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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호] 연극 '컨설턴트' 무대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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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호] 연극 '컨설턴트' 무대에 올라
  • 서선미 기자
  • 승인 2018.04.06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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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같은 듯 다른 매력, 7월 1일까지 공연

[소비라이프 / 서선미 기자] 2010년 제6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소설 《컨설턴트》가 ㈜아크컴퍼니의 손을 거쳐 이달 20일부터 관객들을 만난다.

 
소설 《컨설턴트》는 현대인의 익명성과 자본주의가 타인에게 가하는 폭력을 1인칭 화자의 시점에서 그린다. 주인공 ‘나’는 오직 키보드 앞에서만 살인을 하는 킬러다. 암살 청탁을 받은 회사가 ‘나’에게 킬링 시나리오를 의뢰하면 시나리오에 따라 완벽한 우연을 가장해 목표물을 암살하는 것이 나의 일이다.

죽음도 일종의 구조조정이라고 생각하는 나는 스스로를 ‘컨설턴트’로 정의하며 나름대로의 직업의식을 가지고 임하지만 선택을 조종하는 회사가 언제나 두렵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회사로부터 옛 애인에 대한 구조조정을 지시받은 어느 날부터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드러난다. 그녀의 죽음으로 나는 경찰의 조사를 받는 처지에 놓이는데….

소설, 현대사회 현실 꼬집어
1억 원 고료의 제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이 소설은 다양한 상징으로 가득 차 있다. 회사는 관료주의의 상징이고, 자본주의는 구체성이 제거된 상징이다.

작가는 약자에게 벌어지는 사회의 부조리함을 진지하게 그려내면서도 영화판에서 다진 내공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흥미진진한 범죄 스릴러 영화처럼 풀어놓았다.

또한 죽음조차도 하나의 서비스 상품이 되거나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는 세태를 꼬집으며 시니컬한 유머로 부조리한 현실을 비웃는다.

연극, 사회가 개인에 가하는 폭력 ‘초점’
소설, 영화, 드라마 등 탄탄한 스토리와 작품성을 인정받은 창작물들이 무대화에 잇달아 성공하고 있는 가운데 임성순 작가의 소설 《컨설턴트》를 원작으로 하는 연극 <컨설턴트>는 또 어떤 재미를 가져다줄까?

연극 <컨설턴트>는 원작 소설 ㅍ컨설턴트》에서 강조된 ‘부조리한 사회가 현대인에게 가하는 폭력’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의문의 남자 ‘M’으로부터 범죄 소설을 의뢰 받아 한 편의 시나리오를 쓰게 된 무명작가 ‘J’가 얼마 뒤 자신의 시나리오대로 누군가 실제로 죽게 되면서 ‘회사’라는 거대한 조직에 합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풀어내고자 했다.

구조조정 프레임 속 설계된 죽음
완벽한 죽음을 설계하는 컨설턴트 ‘J’와, 그런 J를 회사라는 미지의 존재로 끌어들이고 관리하는 ‘M’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약자인 개인과 거대한 사회를 각각 대변하고 있다.

<컨설턴트>는 이것을, 모두가 잘 살기를 바라지만 그러기 위해서 누군가는 희생될 수밖에 없는 나약한 현실을 ‘구조조정’이라는 틀에 담아 표현한다.

냉철하고 치밀한 분석으로 자연스러운 죽음을 설계하는 컨설턴트 ‘J’ 역은 그룹 ‘파란’으로 데뷔 후 공연 무대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뮤지컬<시라노>, <유럽블로그>, <비스티>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입지를 다지고 있는 주종혁 배우가 열연한다.

또한 뮤지컬<여신님이 보고계셔>, <배니싱>, 연극 <밀레니엄 소년단> 등을 통해 폭넓은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주민진 배우와 연극 <네버 더 시너>, <언체인>,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등을 거치며 최근 대학로에서 뜨겁게 떠오르고 있는 강승호 배우의 연기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인간이 지닌 나약한 면모를 자신의 욕망으로 정당화시키며 점차 괴물화 되어 가는 ‘J’의 과정을 세 명의 배우가 각자의 매력으로 표현해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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