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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호] "포스트 평창"…올림픽이 불러올 경제적·사회적 파급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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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호] "포스트 평창"…올림픽이 불러올 경제적·사회적 파급효과는?
  • 민종혁 기자
  • 승인 2018.02.08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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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경제적 효과, 64조억 원으로 기대

[소비라이프 / 민종혁 기자] 평창동계올림픽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이달 9일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25일까지 개최된다. ‘88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올림픽이자 국내에서 최초로 열리는 동계올림픽인 평창동계올림픽은 세 번의 도전 끝에 유치를 성공한 올림픽이지만 본격적인 축제의 분위기가 달아오르기도 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여파와 과도한 숙박비 ‘바가지’ 요금 등의 문제로 국민 마음을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가 가져오는 경제적 이익창출의 효과는 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64조9,000억 원의 직·간접적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여성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한반도기 공동 입장 등으로 인한 거센 비판여론과 평창동계올림픽에 회의적인 생각을 지닌 국민들 또한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올림픽 이후 우리나라가 안게될 경제적, 사회적 변화에는 무엇이 있을까.

올림픽이 가져다주는 지역 홍보 효과

평창동계올림픽은 지난 2011년 7월 6일,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 두 도시를 제치고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택됐다. 우리나라와 강원도는 삼수 끝에 동계올림픽 개최라는 영광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 올림픽 유치로 우리나라는 동·하계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등 4대 국제 스포츠를 개최한 ‘국제 스포츠 대회 그랜드 슬램’ 달성 국가가 됐다.

 
그중 올림픽은 세계인의 축제라고 불린다. 수많은 국가는 왜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투자를 기울이는 걸까? 바로 올림픽이 가져다주는 경제적·사회적 효과, 그리고 전 세계에 나라를 알릴 수 있는 홍보 효과 때문이다.

지난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캐나다 밴쿠버나 201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영국 런던 등 이미 유명하고, 국가 경제력 또한 세계를 선도하는 수준인 몇몇 나라를 제외하고는 러시아 소치, 이탈리아 토리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일본 나가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등 그동안의 수많은 올림픽 개최지는 개최지로 선정되기 전까지 많은 이들에게 많이 알려진 도시는 아녔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잘 치러진다면 이후 평창은 국제 스포츠 행사장으로서 떠오를 수 있으며,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레저도시로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 실제로 일본의 삿포로는 1972년 제 11회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이후 세계적인 겨울 관광지로 급부상했다.

또한 올림픽이 개최되는 동안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와 스텝, 관계자, 관광객이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업로드하는 평창에서의 사진들은 자연스럽게 평창의 인지도를 상승시키고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릴 기회가 된다.

경제적 효과, 64조억 원으로 기대

현대경제연구원이 동계올림픽 유치 당시인 지난 2011년 발표한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올림픽으로 인한 총 경제적 효과는 약 64조9,000억 원에 이른다.

이중 올림픽 관련 투자 및 소비 지출 등 직접적인 효과가 21조1,000억 원, 올림픽 개최 이후 10년동안 경제적 효과로는 약 43조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은 지난 2016년 말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개최한 경총포럼에서 이번 올림픽의 경제효과가 32조2,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등의 여파로 기업과 국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해 후원액 모금과 공공기관 협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본격 출범하면서부터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개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는 모습을 보이자 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호응이 증가했다. 그러나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의 추진으로 비난 여론이 거세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반도 경제에 악영향을 끼쳐오고 있는 ‘남북한 리스크’가 이번 남북대화 재개로 인해 완화돼 수십조 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다. 올림픽 개최로 얻는 즉각적인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남북한 갈등 해소의 희망이 올림픽에서 비친다면 올림픽 이후, 이른바 ‘포스트 평창’으로 얻게 될 경제적 효과가 더욱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3.0%가 달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예측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임금인상에 따른 민간소비 확대와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등의 이유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강릉, 경강선 KTX 개통 후 관광객 18% 늘어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가장 크게 달라진 변화는 바로 교통 인프라다. 지난해 12월 22일 정식 개통한 경강선 KTX는 태백산맥을 관통해 서울과 강릉을 잇는다. 수색~서원주 108km는 선로를 바꿔 시속 250km로 달리며 원주에서 강릉까지 121km 구간은 철도를 새로 깔았다. 경강선 KTX 개통으로 기존 5시간 넘게 걸리던 서울~강릉 이동 소요 시간이 1시간 30분~2시간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처럼 강원도가 반나절 생활권에 들어옴에 따라, 서울에서 KTX를 타고 강릉에 도착해 올림픽 경기를 즐기고, 하루가 넘어가기 전 다시 되돌아오는 코스도 가능하다. 운임은 인천공항(T2)~강릉 40,700원, 서울~강릉 27,600원, 청량리~강릉 26,000으로 책정됐다.

