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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교보이사회 IPO 재추진...상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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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교보이사회 IPO 재추진...상장할 수 있을까(?)
  • 김소연 기자
  • 승인 2018.11.20 2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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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옵션 걸렸지만, 돈도 없고 경영권 흔들려 추진도 못해...진퇴양난에 빠져 !

[ 소비라이프 / 김소연 기자 ] 교보생명이 미루어 왔던 기업공개(IPO)를 다시 추진한다.‘풋옵션`(투자금 회수를 위한 지분 매수청구) 행사를 예고한 금융투자자(FI)들의 상장 요구에 따르고, 2022년으로 예정된 새 회계기준 도입에 맞춰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서 이다.  

교보생명은 20일 정기이사회를 열어 "자본 확충 방안으로 IPO 추진을 결정했다"고 알려졌다.
▲ 풋옵션과 자본조달 문제로 상장 딜레마에 빠진 교보생명
 
지난달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에게 `IPO 의사가 없는 걸 확인했으니 풋옵션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한 사외이사(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도 이사로 참여했다.
 
2012년 교보생명은 대우인터내셔널과 캠코 보유 지분 처리 과정에서 2015년 9월까지 상장을 조건으로 내걸고 어피니티와 IMM PE 등 FI에 지분 매각했다. 하지만 IPO 결정이 수년 동안 뒤로 늦춰졌고,  최종 결정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지난 9월 이사회에서도 상장 결정을 미뤘었다.  이에 지난달 말 어피니티, IMM 등이 계약 상대방인 신창재 회장에게 풋옵션 행사를 최종 통보한 바 있다.
 
교보의 IPO는 IFRS17 회계기준에 맞추기 위한 자기자본 확충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회계기준이 도입되면 교보생명의 보험금지급여력비율(RBC)이 현재의 282.8%에서 100% 밑으로 떨어져 심각한 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최소 2조원, 최대 5조원의 자금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도 부족하고 경영권을 빼앗길 우려가 있어 상장도 힘들지만, 풋옵션에 걸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태에 빠진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하지만, FI들은 "지난 9월 2년 이상을 기다리며, IPO를 하자고 얘기된 상태에서 교보 측이 이를 뒤집은 것인데, 다시 이사회에서 IPO 추진을 얘기하는 것은 시간 끌기용이다“ 고 말해,  FI들이 풋옵션을 철회하지 않으면 IPO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2012년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AEP)가 당시 교보생명 지분 24%를 보유하고 있던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로부터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신창재 회장은 2015년 상장을 약속했지만 감감 무소식 이었다가 이제야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까 ‘다시 검토’한다고 하는 격이다.
 
풋옵션 행사의 최대 쟁점은 교보생명의 지분가치다. 현재 추산되는 교보생명 지분가치는 5조~7조원으로 신 회장이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1조원 이상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자금조달이 문제이다. 우선 대주주라는 특성상 교보생명 지분을 담보로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교보생명 지분을 사들이는 방법이 있으나 이는 제약이 많아 매우 어렵다. 다른 FI를 확보해 풋옵션을 대신 행사토록 하거나 극단적으로 보유지분을 매각해 풋옵션을 행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1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만큼 FI들과 회사가치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교보생명이 상장을 미룬 이유는 상장 여건이 좋지 못하다는 핑계를 대고 있지만, 결국은 신 회장의 지분율 희석 우려 때문에 주저했던 것이다. 이제는 발등에 불이 떨어져 난감한 상황이다.
 
현재 신 회장(33.78%)을 비롯한 총수일가 지분율이 39.43%며, 한국수출입은행과 우리사주를 포함하면 46.28%다. 이에 반해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이 53.36%로 절반을 넘는다.
 
상장 목적 중 하나가 자본조달인 만큼 신주 발행이 필수다. 신 회장이 보유지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발행신주 절반 이상을 확보해야 경영권이 흔들리지 않으므로 풋옵션보다 부담이 더 크다.
 
상장 과정에서 다른 FI를 확보하는 방안은 신 회장의 지분율 하락이 불가피하고 자사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의결권을 되살릴 여지도 없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필요에 따라 우호세력에 매각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수단으로도 쓰이지만 교보생명은 이 카드마저 갖고 있지 못해 난감한 상황이다.
 
교보증권 매각을 통한 자본확충 방안도 거론되지만 교보생명이 보유한 교보증권 지분은 51.63%, 지분가치는 1600억~1700억원에 불과하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3000억원을 넘기기 어렵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시장에 내 놓아도 팔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생명보험주의 저평가, 신회장 지분율 희석 등을 이유로 교보생명의 상장 의지를 낮게 본다. 교보생명은 지난 8월 상장(IPO) 등 증자방안을 결정하기 위해 크레디트스위스(CS)와 NH투자증권 2곳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시장에서는 교보생명 덩치를 감안했을 때 상장을 위해서는 4~5개 증권사 선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는 만큼 신종자본증권 등 다른 자본확충 방안에 초점을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교보생명은 올 2분기 10억달러(1조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했다가 시장금리 상승 등의 이유로 철회했다.
 
한 보험업계 전문가는 “교보생명이 가장 먼저 상장을 추진했다가 미루는 사이 삼성, 한화는 물론 대부분의 생보사들이 상장을 했으나, 이제는 너무 늦어 타이밍을 놓쳐버렸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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