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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간디는 왜 물레질을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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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간디는 왜 물레질을 하는가?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 승인 2018.01.17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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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브랜딩 작가]   글쓰기 책을 읽는 도중에 다음과 같은 말을 만났다.
"사람을 웃기고 울려라.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들을 기다리게 해라." 특히 ‘기다리라’는 말에 공감이 갔다. 누가 한 말인가 보았더니 찰스 디킨스였다.

찰스 디킨스는 영국의 대표적인 작가다. 그는 독자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20세기 작가로 평가 받고 있다. 예술성과 상업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최초의 인물이라는 부러운 평가도 따른다. 대표작은 첫 번째 소설 <피크위크 유람기>를 비롯하여 성찰 소설 <위대한 유산> 등 다수가 있다. 

▲ (사진: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브랜딩 작가)

<위대한 유산>은 제목부터 필자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위대한 유산>의 원제는 <Great Expectations>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당연히 <위대한 기대> 일 텐데 말이다.  유산이라면 Inheritance이어야 올바르지 않는가?  한자로도 적어 놓지 않아서 궁금증은 더했다. 遺産인가?  결론적으로 책 제목이자 주제인 위대한 유산은 ‘겉멋’ 만 든 신사가 아니라 먼저 ‘내면’이 성숙한 신사가 되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는 것이었다.

우리는 매일 유산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삶이 곧 유산이니까 말이다. 기왕이면 의미가 있는 유산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고전(古典)’을 만드는 것이다. 아니’전설(傳說)’이라는 말이 더 적절하겠다. 유산을 만들겠다는 인식을 하고 나면 행동과 선택이 달라진다. 이러한 유산은 곧 가장 강력한 나의 ‘상징’에 다름 아니다.

필자의 경우는 책을 선택했다. 아주 어렵게 졸저(拙著) 하나를 출간했다. 세상의 평가는 좋은 냄비받침 하나 나왔다는 것일 것이다. 물론 내 입장은 다르다. 좋은 의미로는 위대한 유산 하나를 창조해낸 것이다. 비판적인 의미로는 나의 수준을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 또 다른 책을 쓰는데 있어서 커다란 지침이 될 것이다.

어떤 유산을 만들어 갈 것인가? 어떤 기준으로 평가 할 것인가? 이러한 것들이 문제인데 다음의 4가지 기준을 참고해 보면 그것에 대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첫째로,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인가?
말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경우가 있다. 글을 쓰는 사람은 그것을 쓴다. 그리고 자신의 유산을 만든다. 또한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일 수도 있고 가장 비밀스러운 것일 수도 있다.

둘째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인가?
사람들이 내가 하는 말이나 내가 만든 상징물을 보고서 어떤 생각을 할 것인가를 판단해 보는 것이다. 좋다고 따라 할 것인지 아니면 얼굴을 찌푸리고 피할 것인 지 모를 일이다. 심지어 악담을 하고 인터넷에 악성 루머를 퍼뜨릴 수 도 있다.

세 번째로 정도(正道)에 맞는 것인가?
거창하게 보면 칸트의 정언명령을 따르는 것이다. 정언명령은 그 명령의 전제가 되는 어떤 상위의 목적이 있으면 안 되는 것이다. 조건이 붙는 가언명령이 아니라, “너는 무조건 이것을 해야 한다”와 같은 것이다. 조건 없는 의무감이다. 조건 없는 의무감은 정도로 이어진다. 정도가 힘이고 결국은 정도가 승리한다. 

마지막으로 자녀에게 해주고 싶은 것인가?
무엇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가장 정성적인 기준은 자식이다. 자식에게 물려줄 만한 유산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을 가장 값진 유산으로 생각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 내 모습을 어떻게 기억할까 하는 데 생각이 미치면 정신이 번쩍 드는 이유다.

유산은 크게 물질적 유산과 정신적인 유산으로 나뉜다. 정신적인 유산이 진정한 유산이라는 주장이 우세하다. 명심보감에는 ‘자식에게 천금을 물려주는 것이 기술 한가지를 가르치는 것만 못하다’고 했다. ‘머리에 지혜를 가슴에 사랑을 손에 근면’을 유산으로 물려주는 부모가 가장 존경 받는 부모다. 그것이 무엇일까?

알랙상드르 자르댕의 <쥐비알>은 아버지와 함께한 추억을 이야기하면서 아버지로서의 자신을 깨닫는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자식에게 어떤 유산을 남겨야 하는 지를 생각하게 하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미국의 사진 작가 마가렛 버크 화이트가 찍은 ’간디와 물레’ 라는 사진을 떠올려 보자. 물레 뒤편에서 간디가 책을 읽고 있는데 물레는 간디의 상징이고 비폭력 투쟁의 상징이다. 또한 인도 독립운동의 상징이다. 간디가 물레를 돌려 옷을 만들어 입은 것은 영국물건을 사지 말고 국산품을 애용하자는 고귀한 뜻이 담긴 행동이었다.

상징은 곧 유산이다. 위대한 유산을 남기는 것은 나를 특별하게 하는 방법인 자기 브랜딩에 있어서 궁극의 과제다. 우리는 어떤 상징을 나의 유산으로 남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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