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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크하고 모던한 점망들의 향연...도로시살롱, 정수미 개인전 '닷 매트리스(DAT MATR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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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크하고 모던한 점망들의 향연...도로시살롱, 정수미 개인전 '닷 매트리스(DAT MATRIX)'
  • 추재영 기자
  • 승인 2018.05.18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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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게 점은 "삶의 조각들이며 일산의 편린"...오는 27일까지

[소비라이프 / 추재영 기자]  쉬크하고 모던한 점망들 특별한 매트리스 속에서 나만의 행복한 ‘그림을 찾아가는 시간’을 즐길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그림을 찾아가는 시간 도로시(圖路時dorossy)살롱에서는  5월 기획전으로 정수미 개인전 <닷 매트릭스 DAT MATRIX>이 열리고 있다.

 

정수미는 점을 찍어 그림을 그린다. 무수한 점을 촘촘히 찍고, 이 촘촘히 찍힌 점들은 연결되어 선을 이루고, 그 선은 또 다른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 화면을 채운다. 그렇게 하나의 평면 작품이 작가의 손 끝에서 태어난다. 거의 십 년 가까이,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랜 시간 동안 작가가 고집해온 작업 방식이다.

작가는 어느날 문득 선을 점으로 그리고 싶어졌다고 한다. 보통때 같았으면 그냥 한 번에 붓으로 쓰윽 그엇을 선을, 아주 가는 세필을 들고 작은 점으, 아주 작은 동그라미 하나하나를 그려가며 점점이 이어서 선을 그려냈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딱 십 년 전의 일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점점으로 이어진 곡선은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사실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안에는 그 작은 점 하나를 완벽한 형태로 그려내려 손끝에 자신의 모든 것을 집중하는, 몰입의 순간이 있다. 그 작은 동그라미들이, 그 점들이 겹겹이 겹쳐, 점철(點綴, Dot to Dot)되어 만들어진 그 선들은 그냥 한 번에 그은 선과는 다른 새로운 생명력을 가지고 있었고, 또 다른 깊이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작가는 점점 점을 그리고, 또 그리고, 겹치고 또 겹치는 작업을 계속한다.

때로는 바탕과 선, 각각 하나씩 두 가지 색으로만 화면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또 때로는 몇 가지 색으로 명도와 채도를 달리해가며 선과 면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지나치게 많은 색이 아닌 몇 가지 색으로 변화와 조화를 꾀하기 때문에 그의 화면은 컬러풀하고 화려하지만, 과하지 않다. 둥글게 둥글게 그려내던 점들은 어느덧 붓끝으로, 그리고 지금은 작가가 고안한 아주 가늘고 날카로운 도구의 끝으로 톡톡 점을 찍어 점철을 만들어 내면서, 점철이 만들어내는 선의 모양은, 화면의 모양은 물감의 마티에르가 가볍게 느껴지는, 살짝 입체적인 성격도 더하여 가지게 되었다.

부단히 비정형적인 곡선만이 나타나던 그의 화면에, 규칙성이 강한 나선형이, 동심원이 나타나더니 이제는 수직성이 강하게 느껴지는 직선들이 점차 등장하기 시작한다. 

정수미에게 강도 높은 몰입을 요하는 점작업은 오히려 자연스럽고 평범한 일상이며 “정성을 다해 기도하듯이 순간순간을 최선을 다해 잘 살아내고자 하는 열망의 표현”이다. 그래서 작가에게 점은 “삶의 조각들이며 일상의 편린”이다. 그리고 이 점들은 점점이 모이고 또 모여서(점철 點綴) 그렇게 그의 화면 안에서 삶의 행렬-매트릭스 Matrix이, 삶의 모체-매트릭스 Matrix가 된다. 자유롭지만 절제하는, 화려하면서 쉬크하고 모던한, 그런 점망들, 닷 매트릭스 DOT MATRIX가 우리 눈앞에 눈부시게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오는 27일까지 열린다.(문의 02-720-7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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