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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사표 내고 공부하신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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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사표 내고 공부하신다고요?”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 승인 2018.06.07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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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브랜딩 컨설턴트] Y ~ 퇴사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갑작스레 웬 퇴사? 드디어 결혼을 하나?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공부를 하기 위함이라는 말에 놀라움과 신선함을 동시에 받았습니다. 더구나 공부하러 가는 곳이 저 멀리에 있는 영국이라고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에 30대 중반 미혼 여성의 대답이 영국 유학이라니 걱정 반 기대 반의 마음이 드는 것은 저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일단 용기와 도전에 박수를 보냅니다.

▲ 사진: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 브랜딩 컨설턴트
제가 글이나 말에 자주 언급하는 책이 있습니다. 신경숙 작가의 <리진>입니다. 조선 말 궁중 무희 ‘리진’의 사랑과 삶을 다룬 역사 소설입니다. 거기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안들이 수북합니다. 특히 제가 주목하는 개인 브랜딩 관점에서의 시사점은 매우 놀라울 정도입니다.

「이름을 통해야 우리는 비로소 그 존재를 들여다볼 수 있다. 왕이 그녀에게 내린 이름을 그는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고 불렀다. 춤을 출 때는 서어령(女伶), 자수를 놓을 때는 서나인으로, 소아에게는 진진으로, 강연에게는 은방울로 불리었던 그녀는 이제 리진이었다.」

책에서 왕비는 리진에게 당부의 말을 하는데 이 대목이 하이라이트입니다. 왕비는 명성 황후 민비입니다. 아시다시피 궁녀인 리진은 왕의 여인입니다. 그런데 왕비는 리진을 딸처럼 생각합니다. 한 남자(왕)을 두고 두 여자가 다툴 상황을 우려해서 왕비가 리진을 프랑스로 보냅니다. 조선에 주재하는 프랑스 공사관이 리진을 연모한다는 명분으로 말입니다.

“이름의 주인이 어떻게 사느냐에 그 이름의 느낌이 생기는 게다. 사람들이 네 이름을 부를 때면 은혜의 마음이 일어나도록 아름답게 살라.”

Y~ 은혜의 마음이 일도록 아름답게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요? 초여름의 따스한 햇살이 연두 빛 가로수 잎에 머물며 떠날 줄을 모르던 어느 하루였습니다. 존경하는 선배와 귀한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예상은 했었지만 그 선배의 생생한 인생 이야기는 과일나무에서 직접 과일을 따는 일처럼 흥미진진했습니다.

선배는 ‘야구를 통한 가치 창조’라는 입지를 위해서 한눈 팔지 않고 꾸준히 달려가고 있는 ‘실행 열차’입니다. 때로는 선배의 그 열차에 슬쩍 올라타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60 후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저의 물음에 대한 선배의 대답은 오히려 심플했습니다. 몸 건강, 마음 건강, 그리고 공부. 특히 ‘학무지경(學無止境)’ 즉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실천하는 선배님의 삶이야 말로 아름답게 사는 삶의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최근 신문 인터뷰 기사를 보다가 말문이 턱 막혔습니다. 기사의 주인공은 바로 바둑의 조치훈 9단이었습니다.

“술 먹는 시간을 줄이고 열심히 공부했다면 더 잘했을 텐데, 하고 후회해요. 더 많은 승리나 타이틀을 놓쳐서만은 아니에요. 저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바둑만 보고 살아온 인생이잖아요. 게으름 피우지 않고 공부했다면 스스로 만족하는 바둑을 두었을 테고 나를 좀더 사랑할 수 있었겠지요.”

조치훈이 누구입니까? 조치훈은 일본에서 대삼관 (大三冠 3대 기전 동시 석권) 과 그랜드슬램 (7대 기전 정복)을 이룬 바둑의 신화입니다. 그의 입에서 이와 같은 말이 나올 줄 누가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열심히 공부하지 않아서 후회가 많다니요?

강력한 개인 브랜드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다 보면 ‘배움’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또한 배움이야말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도 실감하게 됩니다. ‘옥은 다듬지 않으면 그릇을 이루지 못하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옳고 그름을 알지 못한다.’ 라는 예기(禮記,공자와 제자들이 중심이 되어 정리한 예(禮)에 관한 책)의 배움에 대한 가르침을 또한 되새겨보게 됩니다.

우리 가까이에도 평생 공부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제 얘기라서 겸연쩍지만 저도 만 55세에 글쓰기 공부를 시작해서 졸저 두 권을  출간 하기도 했습니다. 배움은 ‘나’라는 개인 브랜드를 키우고 관리하는 방법 중에서 으뜸으로 놓아야 할 가치입니다.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말에서 구르기는 배움이라는 말과 다름이 아닐 것입니다.

Y~ 축복의 길이지만 고행의 길이기도 할 배움의 길을 떠나는 Y에게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새로운 가치로 충만 되어 꽃과 나무, 벌과 나비와 함께 덩실덩실 비상의 춤을 추는 Y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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