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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호] 미세먼지가 바꾼 한반도 라이프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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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호] 미세먼지가 바꾼 한반도 라이프스타일
  • 민종혁 기자
  • 승인 2018.05.09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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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진 패션 다양…관련 산업 ‘활기

[소비라이프 / 민종혁 기자]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고 있다. 미세먼지가 국민건강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심각해지자 행정안전부는 미세먼지 문제를 ‘사회적 재난’으로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국민의 안전을 위한 대책과 체계적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로 미세먼지는 6월 지방 선거의 가장 ‘핫’한 공약으로 점화되고 있다. 사람들은 뿌연 하늘 아래 창문을 걸어 잠그는 것은 기본이고 황사마스크를 구비해 두기 위해 약국이나 편의점을 찾아다닌다. 밖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고 귀가를 서두르거나 실내 활동을 늘린다 해도 온몸에 묻어 있는 미세먼지를 확인할 길 없으니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비온 뒤를 제외하면 일주일 중 5일가량이 미세먼지 농도 수준 ‘나쁨’이다.

Anti-Dust 제품 ‘불티’
이처럼 미세먼지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크기가 작기 때문이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일반적인 먼지는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서 대부분 걸러져 배출되지만 10㎛ 크기인 미세먼지는 귀, 구강, 기관지에 쌓이면 걸러지지 않고 몸에 축적되어 잦은 기침과 가래를 유발한다. 또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세균이 쉽게 침투하기 때문에 만성 폐질환이 있는 사람은 폐렴과 같은 감염성 질환에 취약해진다.

이에 따라 미세먼지에 맞서며 나름대로의 자구책 마련에 힘쓰는 사람들이 늘면서 ‘Anti-Dust’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마스크가 패션 스타일의 하나로 여겨져 특허등록도 활발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관련 산업들이 ‘반갑지만은 않은’ 호황을 누리고 있어 흥미를 끈다.

미세먼지, 6월 지방선거 핵심이슈로 부상
최근 정부는 미세먼지를 ‘사회적 재난’이라고 공식 인정했다. 국회 역시 미세먼지 관련 법안을 내놓으면서 국민의 안전을 위한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6월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도 경쟁적으로 이를 핵심 선거공약으로 제시하고 이슈 선점에 나서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계획과 발안을 강화하겠다고 나섰으며, 안철수 후보도 미세먼지 측정기와 공공시설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하는 등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 역시 ‘환경전문가‘임을 자평하며 비용과 먼지를 모두 줄이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예비후보였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시 지하철역사의 공기 질을 지적하면서 스마트 미세먼지 관리시스템을 도입, 환경 예산 투자 비중을 증액해 공기의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기버스의 도입 정책을 내세우면서 전기버스는 미세먼지 감소 효과는 물론 국내 수소전기차 제조 기술의 발전을 이끄는 효과도 있을 것임을 피력하기도 했다.

 
마스크, 패션 아이템 기능 담고
아침에 일어나 미세먼지 수치부터 확인하게 되는 하루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집을 나서는 것으로 시작된다. 건강을 위해 어쩔 수 없다지만 패션을 고려하면 여간 거슬리는 게 아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마스크 역시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어 흥미를 끈다. 아울러 최신 기술을 적용한 특허 출원도 활발해지며 마스크의 기능은 나날이 고급화 되고 있다.

연예인들의 공항 패션 아이템으로 여겨지던 마스크는 이제 봄철 각종 유해 먼지 등 환경 문제와 맞물려 기능과 디자인을 겸비한 일상 아이템으로 거듭났다.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일반 황사와 미세먼지 마스크뿐 아니라 필터와 디자인까지 갖춘 마스크의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도 야외활동을 포기할 수 없는 아웃도어 족을 잡기 위해 그간 재킷과 등산화를 중심으로 상품을 선보이던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마스크를 신상품으로 내놓은 것이다.

미세먼지와 황사 마스크를 사용하거나 얼굴을 가리는 디자인의 옷을 찾게 되면서 마운티아는 ‘더스탑 마스크’를 선보였다. 코에서 턱, 귀까지 얼굴의 입체 곡선을 따라 디자인해 착용감이 편안하고 어두운 색상으로 일상복에 매치하기 편하다. 유해물질은 물론 자외선도 99.9% 차단해 피부를 보호할 수 있다. 마스크 안쪽에는 필터를 갈아 끼우는 형태로 제작해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프로스펙스도 최근 ‘미세먼지 에어쿠션 마스크’를 출시했다. 미세먼지 제거 기능이 우수하며 푹신한 에어쿠션 패드로 자국을 방지했다. 마스크와 필터는 세척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노스페이스는 마스크를 아예 재킷과 세트 상품으로 내놨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의류에 달라붙는 것을 줄여주는 도전사 원단으로 정전기를 최소화했다.

