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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호] 4차 산업혁명 앞두고 교육 ‘백년지대계’ 재수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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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호] 4차 산업혁명 앞두고 교육 ‘백년지대계’ 재수립해야
  • 서선미 기자
  • 승인 2018.06.07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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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 / 서선미 기자]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시대의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그 시발점은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2020년까지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던 2016년으로 ‘포켓몬고(Pokemon GO)’의 국내 상륙이 온라인게이머들을 열광시켰던 직후이며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이 있던 직전이기도 하다.

과학 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만드는 데 득이 되지만 우리는 그만큼 그 변화되는 환경에 적응해 가야 한다. 게다가 앞선 산업혁명들과는 달리 지금 우리 앞에 전개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어디를 향해 갈지, 우리의 삶은 또 어떤 변화를 겪을지 좀처럼 가늠키 힘들다보니 자연스레 교육의 방향 설정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시장은 지금 ‘코딩’ 열풍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교육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올해부터 의무화된 코딩 교육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부터 적용된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은 중학교 과학 기술 부분에 코딩 과목을 넣었고 초등학교는 5·6학년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미 해외에서는 국가 정책으로 코딩 교육을 적극 지원하는 추세로, 코딩 교육의 선진국인 영국은 2012년부터 코딩 교육을 정규 과정으로 편성한 바 있다.

국내에도 ‘코딩앤플레이’ 등 유사 교육기관이 속속 생기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업계에서는 “알고리즘 원리를 놀이와 게임으로 자연스럽게 알려줌으로써 아이들로 하여금 미래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기본 능력을 키우게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코딩이라는 과목은 이처럼 공교육·사 교육을 가리지 않고 뻗어나가고 있다.

코딩 교육이란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창의적 사고, 일명 컴퓨팅적 사고 CT(Computational Thinking)를 길러주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일종의 언어 학습으로 기계와 소통을 할 수 있는 수단을 가르쳐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의 생존력을 키워주기 위함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기계를 이용할 줄 아는 것과 기계와 소통할 줄 아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가령 ‘사물인터넷(IoT)’은 우리 삶을 기계들 속으로 옮겨놓을 확률이 높은데 과거에는 영어에 능했던 사람들이 따끈한 정보를 접하고 그 시차를 이용해 자신의 부나 명성을 쌓을 수 있었다면 이제는 프로그램 언어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느냐가 곧 힘이 될 거라는 얘기다. 이에 경험이 없는 부모들은 다만 미래를 살아갈 ‘내 아이’를 위해 정보를 수집하느라 동분서주하는 분위기다.  

사물인터넷 등이 교수법 바꿀 수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키워드는 사물인터넷 외에도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3D 프린팅’ 등이다. 이들은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혁신적 요소들로 앞으로는 보다 더 적극적으로 교육에 활용돼 학교교육의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래학자들에 따르면 우리의 아이들은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이 갖추어진 로봇에게서 배울 확률이 높다. 그들은 한결같이 인공지능 조교에 머신러닝 기술을 접목하면 학습의 개인화는 물론 학습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고 점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은 교육방법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가상현실이란 어떤 특정한 환경이나 상황을 컴퓨터로 만들어서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마치 실제 주변상황·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는 것처럼 하는 ‘인간과­ 컴퓨터 간 인터페이스’를 말하며, 증강현실은 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 세계에 3차원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다. 때문에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교육에 접목됐을 경우보다 더 광범위한 학습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결국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교수법은 학습자 중심 수업으로 바뀌어 갈 것이라는 분석이 강하다. 시청각 기자재는 멀티미디어를 활용하는 수업으로 변화될 것이며, 수업의 개인화가 이루어질 것이고, 학생들의 창의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교육환경이 마련되어 창의수업이 실천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수업설계는 각 수업이나 학습활동에서 얻을 수 있는 역량을 책정하고 이를 통해 얻는 역량(복합문제해결능력)의 숙련도를 측정하여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학습방식으로는 토론식 수업과 체험학습, 협업학습 등이 교육 내용에 따라 적절하게 활용될 것이나 게임 학습이나 놀이학습 등도 학습내용에 따라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고용은 늘지만 임시직 머물 수도
그러나 효율적이고 능률적으로 보이는 교육 환경의 이러한 변화가 다소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10년 후에는 이것으로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야기될 거라는 분석 때문이다. 필요에 따라 관리자를 고용하고 임금을 지불하는 자유계약 형태가 주가 되어 그때그때 임시직을 섭외해 일을 맡기는 경제 형태인 ‘긱 이코노미(gig economy)’가 인공지능의 범용적 구현으로 인해 대세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이런 경제 형태의 변화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실업률을 낮출 수 있는 반면 비정규직·임시직을 늘려 고용의 질을 떨어뜨릴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청년실업률 증가 및 고용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와중에 4차 산업혁명의 그림자가 암울하게만 느껴지는 이유다.

