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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호] 내 몸 바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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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호] 내 몸 바로 알기
  • 어완규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과장
  • 승인 2018.01.0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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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혈은 적혈구의 총량이 감소한 상태
[소비라이프 / 어완규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과장]
어완규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과장)
빈혈은 혈관 안에서 전신을 순환하는 적혈구의 총량이 감소한 상태를 말한다. 적혈구는 뼛속에 있는 골수에서 생성되는 혈액세포 중 하나로서, 우리 몸 구석구석으로 산소를 운반하는 한편, 몸속에 쌓여 있는 이산화탄소를 운반하여 배출하는 기능을 한다.
 
적혈구가 골수에서 적절히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충분한 영양소가 필요한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철, 비타민 B12, 엽산 등이다. 이들 영양소가 부족해지는 경우에는 빈혈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철의 결핍은 전 세계적으로 빈혈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 보건기구 발표에 따르면 15~49세 가임 여성의 약 30%가 철 결핍에 의한 빈혈 (이하 철결핍빈혈)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가임 여성의 약 18%에서 철결핍빈혈이 있다고 한다. 영양소의 부족 외에 골수 자체가 병들어 있는 경우에도 적혈구 생성이 감소해 빈혈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골수에서 생성된 적혈구는 4개월 정도 지나면 노화되어 간이나 비장에 있는 대식세포에 의해 파괴되고, 일부는 혈액의 한 구성요소로서 전신을 순환하다가 혈관 내에서 파괴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적혈구 파괴 과정이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일어나게 되면 빈혈이 발생한다. 또한 월경, 위궤양, 종양, 치질 등으로 인해 적혈구가 비정상적으로 우리 몸 밖으로 빠져나갈 때도 빈혈이 유발된다. 
 
빈혈이 생기면, 몸에 분포되어 있는 산소가 필요한 다양한 조직에 충분한 양의 산소를 운반할 수 없어서 산소 부족 상태를 초래하고 그로 인한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많은 사람들이 빈혈이라고 하면 어지러운 증상을 먼저 떠올리지만 빈혈의 가장 흔한 소견은 피부, 특히 얼굴이 창백해지는 현상이다. 
 
또한 빈혈 환자들은 쉽게 피로해지고, 두통, 근육통을 느끼기도 한다. 학생의 경우에는 학습능력이 저하되고 면역기능이 저하되기도 한다. 일부 여성들은 손톱이 얇아지거나 잘 부서져서 손톱을 기르기 힘들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빈혈이 심하면 맥이 빠르거나 숨이 차서 운동하기 힘들어진다. 일부 환자들이 심한 빈혈을 악성빈혈이라고 표현하곤 하는데, 이는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실제로 악성빈혈이라고 불리는 우리나라에서는 드문 질환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만일 빈혈이 오랜 기간에 걸쳐서 서서히 진행된 경우에는 특별한 중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서, 혈액검사 후에 우연히 빈혈이 발견되기도 한다. 
 
빈혈이 의심될 경우에는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빈혈의 존재 여부를 확인한다. 빈혈로 진단이 되면 특수 혈액검사, 소변검사, 대변검사,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검사, 부인과 검사 등 추가검사로 빈혈의 원인을 추정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의료진으로부터 빈혈이 있다고 들었을 때, 빈혈을 최종진단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숨어있는 질환을 진단하는데 필요한 연결고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빈혈이 있다는 말을 듣고 바로 빈혈약을 복용하는 것보다는, 가급적 빈혈을 유발한 원인을 찾아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 특히 성인에서 철결핍빈혈로 진단된 경우 빈혈약 복용 전에 위암이나 대장암 등과 같은 중대 질환이 있는지를 꼭 확인한다. 
 
빈혈의 치료방법은 빈혈의 원인에 따라 다르다. 대표적인 빈혈인 철결핍빈혈을 예를 들면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먹는 철분제로 적절히 치료되는 편이며 치료 시작 후 1주일 정도 지나면 증상이 호전되는 것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단기간의 치료만 하고 치료를 중단할 경우에는 치료가 불완전해지므로 충분한 기간 동안 치료를 지속해야 빈혈의 재발을 줄일 수 있다. 대부분에 있어서 수혈은 불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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