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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편지를 썼어요. 사랑하는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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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편지를 썼어요. 사랑하는 그대에게”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 승인 2018.04.04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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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브랜딩 컨설턴트]  오랜 가뭄과 같은 삭막함이 계속되었다.
그 끝을 알 수가 없다.
우리들의 마음이 쩍쩍 갈라졌다. 
다행히 촉촉히 적셔주는 그 무엇이 있었다.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 (사진: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브랜딩 컨설턴트)

나의 감정을 펜 끝으로 이입했다.
기도하듯이 적어 나갔다.
절절함을 보다 잘 전달 할 수가 있었다.
 
가슴을 꽉 막고 있던 체증이 뻥 뚫렸다. 
사랑 다짐도 더욱 애절하게 한 것 같다.
가슴까지 아니 내장 속까지 이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 때문에 덜 아파할 수 있게 되었다. 

역지사지 활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며 도구이다.
공감대가 넓을 수 밖에 없다. 소통이 원활해질 것이다.

휘발하는 인스턴트 식품이 아니다.
세월 갈 수록 선명한 우리의 것 고향의 맛 자연의 소리와 같다.   

함께 강강술래를 춤추는 공간이기도 하다.
몸도 마음도 삶까지도 건강하게 해준다.
 
바로 편지다.
편지는 보약이다. 편지를 쓰면 강한 자기관리가 될 수 있다.
편지를 쓰자.

작년 가을 지인이 잔인한 가을이라며 해결책을 요구했다. 잔인한 달 4월을 들먹이며 편지를 보냈다. 보약 같은 편지였다는 응답이 왔다. 그 작은 성공체험을 공유해 본다. 다시 잔인한 달인 4월 초 지금.

J에게 ~

J.
늦은 답장, 죄송합니다. 오랜만에 편지를 쓰니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저도 요즈음의 많은 사람들처럼 문자나 이메일의 편리함에 빠져 지내니까요. 지난 추석 명절을 막 지나서 친구와 늦은 시간까지 과음을 했습니다. 택시를 탔는데 그 노래가 나오더군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사실 저도 지금 가을을 타고 있습니다. 주위를 둘러 보니 많은 남자들이 가을을 타고 있더군요. 잔인한 달은 4월이 아니라 바로 지금 가을인 듯합니다. 가을이 지닌 두 얼굴 때문일까요? 가을은 만산홍엽, 오곡백과의 풍요로움도 있지만 나뭇잎 떨어지는 허전함도 있으니까요.
   
엊그제 저녁에 후배로부터 "회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ㅠㅠ"라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힘내, 인생이 뭐 그런 거지”하고 말하려다 그냥 ‘미안하다”고 답신을 보냈습니다. “제가 더 미안해요, 형님”이라는 문자가 다시 왔습니다. 계절상의 가을 뿐 아니라 인생의 가을을 실감하는 요즈음입니다.
  
J.
가을을 이기는 좋은 방법을 물었지요? 10월의 마지막 날까지 시간을 정해서 말입니다. 그 노래 때문이겠지요? ‘가을을 탄다’는 표현은 의학적인 용어로 ‘계절성 기분 장애’라고 한답니다. 남자들이 특히 가을을 타는 이유가 일조량 감소에 따른 남성호르몬 감소라고 하는군요. 충분한 햇볕을 쬐러 쏘다녀야 할 판입니다.

주위 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신통치가 않습니다. 편지를 써라, 여행을 가라, 책을 읽어라. 술을 마셔라. 할 수 없이 까칠한 니체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그의 망치 같은 대답을 기대해서입니다. 그러나 가을에는 니체도 어쩔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의 눈에는 ‘아모르파티(Amor Fati)’만 보일 뿐입니다.

J.
주신 질문에 대한 저의 결론은 '여자'입니다. 누구의 딸이자 누구의 아내이자 누구의 어머니인 바로 그 여성 말입니다. 우문우답이라고요? 쇼펜하우어가 듣는다면 그의 눈이 화등잔 같아 지겠습니다만 저는 여성의 위대함에 기대어 이 가을을 이겨내고자 합니다. 진리는 늘 가까이에 있습니다. 동참을 기대합니다.