지난달 16일 강릉시에 따르면 개통된 KTX를 타고 강릉시를 방문한 관광객은 1,466만 명으로, 전년 1,246명에 비해 약 18%(220만 명)가 증가했다. 특히 개통된 12월 당시에는 전년 동월 대비 34%나 급증한 49만5560명이 KTX를 이용했다. 강릉시는 동계올림픽기간에는 하루 51회 KTX가 운행됨에 따라 이용객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경강선 KTX 개통으로 지역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시장과 안목커피거리, 주문진, 사천, 강릉역 인근 등의 지역이 KTX 개통 전보다 5~30%가량 매출이 상승했다.

경강선 KTX 개통으로 시외·고속버스는 이용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택시업계의 경우 장거리 손님의 증가로 매출이 약 20%가량 오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시는 관광객 편의 제공을 위해 경포권, 주문진권, 정동진권 등 주요 관광지를 운행하는 시내버스 노선이 강릉역을 거치도록 변경했다. 또 올림픽 기간에는 무료 시티투어 버스가 하루에 8대씩 투입돼 주요관광지를 순환한다.

한편 기차뿐만 아니라 자동차로도 충분히 올림픽을 즐길 수 있게 됐다. 국토부는 국민들의 올림픽 접근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지자체와 함께 7조7,672억 원을 투입해 328km의 고속도로, 국도, 지방도 신설 및 개량 사업을 벌였다. 올림픽 접근도로를 이용하면 수도권에서 평창 올림픽 개·폐회식장 구간을 2시간, 주 경기장과 보조경기장 구간을 30분 이내로 이동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발판 되는 동계올림픽

일본은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컬러TV 중계를 선보였다. 이 도쿄올림픽은 일본이 전자산업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본격적인 4차산업혁명의 물결과 함께 개최하게 되는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은 5G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하는 시범올림픽으로서, 전 세계에 우리나라의 IT기술을 선보일 좋은 기회의 장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의 공식 파트너이자 주관통신사인 KT는 이번 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인다. KT는 이번 올림픽을 발판으로 내년도 5G 상용화 및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 주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KT는 지난달 24일 올림픽 관련 시설까지 쉽고 빠르게 찾아갈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 ‘Go 평창’을 출시했다. ‘Go 평창’은 목적지까지의 이동 거리, 교통수단, 예상시간, 소요금액 등 이동방안을 제시하는 기능과 목적지까지 자동차 내비게이션 기능을 제공한다. 이뿐만 아니라 시외버스와 고속버스 그리고 KTX를 예약할 수 있는 각종 앱과 연동돼 검색한 경로에 따라 모바일 승차권을 예매할 수도 있고 카셰어링 앱 연결도 가능하다. 대회 기간 중 운영되는 올림픽 셔틀버스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전 세계 3월 출시를 앞둔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NEXO)는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자율주행을 시연하는 데 활용된다. 자율주행 레벨2를 구현한 넥쏘는 올림픽 기간 내 경기장 주변 구간을 왕복하며 자율주행 체험 차량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더불어 이번 올림픽은 세계 최초로 15개 종목 중 10개 종목이 4K UHD로 제작돼 생중계된다. 이를 통해 안방에서 올림픽을 관람하는 시청자들도 마치 현장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듯한 생동감을 전달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폐막 후 동계스포츠 레저 도시로 거듭나야

 
올림픽의 긍정적인 효과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올림픽 개최 이후의 관리 또한 중요하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은 역대 대회 중 경제적으로 성공한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솔트레이크시티는 올림픽 개최에 필요한 11개 경기장 중 오로지 3개 시설만 신축했으며 8개 경기장은 기존 시설을 개보수해 지출을 최소화했다. 또한 올림픽이 끝난 이후 체험 상품을 개발하는 등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꾸준히 수익을 창출했다. 시설을 활용하기 위해 솔트레이크는 프로아이스하키팀과 풋볼팀의 홈경기장, 미국 스피트스케이팅 국가대표 본부, 스포츠의학특화병원 등을 유치했고 그 덕분에 미국 동계스포츠의 중심지로 재탄생했다.

반면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은 개·폐회식장과 더불어 5개 실내경기장 중 4개 경기장을 모두 새로 지었고 인프라 구축을 위해 205억2000만 달러를 투입했다. 하지만 폐막 이후 시설 대부분이 주로 지역 주민 생활체육 공간으로 사용되고 지역 관광자원 개발도 실패하면서 예상했던 만큼의 수익창출을 얻지 못해 대표적인 적자 올림픽 사례로 남게 됐다.

이와 같은 사례를 보면 평창동계올림픽 또한 경기장의 사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림픽 개최 후에도 꾸준히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만한 수익창출 모델이 시행돼 아시아의 동계스포츠 레저 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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