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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당신의 마음속에 거미줄 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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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당신의 마음속에 거미줄 치셨어요?”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 승인 2018.06.14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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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브랜딩 컨설턴트]

A~
깜짝 놀랐습니다. 하루하루가 따분하다니요? 앞길이 구만리도 넘게 남아있지 않습니까? 그 나이에 벌써 삶의 권태에 다다랐습니까? 혹시 구스타프 플로베르의 소설 <마담 보바리>에 나오는 엠마, 그녀처럼 당신의 마음 네 구석에 거미줄을 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권태(倦怠)라는 놀라운 병이 젊은 당신을 휘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됩니다.

▲ 사진: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 브랜딩 컨설턴트
권태에 대한 처방은 사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당신은 이 문장에는   해당 되지 않습니다.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당신에게 맞는 말로 다시 수정해야 하겠습니다. 당신의 권태에 대한 처방은 ‘도전’이라고 말입니다.

‘괴짜 경영자’로 유명한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의 말에 귀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나를 흥미롭게 하는 일은 스스로를 거대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룰 수 없는 도전이 확실한데도 그것을 뛰어넘으려는 노력에서 삶의 재미를 찾을 수 있다.”

언론에서는 브랜슨 회장의 이러한 가치와 철학을 ‘즐거운 도전’이라고 집약해서 전하고 있습니다.

A~
저의 이야기가 너무 먼 이야기 같다고요? 그렇다면 이런 말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모든 도전은 아름답다.’ 그 작은 도전의 하나로 ‘우체국에 가기’를 권해 봅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아니고 우체국이라는 말에 놀라실 겁니다. 왜 우체국인가?

우리의 삶은 공간과 공간의 이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 일터로 일터에서 또 다른 제3의 공간, 제4의 공간. 좋아하는 공간은 개인마다 다를 것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공간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우체국입니다. 지인들에게 우체국 공간의 유익함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면 머리를 갸우뚱하곤 합니다. 뭐 우체국이 그리 대단하냐는 반문의 표정이지요. 심지어 우체국 홍보 아르바이트 하느냐고 핀잔을 주기도 했습니다.

제가 우체국을 자주 찾게 된 계기는 저의 졸저(拙著)를 출간하면서부터 입니다. 지인들에게 책을 보내기 위함이었죠. 어느 날부터인가 대기표를 뽑아 차례를 기다리면서 우편물을 발송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체국을 찾는 사람의 얼굴이 ‘진짜 행복한 얼굴’이다.’

팔순은 되어 보이는 할아버지가 보낼 주소를 꼼꼼히 적는 모습. 40대 중반의 아주머니가 3개의 박스를 가지고 창구 직원에게 지나치게 큰 소리로 당부의 말을 하는 모습. “잘 부탁합니다.~” 유니폼을 착용한 20대 후반의 여성은 요즘 젊은이들이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우체국에는 오지 않을 것 같은데 무슨 사연인지는 몰라도 이곳에 와있는 그 자체로 예뻐 보였습니다. 초등학생 꼬마도 있었습니다. 그는 평일 이 시간에 왜 우체국에 왔을까 하는 궁금증의 선물을 덤으로 안겨 주기도 했습니다. 물론 거기에 필자도 있었습니다. 책을 발송하는 저의 얼굴 표정은 화가 났을 리가 없을 것입니다. 아마도 다른 사람이 제 얼굴을 보았다면 세상에서 무척 행복한 50대 후반의 남성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우체국에서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이 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무언가를 보내기 때문입니다. 즉 주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만들어야 하겠지요. 택배의 기다림이 가장 설렌다는 말이 있는 데 우편을 보내는 설렘 또한 그 이상으로 흥미진진합니다. 편지, 책자, 선물 등등. 거기에다 마음까지 실어 보냅니다. 친구에게 우정을, 자식들에게 사랑을, 연인들에게는 절실함과 간절함을 담아 보냅니다. 딱하나 라도 실천해보기를 권합니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보세요. 그리고 그것을 우체국에 가서 직접 발송해 보는 겁니다.

둘째, 감성을 북돋우는 계기가 됩니다. 윤도현의 <가을 우체국 앞에서>가 자연스럽게 흥얼거려집니다. 그 자체가 감동적인 체험입니다. 굳이 가을이 아니어도 그 사람을 기다리고 그 사람을 그리워하게 됩니다.

“ …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우연한 생각에 빠져 날 저물도록 몰랐네.”

셋째, 아날로그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당신도 이미 문자나 이메일 같은 디지털 장점에 취해 있겠지요. 그러나 직접 손으로 쓴 편지를 우체국에서 발송하는 아날로그 또한 그만의 장점이 있습니다. 마치 LP(Long Play Record)판의 부활처럼 말입니다. 문화 트렌드 신서 <아날로그의 반격>에서는 디지털이 대세인 이 시대에 아날로그 상품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우체국에의 발걸음이나 거기에서의 표정도 일종의 아날로그 반격이 아닌가 합니다.

A~
오늘의 결론은 우리에게 <데미안>으로 친숙한 헤르만 헤세의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사람들은 이미 좋아하는 것에 매달려 있으면서 그것이 신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게으름일 뿐이다. 언제나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작은 도전을 해보세요. 우체국에 가서 편지를 전해보세요. 당신의 따분함이 사라질 것입니다. 무엇이라고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작은 행복감을 느끼게 됩니다. 개인 브랜딩은 작은 도전을 쉬지 않고 계속하여 행복을 얻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를 가치 있게 만드는 지혜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연히 당신을 우체국에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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