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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호]5월에 부는 남북경협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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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호]5월에 부는 남북경협 ‘훈풍’
  • 민종혁 기자
  • 승인 2018.05.09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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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에 따라 본격 논의 전망

[소비라이프 / 민종혁 기자] 2018년 4월 27일 오전 9시 29분, ‘드디어’ 만났다. 북측 판문각 문으로부터 군사분계선 남쪽까지는 불과 10M의 거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거리의 한쪽 끝에선 ‘성큼성큼’ 34세의 김정은 위원장이 걸어왔고, 또 다른 한쪽에선 65세의 문재인 대통령이 그를 마중하며 서 있었다.

한반도 전체가 품어왔던 오랜 꿈이 현실이 된 가운데 남과 북은 물론 전 세계가 열광했다. 남과 북의 두 정상이 만나 손을 잡고 포옹하는 꿈같은 현실은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의 내·외신 기자들의 박수와 환호를 불러내기에 충분했다. 아울러 전 세계인이 한반도의 평화체제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정상회담이 가져다 줄 한반도의 경제 변화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 사진 제공: 효자동사진관

‘평화의 집’서 맞이한 한반도의 봄
지난 달 27일 이뤄진 남북정상회담은 앞서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렸던 것과 달리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리며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번 회담을 마친 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공동 발표, △핵 없는 한반도 실현 △연내 종전 선언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성 설치 △이산가족 상봉 등을 천명했다. 특히 북한 최고지도자로는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김정은 위원장의 방문 답방 차원에서 가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 연이은 정상회담을 갖기로 해 반응이 뜨겁다.

아울러 두 정상은 정전협정 65주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합의했으며, 남북 소통 및 접촉 채널을 다양화·상시화·정례화 하는 등 교류·협력의 전면적인 활성화를 약속했다. 여기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해 고위급회담 등 다양한 후속대화 개최, 8·15 이산가족 상봉, 2018년 아시안게임 공동출전 및 각급과 민간의 교류·협력 활성화 등이 포함돼 있어 개성공단 사업주들과 이산가족들의 기대는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개성공단기업 비대위 TF 초읽기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내수 활성화와 개성공단 재가동, 제2개성공단 건설 등을 비롯해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개성공단 재가동 태스크포스(TF) 준비부터 참여정부 당시의 철도·도로 등 건설 재개 움직임, 자원 수입 희망까지 저마다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 26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남북 정상회담 이후 5월 9일께 대규모 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 포럼을 통해서는 경제협력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업계와 전문가를 초청, 북한 인프라 시장 개방과 그에 따른 경제적 효과 등을 살펴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금강산 관광의 주사업자이자 개성공단 개발사업권자인 현대아산의 현대그룹은 이미 ‘비상대응 체제’에 들어갔다. 계열사인 현대증권과 현대상선 등이 팔리며 홀로 현대그룹을 지탱 중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는 기대감을 반영하듯 이날 9만 3900원으로 연초 대비(5만 5500원)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철도의 경우 동해북부선과 경원선을 연결하는 사업이 먼저 거론되는데 이는 부산에서 출발, 북한을 관통해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통하는 노선이다.

항공의 경우에는 북한 항로가 재개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높다. 남북 관계가 악화하면서 막혔던 이 항로가 다시 열린다면 인천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갈 때 운항시간을 40분가량 단축할 수 있게 된다.

유통업계 또한 남북 해빙 분위기가 확산하면 외국인 방문객 유치가 활력을 띨 것이라는 기대로 들뜬 분위기며 이동통신업계 역시 중장기적으로 북한의 부족한 통신 인프라 구축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북한의 통신망 현대화 사업뿐 아니라 무선 가입자 보급률도 낮아 통신사업 협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 제공: 효자동사진관

들뜬 건설·유통·통신 식품업계…신중론도 
식품 관련 기업들도 들뜬 분위기다. ‘한반도 훈풍’을 기대하고 있는 대표적인 식품은 초코파이, 믹스커피 등 개성공단 근로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상품으로 남북정상회담의 성과 중 하나인 ‘교류·협력 활성화’가 실현돼 바닷길이 열릴 경우 물류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남북 경협의 수위는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한 분위기다. 즉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가 풀려야 한국 정부나 기업이 남북경협 사업을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 구체적인 경협을 논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곧 열릴 북-미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남북경협 사업이나 교류 재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이달 5일부터 30분 늦은 평양의 표준시를 서울에 맞춰 통일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일경제의 시작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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