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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호] “설마 나도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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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호] “설마 나도 치매?”
  • 한기홍 기자
  • 승인 2018.01.05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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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성 치매, 젊은층에서 크게 늘어

[소비라이프 / 한기홍 기자]  연말연시를 맞아 술자리가 많아진 직장인 A 씨(37·남)는 최근 술을 마시기 시작한 어느 시점 이후부터 술자리에서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집에는 어떻게 왔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과음 탓 인줄 알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억이 끊기는, 이른바 ‘블랙아웃’ 현상이 발생하는 횟수가 점점 더 잦아졌다.

치매는 만 66세가 지나면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지지만, 노년층에서만 나타나는 질병은 아니다. 최근 잦은 음주와 과음으로 인해 젊은층 사이에서도 ‘알코올성 치매’가 급증하고 있다. 음주 후 기억을 잃는 ‘블랙아웃’ 증상은 오래 방치하면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블랙아웃, 알코올 독소가 뇌를 공격하는 증상
 
과음 후 마치 정전이 된 것처럼 기억을 잃는 블랙아웃 증상을 겪어본 사람을 주변에서 찾아보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블랙아웃 증상을 겪더라도 음주로 인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블랙아웃 현상은 알코올의 독소가 뇌 등 중추신경계를 공격하면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영향 중 하나로, 이를 방치할 경우 알코올성 치매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알코올성 치매는 장기간 지속된 과음으로 인해 발현되는 경우다. 알코올은 신경세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데 이러한 영향이 축적되면 치매로 진행될 수 있다. 알코올 그 자체의 독성에 의해 치매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며 알코올 섭취로 인해 비타민B1의 흡수와 섭취가 방해되고 이로 인해 뇌세포 손상으로 이어져 치매로 발전되는 경우도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알코올성 치매는 계획을 세우고 일을 진행하는 ‘집행기능(executive function)’에 먼저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비타민 결핍이 원인으로 치매가 발생할 경우에는 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Wernicke-Korsakoff syndrome)이라 불리는 특이한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 경우 집중적인 비타민 공급으로 증세가 나아질 수 있지만, 만약 이 시기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코르사코프 증후군(Korsakoff syndrome)으로 발전될 수 있다. 이때는 다른 퇴행성 질환과 비슷한 치매 양상을 보이며 주로 기억을 잃고 엉뚱한 말을 하는 작화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여기까지 진행됐다면 치료를 해도 효과를 보기가 어려워진다. 
 
 
블랙아웃 잦아지면 알코올성 치매 의심해야
 
과음 후 기억을 잃는 블랙아웃 증상은 알코올로 인해 뇌가 약해진 증상으로, 새로운 기억의 저장을 방해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블랙아웃을 겪는 횟수가 점차 잦아지게 된다면 뇌 전반으로 문제가 확대돼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한두 번의 블랙 아웃 현상도 이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특히 젊은 알코올성 치매의 환자는 치매의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기에 방치하면 짧은 기간 내 치매 증세가 심각해질 수 있으며 뇌세포와 간 기능이 손상되고 고혈압,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을 야기시킬 수 있다.
 
또한 기억력이 감퇴하고 언어 장애가 오는 노인성 치매와 달리 알코올성 치매의 경우 알코올이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을 손상시켜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거나 충동조절장애가 올 수 있어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들에게까지 피해를 끼칠 수 있다.
 
치매는 아직 완치법이 발견되지 않은 질환인 만큼, 예방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특히 알코올성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음주습관의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알코올성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금주’다. 술을 끊으면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부득이하게 술을 마셔야 한다면 물을 많이 마셔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30~50대 치매 환자 두 배 이상 증가해
 
‘치매’하면 알츠하이머를 떠올리기 쉽지만 알츠하이머는 치매 원인의 60~80% 정도를 차지하는 치매의 한 유형이며, 이외에도 혈관성 치매, 루이체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알코올성 치매, 가역성 치매 등이 있다.
 
알츠하이머는 뇌세포의 퇴화로 기억력을 비롯한 여러 인지기능이 점차 저하되면서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는 만성뇌질환을 말한다. 전체 치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알츠하이머는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발병의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 알려지지 않았다. 치매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 기능이 손상되며 인지 능력이 저하되고 정서 및 성격, 행동 장애가 동반되는 증상이다.
 
치매는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나타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치매 환자 42만4239명 중 1만9665명(약 4.6%)가 만 65세 미만의 나이에 발병하는 초로(初老)기 치매 환자였다. 특히 30~50대 환자도 지난 2006년과 비교했을 때 4,055명에서 지난 2016년에는 8,521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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