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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별 이동수업, 과연 적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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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별 이동수업, 과연 적절한가?
  • 천보영 소비자기자
  • 승인 2018.10.31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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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교육청, 수준별 이동수업 폐지 진행 중

[소비라이프 / 천보영 소비자기자] 수준별 이동 수업은 학생의 역량에 따라 반을 구분하여 수준별로 학습하게 하는 방식이다. 학습 능력에 맞게 공부하면 보다 더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하에 실시되고 있다. 더불어 학습 수준이 낮은 학생이 도태되거나 소외되지 않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상급반에 속하기 위해 공부함으로써 학습 동기를 높일 수도 있다.

▲ 출처 : Free Qration

그러나 수준별 이동수업이 야기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학생 간 심리적인 문제가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수준별로 학생의 서열을 매겨 우열을 가리는 방식은 학습 능력이 저조한 학생들로 하여금 열등감을 심화시키는 문제를 초래한다. 그 결과 학생들의 자신감이 점점 하락하고 공부에 흥미를 잃게 될 수도 있다.

더불어, 몇몇 교사의 차별적인 태도 또한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기능으로 작용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능력 수준이 낮은 집단을 가르칠 때 교사들의 태도는 열정적이지 않았으며, 주입식 교육 방식을 진행하는 경향이 높았다.

반면, 능력수준이 높은 집단을 가르칠 때는 학생에게 수준 높은 질문을 던지며 대답을 기다려주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다. 이에 학습 수준이 낮은 학생은 교사의 태도를 통해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고 학습 동기가 저하되었다.

국내의 경우 제주도교육청은 2016년 도내 중학교의 수준별 이동수업을 폐지했다. 이어 올해부터 고등학교 수준별 이동수업도 금지시키고 있다.

한편, 독일수학회장 미카엘 뢰크너는 “수준별 수업을 비판하는 쪽에서는 학급에서 못하는 학생을 잘하는 학생이 도우면 된다지만, 실상은 이러한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뢰크너는 “잘하는 학생은 이미 자신이 알고 있는 것들에 시간을 과하게 쓰고, 못하는 학생은 동료 학생이 아닌 전문적인 교사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수준별 이동수업이 학습능력 증진에 적합한가에 대한 논의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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