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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사회'의 도래…화장품 시장서 위협받는 소비자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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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사회'의 도래…화장품 시장서 위협받는 소비자 안전
  • 김민경 소비자기자
  • 승인 2018.06.0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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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생리대 유해물질 검출 등 소비자 불안 급증

[소비라이프 /  김민경 소비자기자] '위험 사회'란 미국의 학자 울리히 벡이 제시한 이론으로, 산업화와 근대화를 통한 과학기술의 발전이 현대인들에게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주었지만 한편으로는 동시에 새로운 위험을 몰고 왔음을 시사하는 말이다. 즉, 현대 사회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사회 자체가 위험을 체계적으로 생산하는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주목받기 시작한 이론으로, 이후 현대 사회를 이해하는 키워드로서 위험이라는 말이 급부상하게 되었다. 특히 악성 위험 사회로 분류되는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유해물질이 검출된 생리대 등 화학물질과 관련된 이슈가 불거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이 급증하게 되었다. 화장품 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의 안전은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 유명 브랜드에서 잇따라 검출되는 유해물질

최근 2018년 3월 국내 유명 뷰티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의 일부 제품에서 중금속 안티몬이 검출되어 논란이 된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유해물질 검출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제작년 2016년 12월에는 네일 제품인 ‘모디퀵 드라이어’에서 식품의약안전처가 제공하는 기준치의 56배가 넘는 발암물질이 검출되었다.

아모레퍼시픽 이외에도 최근 여성 환경 연대와 환경 운동 연합 등으로 이루어진 ‘발암물질감시네트워크’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자외선차단제 11개 제품을 모니터링한 결과, 디올의 ‘스노우 화이트 리빌 UV 쉴드’, 로레알의 ‘UV 퍼펙트 XL 블록’, 키엘의 ‘울트라라이트 데일리 UV 디펜스’ 제품에는 ‘에칠헥실메톡시신 나메이트’ 성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같은 결과에 여성 환경 연대 관계자는 “(에칠헥실메톡시신 나메이트는)갑상선 호르몬 감소 및 피부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는 유해물질이다”고 지적했다.

 ∎ 유기농 화장품 인증 문제

최근 브랜드보다 성분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화장품 시장의 판도가 뒤집히는 실정에 따라 여러 브랜드에서 유기농 화장품, 이른바 '착한 화장품'이라 하여 프로모션을 시작했는데, 이 또한 소비자들이 마음 놓고 제품을 구매할 수 없는 실정이다. 현재 국내에는 유기농화장품 인증기관이 없어 다양한 해외 인증기관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일부 기업들이 이러한 실정을 이용해 해외 인증기관에서 인증 받은 원재료를 일부 포함시키고 전체 제품이 유기농 인증을 받은 양 허위 표시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실제로 2013년 6월 한국소비자원이 유기농 화장품 안전 실태 조사를 한 결과, 백화점 및 중소형 화장품 판매점, 유기농화장품 전문 취급업체에서 판매·유통 중인 국내외 브랜드 제품 30종 중 21개 제품이 유기농 원료 함량 미 표시 제품이었으며, 5개 제품은 유기농 표시를 하였으나 유기농 원료 함량이 95%에 미달하였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이미 오래 전부터 화장품 시장에도 적용돼 다양한 선택지 안에서의 소비가 가능해졌지만, 소비자들의 안전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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