부드러움은 여성의 큰 강점입니다. 남성의 강함은 여성의 부드러움으로 더 강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일찍이 노자(老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부드럽고 유연한 게 딱딱하고 경직된 것을 이기는 법이다. 이 또한 하나의 모순이지만 부드러운 게 강한 것이다.” 남녀의 관계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여성의 부드러움은 우리 남자를 소프트 하게 쬐어주는 햇볕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의 지혜로움. 또한 우리가 배워야 합니다. 여성이 주로 하고 있는 살림은 하나의 경영입니다. 남편이 밖에서 돈을 벌어오고 아내가 그것을 잘 관리하여 키워나가는 것은 무거운 책임경영입니다. 여자들은 본능적으로 현실적인 경영 마인드를 가지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지혜로움이 몸에 배어 들게 됩니다. 오죽하면 ‘여자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말이 생겼겠습니까?

여성 위대함의 정점은 출산입니다. 남자들은 어찌해 볼 수 없는 신비의 영역입니다. 출산은 생명 창조의 행위입니다. 모성애의 보호 본능이 생겨나는 이유입니다. 삶을 대하는 본능에서 우리 남자들과는 클래스가 다릅니다.

J.
우리는 이러한 위대한 여성들을 우리 곁에 있는 아주 가까운 세 공간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해보십시오. 그녀들이 도와줄 것입니다. 저는 벌써 효과를 보고 있는 중입니다.
  
제1공간인 집. 여기서는 져주면서 지지 않는다는 ‘하인 리더십’을 실천하기를 권해봅니다. 핵심은 ‘얘기 들어주기’입니다. 일전에 저의 아내는 딸과 30분을 통화하고 그 통화내용을 30분 동안 저에게 전해주었습니다. 저는 가만히 듣고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1시간이 그렇게 지나갔는데 아내가 몹시 기분 좋아했습니다. 저도 신이 났습니다. 설거지, 쓰레기 치우기까지 도전 한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우리가 군대에서 많이 해본 일이라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제2공간의 일터. 우리는 직장 등 일터에서 하루 8시간 이상을 보냅니다. 직장에서의 여성 동료는 또 하나의 가족입니다. 가족처럼 아끼고 존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여기에서의 핵심은 ‘존중’입니다. 3F라는 말을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21세기를 주도하는 키워드이자 기업 경쟁력의 화두라는데 Female(여성성)이 그 중의 하나입니다. 여성을 존중하고 여성의 장점을 배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섬세함, 부드러움, 감성적 감각 등 배울 것이 많습니다. 주변에는 이런 남성도 있습니다. 그는 특히 청소하는 여성 미화원 분들에게 친절합니다. 그 사람의 책상 위가 왜 유독 깨끗했는지를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마지막 제 3공간은 집과 일터와는 또 다른 공간입니다. 일종의 ‘나’만의 아지트일 수도 있습니다. 건축가 김수근은 자연을 지칭하며 이를 '자궁공간"이라고 불렀습니다. 최적의 창조 공간이라는 의미이겠지요. 나만의 제3공간은 남산 같은 자연도 좋고 한강변의 조용한 까페도 좋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도 물론 제3의 공간으로 제격입니다. 저는 도서관을 선택했는데 마냥 행복합니다. 동서고금의 책 속에서 수 많은 여인들과 연애를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한 달 동안에는 <갯마을>의 해순, <위대한 유산>의 에스텔라, <82년생 지영> 그리고 <백석의 연인> 자야까지 만났습니다.

J.   
나훈아의 노래 <홍시>를 부를 때면 몇 대목에서 가슴이 울컥하여 멈칫합니다. 울 엄마가 생각이 나기 때문이지요. 특히 이 구간에서 그렇습니다. "눈이 오면 눈맞을 세라…… 바람불면 감기 들새라…… 안 먹으면 약해질세라 ……"

이제 큰일 났습니다. 단지 가을 때문이라고 울먹이니 말입니다. 결국 안길 곳은
여성의 품입니다.

오늘 막걸리와 노래방 번개, 가능하신지요?

또 다른 J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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