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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호] 꼼꼼히 설계하고 예쁘게 디자인하고…‘텃밭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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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호] 꼼꼼히 설계하고 예쁘게 디자인하고…‘텃밭 만들기’
  • 추재영 기자
  • 승인 2018.04.06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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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을 만들기 전에는 먼저 디자인과 설계의 단계를 거쳐야

[소비라이프 / 추재영 기자] 4월은 땅이 틔우는 생명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는 달이다. 마침 식목일이 들어있으니 빡빡한 도시의 삶이더라도 여유를 갖고 자투리 공간이 있는지 둘러보자. 집 앞 마당이나 베란다에서, 옥상 아니면 주말농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텃밭을 가꾸는 일은 기후변화, 에너지 위기 시대에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자급적 삶과 문화를 제시한다. 동시에 ‘환경’, ‘생태,’ ‘자원순환’, ‘건강한 먹거리’, ‘공동체 생활’ 등 다원적인 가치를 실현케 하는데, 도시가 농업과 만나면서 이러한 가치에 대한 열망은 더욱 활발히 움트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건강한 삶에 교육적 가치도
급격한 도시화는 도시의 생활환경을 악화시켰으며 인간의 정서적인 여유마저 고갈시켜 버렸다. 사람들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과 빠른 변화에 순응하면서도 항상 육체적 건강과 정신적 여유를 갈망한다. 먹거리에 대한 불안도 한 몫 해 가족에게 직접 가꾼 농산물을 먹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본격적으로 마당이나 옥상이나 베란다를 활용한 ‘텃밭만들기’에 뛰어들기도 한다. 평일에 시간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직장인들은 주말농장 ‘텃밭 가꾸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산업화의 부작용 때문에 나온 대안으로 실제 건강한 삶을 가져다주는 한편 교육적 가치까지 지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미시간대학교의 스티븐 카플란(Steven Kaplan) 교수는 자연이 인간정신에 미치는 이점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간은 자연을 체험하면 기력이 회복되는데 특히 식물의 녹색은 휴식과 안정감을 주는 데 효과적이다”는 것을 입증했다. 미국의 대기환경 전문가인 울버튼(B.C. Wolverton) 박사 역시 “사람은 식물 근처에 있거나 식물을 돌보면서 편안함을 느낀다”고 했으며, 정신과 전문의인 이시형 박사 또한 “숲 치료, 가드닝은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밝힌 바 있다.

농업 이해하고 생명 존중하는 계기
내 손으로 기른 상추를 따서 가족이나 동료들이 모여 삼겹살 파티를 한다는 것은 도시민들의 로망이다. 자녀들은 매일 먹는 농산물이 어떤 힘겨운 과정을 통해 생산되는지 알게 되며 비로소 농업을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일 살아 있는 생명체와 교감하기 때문에 생명에 대한 존중감을 키울 수 있다.

4월이 가기 전에 소박하고 예쁘게, 그러나 꼼꼼하게 나만의 텃밭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당근·무 심을 땐 모종보다 씨앗이 나아
텃밭을 만들기 전에는 먼저 디자인과 설계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먼저 내 취향을 고려한 디자인이 완성되면 필요한 씨앗이나 모종, 농자재를 계획적으로 구입하고 심는 시기와 본격적으로 관리해야 할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계획을 세운다. 꼼꼼하고 구체적으로 설계할수록 농사의 재미와 만족도는 극대화될 것이다.  

1. 텃밭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먼저 텃밭에서 키울 수 있는 식물에 대한 정보를 알아야 한다.
텃밭에서 키울 수 있는 식물은 감자·고추·무·배추·상추 등 70여종에 이르며 종류마다 심는 시기, 자라는 속도, 꽃이 피고 열매 맺는 시기, 자랐을 때의 크기, 이용부위 등 특성이 다양하다. 때문에 이를 제대로 체크해야만 제대로 된 수확을 일궈낼 수 있다. 식물 종류와 특성을 충분히 이해했으면 텃밭에서 키울 식물의 종류와 수를 정하고 어떻게 심을지 미리 그림을 그려 계획해보면 좋다.

2. 작물을 심을 때에는, 씨앗으로 심을지 모종으로 심을지를 결정해야 한다.
고추와 같은 열매채소는 씨앗을 이용할 경우 수확하기까지는 보통 5개월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모종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 반면 당근이나 무 같은 뿌리채소는 옮겨 심는 과정에서 뿌리가 상하면 기형으로 자랄 수 있기 때문에 씨앗을 심는다. 잎채소는 씨앗이나 모종을 모두 이용할 수 있지만 씨앗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키우는 과정에서 죽을 수도 있으므로 원하는 양보다 더 많은 씨앗을 뿌린 후 솎아내야 한다.

빠른 수확을 원한다면 씨앗보다는 모종을 택하자. 씨앗과 모종은 대형마트, 원예 관련 자재상점, 농자재판매상은 물론 온라인 판매점을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

3. 씨앗이나 모종을 심기 전에는, 땅을 건강하게 만들어 줘야 한다.
식물 심기 1∼3주 전에 작물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밑거름을 밭 전체에 골고루 뿌린 후 흙과 잘 섞어준다. 밑거름으로는 퇴비, 석회, 붕사, 복합비료 등을 선택할 수 있으며 밭에 따라 토양의 특성과 함유되어 있는 양분의 정도를 고려해서 결정한다. 

이와 관련, 농촌진흥청은 텃밭을 미리 설계하고 한해 농사를 계획적으로 운영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안내서 ‘텃밭디자인’을 만들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책자는 농업과학도서관(http://lib.rda.go.kr)에서 원문보기가 가능하며, 농서남북(http://lib.rda.go.kr/pod)에서는 도서 주문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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