그러나 몇몇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발달한 미래의 교육은 보다 본질로 향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즉 사람의 노동을 로봇이 대신할수록 우리가 사람에게 기대하는 바는 분명해진다. 이들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인성’을 갖춘 인간적 가치에 높은 점수를 매기며 ‘인간성’을 가진 사람을 동료로 찾게 될 거라고 분석한다. 이는 곧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할수록 공감하고 이해하는 소통 능력과, 도움을 구하고 받을 수 있는 사회적 관계를 더욱 중시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인간 고유능력 길러야 
이제 안정적 직업이나 직장을 선택해 일생의 업으로 삼는다는 것부터가 불가능해졌다. 평생직장은 물론 평생직업이란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다. 예술가와 같이 창의성이 요구되는 직업은 분명 로봇이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누구나 예술가나 작가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개인의 적성과 자질의 발굴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렇다면 10년 후 사회에 나가게 될 우리 아이들에게 비중을 두고 가르쳐야 할 능력은 무엇일까?

숭실대학교 교육개발센터 김지영 교수는 미래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능력으로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를  꼽고 있다. 

① 자기에 대한 공부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다양해지는 사회에서 살아야 할 아이들에게는 지식이나 기술보다 ‘자기’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자기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나는 누구인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자신을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어떤 방식으로라도 자신의 능력을 찾고, 차별화된 인재가 되기 위해 우선적으로는 자기력을 키워야 한다.

② 기계에 맞설 인간으로서의 저력 기계력이 강해지는 미래에는 인간다운 저력을 더 잘 발휘하는 인재가 빛을 발할 수밖에 없다. 인간다운 능력을 함축한 두 단어는 ‘사고력’과 ‘감성력’이다. 우리는 흔히 혁신의 핵심이 기술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기술을 생각해낸 것은 사람이며, 혁신의 주체는 그 사람이 가진 ‘문제의식’과 ‘공감능력’이다. 상상력과 창의성을 기르는 교육의 핵심은 바로 ‘예술’에서 찾을 수 있는데, 쓰고 읽는 학습보다는 그리기·만들기 등 상상력의 표현이 가능한 놀이로 감성을 자극해주는 것이 좋다.

③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사고와 습관 앞으로의 세상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이에 대한 소양을 갖춰 창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가는 통섭형 인재를 원할 것이다. 아이를 창의융합형 인재로 키우고 싶다면 놀이를 통해 사용자가 아닌 개발자가 되어보는 경험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아이들은 스스로 놀이를 고안해내고 다양한 표현을 시도해보며 창의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이때 부모는 결과보다는 과정·감정·가치 등에 주목해야 하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④ ‘다름’이 ‘도움’이 되게 만드는 역량 다른 사람과의 협업에서 시너지를 내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어릴 때부터 협업의 긍정적인 가치를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부모는 아이가 다른 의사 표현에 맞닥뜨려 있다면 성의껏 귀 기울여 서로 간의 의견 차이를 조율하는 경험을 하도록 돕는다.

⑤ 평생 배우겠다는 자세 100세 시대를 살아 갈 우리 아이들은 자신을 계발하고 새롭게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생 배움을 지속해야 한다. 이때 배움이란 ‘문제의식, 새로운 지식과 경험, 적용’이라는 세 단계를 거치면서 숙성되는 총체적이고도 지적인 행위를 말한다.
아이의 마음속에 배움에 대한 불을 지피려면 어릴 때부터 무언가에 몰입해보는 경험을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부모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몰입 경험을 통해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고 책 읽기를 평생 친구로 삼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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