관'
▲ 사진 출처 : Pixabay
 
[소비라이프 / 천보영 소비자기자] 반려동물 천만 시대가 도래했다. 더불어 1인 가구수의 증가로 인해 외로움을 이겨내려 반려묘를 키우는 이들이 증가했다. 하지만 그만큼 버려지는 반려묘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길에서 쉽게 길고양이를 볼 수 있는데, 이들은 영양결핍과 동시에 각종 질병에 노출되어 평균 수명이 불과 3년밖에 되지 않는다. 고양이의 본래 수명이 최대 약 20년인 것을 감안한다면 매우 짧은 기간이다.

이에 안타까움을 느낀 몇몇 사람들은 길고양이 겨울집을 설치하고, 직접 매일 밥과 물을 주는 소위 ‘캣맘’ 역할을 스스로 하고 있다. 그런데 번식력이 뛰어난 고양이의 특성 때문에 늘어난 길고양이 개체수가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적지 않은 피해를 주고 있다.

지난 13일 기자는 서울의 한 아파트 주민 중 누군가가 길고양이 밥그릇과 집, 장난감을 마음대로 치워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해당 아파트를 방문했다. 아파트 관리 경비원 A씨는 “길고양이의 야간 울음소리로 인한 소음, 훼손된 쓰레기봉투, 전염병 확산, 길고양이 용품으로 인한 조경 훼손 문제, 높은 번식력 등의 이유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특히 그는 “밤중에 영역다툼을 하는 고양이 울음소리 때문에 잠을 설치는 주민들로부터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물론 고양이를 사랑하는 주민들도 계시지만, 저희는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일하는 입장이다 보니 길고양이가 주는 불편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반면, 해당 아파트의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챙겨주었던 인근 주민 B씨는 자신이 사용하던 밥그릇과 사료가 가득 든 밥통을 누군가 동의 없이 치워버린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밥통과 밥그릇, 집을 치운 것은 잘못된 것 같습니다. 모두 사비를 들여 준비한 것인데 말이죠.”

하지만 그는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주민들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분들이 잘못된 것은 절대 아니므로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야 한다” “다만 길고양이를 학대하는 등의 피해는 삼가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버려진 길고양이를 돌봐 주려는 사람들과 길고양이가 야기하는 각종 문제로 인해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 간의 마찰은 계속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 31일 미국 뉴 멕시코 주 라스크 루시스 도나야나 군청은 유기묘들을 데려와설립한 ‘고양이 도서관’을 소개했다. ‘고양이 도서관’은 유기묘 보호와 사내 복지를 함께 해결한 성공적 사례로 거론되고 있다. 군청 직원들은 건물 1층에 위치한 고양이 도서관 덕분에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쌓일 일이 없다고 한다. 위 사례와 같이 유기묘와 주민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려해 본다면, 주민들과 유기묘 모두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