마스크 관련 특허 출원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마스크 출원은 연평균 113건으로 그 전 5년간 연평균 출원 건수인 80건에 비하여 41%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09년에 99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2015~ 2017년에 특허 출원이 100건 이상으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최근 10년간 출원인별 동향은 개인 60%, 기업 37%, 대학 및 기타 3%를 차지하고 있어 일반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생각해 낸 생활 속 아이디어가 출원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방진 마스크는 교체식 필터 팬모터 등 공기청정기 기술을 접목한 마스크 50건, 공기의 오염 정도를 상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마스크 등 사물인터넷과 결합한 마스크 38건으로 마스크의 기능은 미세먼지로 인해 점점 고급화 될 전망이다.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불티
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공기청정기, 의류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미세먼지 관련 가전제품의 2월 판매량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는 지난 2월 공기청정기, 의류건조기, 의류관리기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26%, 76%, 62% 상승했다고 28일 밝혔다.

다나와에 따르면 공기청정기의 판매량은 통상 본격적으로 황사가 불어오는 4월과 5월에 집중된다.

그러나 올해는 1월 중 비상 저감 조치가 3번이나 발령되는 등 겨울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데다 이른 황사까지 예고되며 연초부터 가파른 판매량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나와는 이러한 현상을 의류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틈새 가전으로 분류되던 가전 역시 미세먼지 영향에 따라 시장 내 새로운 주류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에 관련 업계들도 미세가전들을 앞 다퉈 출시하고 있다. 하츠의 주방공기청정기 ‘뮤렌’은 주방 공기 정화에 특화된 공기청정기 제품을 내놓았다. 주방 공기 환경에 특화된 필터를 장착, 360도 전방위로 주방의 오염물질과 미세먼지를 포집해 집안 곳곳으로 퍼지는 것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 공기의 오염도에 따라 제품 측면의 라이트링 컬러가 변하기 때문에 공기 질을 한눈에 파악할 수도 있다.

불완전연소로 유해가스 발생이 적은 전기레인지도 각광을 받고 있다. 쿠첸의 ‘셰프레인지’는 하이브리드 전기레인지로 고화력 인덕션 화구와 하이라이트 화구가 접목된 제품으로 가열 팬, 우림·보온, 물 끓임 등 용도에 따라 선택 가능한 셰프 모드를 탑재하고 있어 간편하게 조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초음파를 이용해 과일, 채소를 씻어내는 자동 세척기 팩토리얼의 ‘이지더블유’ 또한 인기다. 과일이나 채소 등 식재료를 물과 함께 넣고 전원 버튼을 누르면 내재된 4개의 세라믹 압력 진동자가 출력 200W의 강력한 초음파 진동을 일으켜 보이지 않는 작은 틈새의 미세먼지와 잔류농약까지 깨끗하게 세척한다. 별도의 세제 없이 물과 초음파만으로 식품을 세척하기 때문에 세척 후 남아있는 화학 물질에 대한 걱정 없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클렌징 제품 인기…면역강화 음료 선보여
피부와 모공에 쉽게 달라붙는 미세먼지는 여드름, 뾰루지 등의 피부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깨끗한 피부 관리를 위한 클렌징이 대두되면서 화장품 업계의 미세먼지 클렌징 제품도 속속들이 나와서 여성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더마 코스메틱 대표 브랜드 에끌라두의 ‘데일리 딥 클렌져 이오니제이션’은 마티앙코리아 임상연구센터가 20대~40대 여성 13명, 남성 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PM10 이하 대체 미세먼지를 이용한 인체적용시험’에서 PM10 농도의 미세먼지를 최대 99.76% 세정하며 미세먼지 세정력 인체테스트를 마친 제품이다. 메이크업뿐만 아니라 도심 속 유해먼지와 미세먼지, 피부 깊숙이 축적된 노폐물의 제거를 돕는 강력한 세정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세먼지 컨트롤 성분’으로 특허 받은 AHAVA 미세먼지 클렌징도 인기다. 수분을 당겨주는 오스모터 성분과 폴루스탑이 더해진 ‘오스모가드 성분’이 함유돼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방어하는 차단막을 형성해준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엔 다양한 미세먼지 방어 아이템을 구비해야 한다”며 “특히 피부는 미세먼지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부위인 만큼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식음료 업계도 미세먼지 관련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선보이고 있는 기능성 발효유 엔원(N-1)은 체내 면역세포 중 하나인 NK세포에 주목해 면역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푸르밀 관계자는 “계절에 상관없이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호흡기 질환이나 미세먼지가 유발하는 다양한 질병 예방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엔원은 체내 면역세포와 면역력에 초점을 둔 제품인 만큼 꾸준하게 섭취하면 면역력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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