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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미끄럼틀이 아닌 시소를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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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미끄럼틀이 아닌 시소를 타자’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 승인 2018.07.25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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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브랜딩 컨설턴트]

B님 ~
우리가 만난 지가 어언 2년이 되었습니다. 매월 한 번씩 빠짐없이 모임을 가졌으니 24번을 만났고 좋은 책 24권을 함께 공유했습니다. 고전에서부터 최신 이슈작, 시, 희곡에 이르기까지. 그 결과 지식은 물론이고 지혜의 높이도 높아진 듯합니다. 저는 친구들에게 너스레를 떨기도 했습니다. 지식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머리 들기가 어렵다고 말입니다. 물론 되돌아 오는 것은 비아냥 세례입니다. 그래도 즐겁습니다. 책을 가까이한 덕분입니다.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브랜딩 컨설턴트
그날 양평 서종면 문호리의 강바람은 시원했고 밤하늘은 눈부셨지요. 리버 마켓이 성황을 이루는 등 하루가 다르게 새록새록 움트는 놀라움을 체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까웠습니다. 우리의 2주년을 자축하기에 앞서 당신의 고민을 들어야 했습니다. 늘 당당한 당신이었기에 당신이 그런 고민을 이야기하리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정말 고민 없이 사는 사람은 없나 봅니다.

당신의 고민은 이러했지요. 능력이 있다는 남자 부하를 스카우트 했다. 그런데 관계가 이상하게 흘러간다. 눈을 마주하지 않는다. 직접 보고도 하지 않는다. 대표이사. 혹은 CEO라는 호칭도 않는다. 일도 알아서 하지 않고 책임회피만 일삼는다. 그런 사람이 아닌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여자 상사라서 무시하나? 고민된다.

B 님 ~
‘걱정만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티벳의 속담에 나오는 말입니다. 부질없는 걱정에 대한 경계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어느 선배는 제가 고민을 토로할 때마다 냉정하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당신은 문제에 맞서지 않는 것 같아". 같은 말을 이제 당신에게 말해보고 싶습니다.

문제에 직접 부딪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고민의 핵심에 도달하지 못하면 더 큰 문제가 나타납니다. 바로 의심과 오해라는 쌍둥이 괴물입니다. 그 남자 부하는 당신의 의견만을 기초해 보면 ‘당장 해고’가 유일한 해결방법입니다. 그러나 그 사람의 의견을 들어 보지 않았으니 이것은 섣부른 판단이지요.

결론적으로 당신의 고민에 대한 저의 솔루션은 ‘소통’입니다. 소통 부족이 당신 고민의 근원입니다. 소통능력은 리더십 구축이나 개인 브랜딩에 있어서 필수요소입니다. 현재 당신을 고민의 늪에 몰아 넣고 있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 이상한(?) 부하는 아마도 당신의 소통능력을 테스트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어느 소통 전문가는 소통을 두 가지의 놀이 기구로 설명하더군요. 미끄럼틀과 시소입니다. 핵심을 말하자면 ‘미끄럼틀을 타지 말고 시소를 타라’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무슨 소리인가요?

잘 아시는 것처럼 미끄럼틀은 어느 정도 경사를 이루어서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게 되어 있습니다. 소통은 이러한 형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상명하달의 일방적인 소통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형태에서는 아래의 의견이 위로 올라가지 못합니다. 빠른 미끄럼 때문에 겉으로는 소통이 잘 되는 것 같아도 속으로는 뒷담화 등 불평투성이의 불통인 것입니다.

바람직한 소통의 형태는 시소((Seesaw) 놀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시소는 몸무게가 비슷한 상대방끼리 서로에게 몸의 추임새를 주고 받아서 즐거움을 공유하는 놀이기구 입니다. 오르락 내리락 하기를 반복하면서 말입니다. 소통의 형태도 이와 같아야 하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와 상대방의 수평적 위치가 선행이 되어야 합니다. 몸무게가 비슷한 사람이 시소를 타야 재미가 있는 것처럼 말이죠.

조직에서도 파트너십을 존중해야 수평적인 관계가 형성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은 조직원들과 수평적 관계 입니까? 혹시 여성 CEO라는 힘이 몸에 잔뜩 배어있는 것은 아닙니까? 정답은 당신이 좋아하는 골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당신이 늘 강조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힘을 빼자". 힘을 빼는 수평적 관계, 곧 소통의 시작입니다. 

B님 ~
추리소설 <붉은 낙엽>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그 작품은 의심과 오해로 인하여 한 가족이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 안타까움을 비극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비극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의심’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는데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메시지는 바로 ‘소통’입니다. 의심은 소통으로 지우는 것입니다.

『의심은 산(酸)이다. 그게 내가 아는 한 가지다. 산은 물건의 매끄럽게 반짝이는 표면을 먹어 치우고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긴다. 영화 <에이리언Alien>의 한 장면에서 에이리언이 부식성이 강한 액체를 토하자, 그 액체는 순식간에 우주 정거장의 한 층을 먹어 치웠고 차례로 다른 층까지 먹어 들어 갔다. 내 생각에 그 액체는 의심과도 같았다. 의심은 아래로 내려갈 수 밖에 없고, 오랜 신뢰와 헌신의 수준을 차례차례 부식(腐蝕)시키며 더 낮은 수준으로 내려간다. 의심은 언제나 바닥을 향한다.』

‘세상을 바꾸는 부드러운 힘’. 어느 여자대학교의 브랜드 슬로건인데 평소에 당신 의 개인브랜드에도 잘 어울리는 슬로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민에 대한 당신의 해법도 당신의 브랜드 이미지와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당신의 부드러운 힘으로 그 남자 부하와 부딪히고 부드럽게 해결하시기 바랍니다. 언제나 당신의 부드러운 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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