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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아~ 마침표를 찍지 못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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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아~ 마침표를 찍지 못하는군요”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 승인 2018.03.21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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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브랜딩 컨설턴트]  “모든 새로운 시작은 다른 시작이 끝나는 데서 비롯된다.” 고대 로마제국 황제 네로의 스승으로 유명한 사상가 세네카의 말이다.

새로운 시작이자 끝의 역할은 마침표가 한다. 마침표를 찍지 못하면 게임을 완성하지 못한다. 승리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완성하지 못하면 상징을 남길 수 없다. 상징은 마지막의 점 하나로 탄생한다.

▲ (사진: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브랜딩 컨설턴트)

마침표의 중요성은 글쓰기 무대에서 가장 우뚝 솟는다. “적절한 장소에 찍힌 마침표만큼 심장을 강하게 꿰뚫는 무기는 없다.” <기병대>의 작가 이사크 바벨의 말이다. 

“문장은 자를 수 있으면 최대한 잘라서 단문으로 써주게, 탁탁 치고 가야 힘이 있네” 강원국의 <대통령의 글쓰기>에서 소개한 노무현 대통령의 글쓰기 지침이다.

“끝나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아는 낙화 같은 글을 쓰는 연애고수가 되고 싶어서, 자주 되뇐다. 독자는 연인이다. 독자를 지루하게 하지 말자.” <글쓰기의 최전선>의 은유작가의 말이다.

여기에서 언급한 낙화는 이형기의 시 <낙화(落花)>인데 그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좀더 일찍 이런 문장들을 접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글을 쓰는 데 있어서 마침표는 글쓰기의 고통이나 무게를 온몸으로 상징한다. 문장을 쪼개고 끊어 치려면 마침표가 필요하다. 있으나 활용을 못한다. 문장이 중언부언 지리멸렬해진다. 적절한 마침표는 명문장을 탄생시킨다. 

문장의 마침표와 마찬가지로 삶 속에서의 마침표도 중요하다. 삶의 문장에서 마침표를 제때 제대로 찍지 못했다 함은 제대로 무엇을 잘 끝내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스티브잡스가 들려주는 인생의 지혜는 여전히 깊은 울림이 있다. 그 중의 하나는 ’모든 점들은 연결된다’는 그의 점과 인생에 대한 통찰이다.

“여러분은 과거를 뒤돌아봤을 때에 비로소 점들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점들은 당신의 미래와 어떻게든 결국은 이어질 것이라는 것을 믿어야만 합니다. 본능, 운명, 삶, 업보 등 무엇이든 간에 점들이 결국 연결되어 하나의 길을 이루게 될 것이라 믿어야 합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당신의 가슴이 움직이는 대로 따라붙는 자신감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설사 당신의 마음을 따르는 것이 잘 닦여진 길에서 벗어날지라도 그것이 여러분을 남과 다르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인생은 점과 점이 이어져 하나의 선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여기에서 점이란 과거에 행한 중요한 선택이다. 우리들은 무언가를 결정하고 선택할 때 두려워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스티브잡스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하나하나의 경험이 삶의 소중한 교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티브잡스 역시 숱한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쳤다. 실패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점들이 연결된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필요하다. 실패의 경험이라고 해서 끊긴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현재의 점을 찍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화룡 (畫龍)에 점정(點睛)이 빠졌어” “2%가 부족해”  

직장 생활을 하던 시절에 선배들에게 기획서 리뷰를 받을 때 마다 듣던 소리다. 또한 선배의 위치가 되어서 후배들에게 하던 소리이기도 하다. 점 하나가 빠지면 작품이 되지 못한다. 그림도 그렇고 기획서도 그렇고 인생살이도 그렇다. 아마도 한 점의 위상을 가장 강력하게 표현 한 말인 듯싶다. 바로 화룡점정이다.

화룡점정은 무슨 일을 할 때 최후의 중요한 부분을 마무리함으로써 그 일이 완성되는 것이다. 또한 일 자체가 돋보인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기도 하다. <수형기(水衡記)》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양(梁)나라의 장승요(張僧繇)가 금릉(金陵:南京)에 있는 안락사(安樂寺)에 용 두 마리를 그렸는데 눈동자를 그리지 않았다. 사람들이 이상히 생각하여 그 까닭을 묻자 “눈동자를 그리면 용이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용 한 마리에 눈동자를 그려 넣었다. 그러자 갑자기 천둥이 울리고 번개가 치며 용이 벽을 차고 하늘로 올라가 버렸다. 눈동자를 그리지 않은 용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아~ 마침표를 찍지 못하네요”

야구 경기에서 9회말 투 아웃 풀카운트 상황이다. 투수는 전력 투구를 하는데 계속 해서 파울 볼이 나온다. 중계 방송에서 한탄 하듯 나오는 소리다.

“마침표를 팍 찍으란 말이야, 종지부를 찍어”

여자배구 경기에서 35점 대의 듀스가 이어진다. 팬들에게는 흥미진진한데 선수들에게는 그렇지 못한 모양이다.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 후 작전 타임에서 감독이 선수들에게 하는 독려의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금연한다’라는 문장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 무던히 노력한다. 그러나 여전히 쉼표의 연속이다. 작심삼일이라는 늪을 건너서 이 문장에 마침표를 찍고 건강한 생활로 거듭나야겠다.

노래에서도 마침표는 중요 흥얼거림이다. 가수 아이유의 마침표는 이별이다. ‘…안녕 모두 안녕, 안녕 모두’ 이별은 만남의 가능성이다. 정돈된 이별은 아픔이자 희망이다. 가수 현철의 마침표는 미련이다. 애원이다. 사랑의 마침표는 아프다. 헤어짐이자 눈물이고 상처이자 미움이다. 

점 하나를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님’이 되고 ‘남’이 된다. 마침표는 점 중의 점이다. 이른바 왕 점이다. 적절한 때와 장소에서 마침표를 딱 찍을 수 있는 ‘마침표 정신’이 나 자신을 더욱더 매력 있게 브랜딩 하는 절묘한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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