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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살롱, 권인경, 박능생, ž박영길 3인전 <펠리스 비아헤! – ¡Feliz via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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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살롱, 권인경, 박능생, ž박영길 3인전 <펠리스 비아헤! – ¡Feliz viaje!>
  • 민종혁 기자
  • 승인 2018.01.31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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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로 그린 스페인 풍경...삼청동 도로시 살롱에서 2월 6일 (화)부터 25일(일)까지, 오프닝 파티 2월 6일 화요일 오후 5시

[소비라이프 / 민종혁 기자]  동양화를 전공한 세명의 작가에 비친 스페인 풍경을 자신만의 감각과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을 골라 한 자리에 모아 소개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서울시 중구 삼청동에 위치한 도로시 살롱이 2018년 첫 기획전으로 권인경, 박능생, 박영길 세명의 작가의 작품을 골라  < 펠리스 비아헤 ¡Feliz viaje! (즐거운 여행되세요!)>를 개최한다. 

▲ (사진: 권인경, 박능생, ž박영길 3인전 <펠리스 비아헤! – ¡Feliz viaje!>포스터)

이번 전시회는 지난 해 스페인 마드리드 한국문화원에서 열렸던 <New Seoul Project (뉴 서울 프로젝트)> 전시 참석차 스페인으로 출장 겸 여행을 다녀 온 세 작가가 그곳에서 새롭게 접한 풍경에 매료되어 자신만의 감각과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들을 골라 한 자리에 모아 소개하는 자리이다.

동양화를 전공한 권인경, 박능생, 박영길 세 작가는 직접 눈으로 본 실경을 기반으로 작업을 한다. 그러나 그들이 그려내는 풍경은 눈에 보이는 그대로 재현하는 실재의 풍경은 아니다. 전통 동양화가, 한국화가 그렇듯, 그리고 최근의 많은 현대회화가 그렇듯 한 화면에 다양한 풍경을, 공간을, 장면을 모아 재구성한다.

때로는 시점 마저도 단일하지 않고, 우리에게 풍경화를 생각할 때 익숙한 원근법으로 표현된 화면과도 또 다르다. 세 작가가 입을 모아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듯 기억과 경험에 기반한, 심리적 상태와 정신이 깃든 화면이다. 그렇지만 실경을 기반으로 하기에 요소요소를 뜯어 보면 하나하나는 분명히 실존하는 공간이고, 장면이며, 풍경이다.

흥미롭게도 <펠리스 비아헤!>에서 소개하는 풍경들은 얼핏 보면 스페인이 아닌 동양의 풍경 같은 생각이 든다. 기법이, 색감이 동양화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우리눈은 어리석게도 쉽게 저건 동양 어딘가라고 단정지으려 한다. 그러나 하나하나 뜯어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이나 가까운 일본, 중국의 풍경과는 다른 서양의 풍경이, 유럽의 풍경이, 스페인의 풍경들이 분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권인경의 <잊혀진 기억, 상기된 시간 1(2018)>은 전면에는 유유히 강이 흐르고, 이 강이 둘러싸고 있는 기암괴석이 우뚝 솟은 언덕 위로 저 멀리에는 뾰족한 종탑과 중세 수도원으로 보이는 건축물, 그리고 뭉툭하고 거친 붉은 가옥들이 듬성듬성 보이는 익숙한 듯 다소 낯선 풍경으로 스페인의 고도 톨레도를 소개한다. 세심한 디테일 묘사의 유려함과 장엄한 중세도시의 근엄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권인경의 미묘한 톨레도는 한동안 우리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박능생의 톨레도, <Spain Toledo (2017)>는 자연스럽게 권인경의 톨레도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주묵으로 시원하게 그려 내린 눈 앞에 웅장하고 육중하게 펼쳐지는 바위 언덕과 그 중간을 내돌아 뻗은 도로에 줄이어 달리는 자동차의 모습이 묘하게 중세도시 톨레도와 잘 어울린다. 수묵으로 아기자기하게 스페인 마드리드 길거리를 거니는 관광객들의 모습을 그린 연작 드로잉 < Spain Madrid – Street (스페인 마드리드 – 거리, 2017)>은 박능생만의 간결하지만 힘있는 구도와 모필로 하는 드로잉의 또 다른 매력을 절로 느끼게 해 준다.  

박영길의 마드리드, <Wind-road, Madrid (바람-길, 마드리드, 2018)> 는 더욱 흥미롭다. 스페인의 수도, 스페인 절대왕정의 화려한 궁궐과 도시 건축들을 뒤로 하고 작가의 눈에 제일 크게 들어 온 것은 다름 아닌 소나무 숲이고 서울에서 보는 것과 다른 새로운 형태의 소나무였던 것이다. 작가의 본래 화풍과 새로운 소재(스페인 풍경)과 새로운 경험(스페인 여행)이 어우러져, 작가의 ‘바람과 마주치는 길 위에서 보여지는 구체적이고 다양한 인물과 형상들의 자유로운 재구성’인 Wind-road의 흥미로운 스페인 편이 우리 눈 앞에 펼쳐진다.

전시를 위해 함께 스페인을 다녀 온 세 동료 작가가 보여주는 스페인 풍경은 그 개성과 다양함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 준다. 스페인의 마드리드와 톨레도. 같은 장소를 같이 다녀온 사람들이 이렇게 다른 방식과 다른 느낌으로, 각자의 경험과 기억, 감정과 감성을 담아 다른 표정으로 각각 그려낸 그들만의 마드리드, 톨레도를 훔쳐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또한 박능생은 다른 두 작가는 다녀 오지 않은 스페인의 또 다른 매력적인 고도 그라나다를 자신만의 시선과 시각으로 재구성하고 재해석한 흥미로운 풍경을 우리 눈앞에 펼쳐 준다.

 강력한 한파가 몰아쳐 꽁꽁 얼어붙은 몸과 마음으로 시작했던 2018년, 권인경, 박능생, 박영길 세 작가가 소개하는 정열의 나라 스페인 풍경을 통해, 우리가 가보지 못했던 스페인 도시를 즐겁게 여행해 보자. 만약 이미 다녀온 곳이라면, 내가 본 풍경과 세 작가가 각각 달리 보여주는 풍경들을 비교하며 다시 여행하는 재미 또한 매우 쏠쏠할 것이다.

이번 전시는 오는 6일(화)부터 25일(일)까지 열리며, 작가와 함께하는 오프닝 파티가 오는 2월 6일 금요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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