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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호] ‘ICO의 메카’로 떠오르는 싱가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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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호] ‘ICO의 메카’로 떠오르는 싱가포르
  • 박용만 토스트앤컴퍼니 대표이사
  • 승인 2018.04.06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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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보호 장치 강화한 다음 ICO 허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소비라이프 / 박용만 토스트앤컴퍼니 대표이사] “손쉽게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 탓에 가상화폐(ICO)가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이슈다.

가상통화 정보 사이트인 코인데스크의 자료를 보면, 지난 한해 전 세계 ICO 규모는 55억 달러였으나 올해는 2월 기준으로 30억 달러였다. 불과 두 달여 만에 지난해의 50%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해외 유명 IT 기업들이 ICO를 추진 중이거나 블록체인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장 최근 ICO가 ‘흥행’한 곳은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인 텔레그램이다. 메신서 서비스 ‘텔레그램’은 프리 ICO를 통해 8억5000만 달러(약 9200억 원)을 모았고 2차 ICO도 준비 중에 있다. 페이스북도 메신저 플랫폼을 활용한 결제기능 도입 등을 고려 중이며, 블록체인 관련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카카오, 암호화폐시장 진출
국내에서도 드디어 네이버와 카카오가 암호화폐 시장진출을 공식화 했다. 네이버는 국내보다 암호화폐 관련 규제가 적은 일본을 택해 이미 일본 금융청에 암호화폐 교환업자 등록신청을 마쳤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계열사 ‘라인’을 통해 ‘라인파이낸셜’을 설립한 바 있는 네이버는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인 ‘라인페이’ 등 자사 플랫폼에 암호화폐 거래 기능을 연동하거나 거래소를 운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도 현재 블록체인 개발 투자 전문 자회사 ‘(가칭)카카오 블록체인’ 설립을 추진 중에 있어 ‘카카오코인’ 또한 이슈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카카오가 블록체인 기반 자회사 설립을 공식화하자 카카오가 ‘카카오코인’을 만들어 가상통화 공개(ICO)를 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ICO는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매우 위험하다”면서 “ICO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투자자 보호 장치마련으로 국내 ICO 허용해야
블록체인 기반 기술로 사업을 하려는 스타트업계에서는 다른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스타트업이 1년 안에 50% 이상이 폐업하는 현실을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ICO의 실패율이 아무리 높다 해도 도전해야만 살 수 있다는 희망 속에서 전세계 스타트업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는 ‘엔젤 투자’나 크라우드펀딩 등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 속에서 ICO는 그나마 ‘숨통’이 트인 길이기 때문이다. 국내 스타트업 기업들은 정부의 ‘전면금지령’에 해외에서 ICO를 하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해외에서 ICO를 준비하려면 해외에 법인을 설립하고 직원고용 비용과 세금을 추가로 부가해야 한다.

현재 스타트업 대부분은 한국 금융당국 규제를 피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통해 ICO를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아예 ‘ICO의 메카’를 목표로 삼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ICO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다이어트 전문 스타트업 기업으로 라이트앤슬림에서 사명을 변경한 ‘마이23 헬스케어’도 싱가포르에서 ICO전문 로펌과 적극적인 미팅을 갖는 등 싱가포르에서 가상통화 ICO에 나섰다.

블록체인 기술을 발전시키고 초기 스타트업 기업들이 활발히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는 ICO가 필요하다. 블록체인 기술 활성화를 위한 암호화폐 공개 허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져 가는 상황에서 무조건 규제만 하다가 관련된 모든 기회가 싱가포르로 넘어갈 상황도 우려해 봐야 한다.

기존 기업들이나 스타트업들이 자금을 모으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 사모펀드 등 여러 가지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 만큼 사모펀드 방식의 사전적 규제 장치를 도입해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한 다음 ICO를 허용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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