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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감염은 운에 맡긴다? 드러내고 싶지 않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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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감염은 운에 맡긴다? 드러내고 싶지 않은 현실
  • 유채민 소비자기자
  • 승인 2018.08.13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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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사용불가 1회용품 219종 버젓이 사용

[소비라이프 / 유채민 소비자기자] 수술환자의 감염문제가 운에 맡겨지고 있다. 운이 좋아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거나 세척과 멸균 등 재처리가 제대로 된 치료재료로 수술을 받을 수 있으면 다행이라는 식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을 의료진도, 의료기관도, 보건당국도 알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관련 의료진들은 “드러내고 싶지 않은 현실” 이라고 평한다. 실제 병원수술간호사회가 지난해 진행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20~30% 의료기관에서 감염관리가 미흡하거나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 사진자료: dspositphotos

수술방에서는 소독의 의미가 거의 없다는 ‘침전소독’을 89%의 병원에서 여전히 사용하고 있었다. 멸균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되지 않은 ‘급성멸균’을 사용하는 경우도 64%에 이르렀다. 심지어 상습병원에서 급성별균방식이 더 자주 더 많이 쓰이고 있다. 기구가 충분하지 않거나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1회용품으로 규정된 기기 혹은 기구들조차 소독과 멸균조치가 이루어졌다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재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수술실에서 사용하는 치료재료는 약 2500여종이며, 이 가운데 재사용되고 있는 1회용 수술물품으로 재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이 분류한 것만 219종에 달했다.

의료계 등 전문가들은 “정부도 인정한 수술행위에 대한 낮은 보상과 의료행위 중심의 수가설계로 인한 1회용품 등 치료재료의 비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서” 라고 풀이한다. 즉, 의료기관에서 손해를 줄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병원수술간호사회 이사는 “치료재료나 소독, 멸균에 대한 비용이 최근에서야 일부 수가로 반영됐지만 여전히 비용청구를 할 수 없는 비산정 재료가 많다. 복강경 치료재료의 경우 2006년 수가가 책정된 후 12년간 한 번도 재검토 된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측은 “의료관련감염 종합대책에 포함시키고 소독,멸균이나 전담인력을 포함한 감염예방활동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현재 계획을 구체화 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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