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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은 사치의 색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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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은 사치의 색인가요?
  • 강지경 소비자기자
  • 승인 2018.10.0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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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중립 가격 통해 여성소비자들의 만족도 향상 가능

[소비라이프 / 강지경 소비자기자] “핑크색이 사치의 색입니까”라는 한마디는 프랑스 사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여성소비자들의 큰 지지를 받았다. 이는 프랑스 여성부장관이었던 파스칼 부아스타르가 프랑스 사회에 던진 질문이었고, 현재 우리나라 여성 소비자들이 현 사회에 던지고 있는 질문이다.

영유아 여성부터 노년기 여성의 제품까지 핑크색 제품을 많이 찾아볼 수 있고 이는 곧 핑크전략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핑크전략에서 도출된 ‘핑크택스’(동일한 상품에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것)로 인해 가격불평등의 문제가 발생하였다. 

핑크택스 논란은 2015년 말 뉴욕에서 시작되었다. 뉴욕시 소비자보호원은 90개의 브랜드, 800개 제품의 남녀용품 가격 차이를 비교하였고 여성용이 남성용 제품보다 평균적으로 7% 더 비싸다고 밝혔다. 특히 미용용품이 평균 13% 더 비쌌다. 또한 영국에서도 여성용품이 남성용품보다 최대 2배 더 비싸다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 미용실 커트 가격에서 볼 수 있는 핑크택스

우리 사회에서 핑크택스의 대표적인 예로는 ‘남녀 미용실 커트 가격 차이’가 있다. 남녀의 개인의 머리 길이 차이에 중점을 두지 않고 오로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대부분의 미용실에서 남성보다 높은 가격을 지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 반박으로 여성들의 머리가 평균적으로 길고 섬세하므로 디자이너가 조금 더 많이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이는 소비자 개개인의 머리길이나 특성이 아닌 성별에 따른 가격 차이를 발생시키므로 불합리하다고 할 수 있다.

성차별 가격에 대항하여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성에 따른 가격차별금지법을 제정하여 성차별적 가격을 책정한 기업에는 최대 4000달러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또한 영국에서는 많은 성중립 미용실이 운영되고 있다. ‘성중립 가격’에 따라 성별과 무관하게 스타일에 따라 비용을 달리 청구하는 방식으로 핑크택스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항하여 여성들이 매월 첫 번째 일요일을 ‘소비총파업의 날’로 규정하고, 그 날 하루만큼은 문화생활, 외식, 쇼핑 등 모든 면에서 소비와 지출을 중단하고 있다. 다양한 영역에서 중요한 소비층을 구성하는 여성이 정해진 날짜에 함께 소비 행동을 ‘파업’함으로써 여성 소비자의 영향력과 중요성을 드러내기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고 행동하고 있다. 또한 여성 소비자들은 청와대 청원(핑크택스를 아십니까)을 통해 핑크택스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핑크전략’이 아닌 ‘성중립 가격’을 통해 소비자들의 소비를 촉진해야 할 것이다. 이는 작은 실험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캐나다 토론토 다운타운의 한 커피숍에서 모든 커피 가격을 남녀 고객에 따라 다르게 매겼다. 손님들은 황당한 표정을 짓거나 화를 내는 고객이 많았다. 더군다나 남성들도 이에 부정적으로 반응하였다. 

위 실험처럼 핑크택스는 가격불평등에서부터 성차별까지 일으킬 수 있으며, 따라서 우리 사회에서 뿌리 뽑아야 할 문제이다. 특히 여성 1인가구 증가에 따라 핑크전략은 기업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영국의 대형 유통업체 테스코, 미국 온라인 소매업체 박스드(Boxed)는 여성용 제품 가격을 남성용과 동일한 수준으로 인하해 인기를 얻었다. 결국 핑크전략이 아니라 성중립 가격만이 소비자들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방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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