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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나와 메시는 서로를 존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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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나와 메시는 서로를 존중한다.”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 승인 2017.11.22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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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브랜딩 작가]  ‘물방울 화가’인 김창열 화백. 2017년 11월 현재 88세인 데 40년간 오직 물방울만 그렸다. 물방울 하나로 세계 화단에 이름을 떨친 그는 한국 현대미술사의 거목으로 불린다. 비결이 무엇이냐는 세간의 물음에 동고동락했던 친구들이 큰 힘이 되었고 그 중에서도 라이벌이 큰 역할을 했다고 했다. 라이벌은 누구냐는 질문에 ‘내 평생 라이벌은 백남준, 이우환……이제는 소중한 추억이죠’라며 그는 웃었다.

라이벌. 우리는 이 단어를 접하게 되면 묘한 느낌을 갖게 된다. 누구나 살다 보면 라이벌 혹은 그와 비슷한 대상을 갖게 된다. 과거에는 유독 스포츠 분야에서 많이 사용했는데 요즘에는 특별한 구분 없이 일상적으로 사용한다. 라이벌은 그와 어떤 관계를 유지하느냐에 따라서 롤 모델이나 또는 스승처럼 개인 브랜딩에 큰 영향을 미친다.

▲ (사진: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브랜딩 작가)

초등학교 시절에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라이벌이었던 것이다. 성적도 비슷했고 체격도 비슷했다. 어찌 보면 생김새도 비슷했던 것 같다. 게다가 아버지 두 분도 우리가 다니던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다. 전교 학생회장 선거에서 경쟁하는 등 라이벌 구도는 치열했고 중학교까지 이어졌다. 어린 시절을 비교적 건강하게 지낸 것은 친구와의 이 같은 라이벌 의식에서 비롯된 경쟁력이 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군대 시절에도 라이벌이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사단 본 부대 행정병으로 전속을 갔는데 임무중의 하나가 각종 차트를 쓰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 차트를 쓰는 일이 만만치가 않았다. 부서간 심한 경쟁을 했다. 특히 정보처와 작전처가 맞붙었는데 장교, 하사관, 사병 등 층층이 라이벌 구도가 형성이 되었다. 잘 못할 경우에는 얼차려와 더불어 많은 꾸중을 듣고 외출 외박에도 제한을 받았다. 반면 차트 작성의 경쟁력은 높아졌다.

라이벌(Rival)이란 말의 어원은 Rivalis인데 이는 라틴어로 강을 의미하는 rivus의 파생어다. "같은 강을 둘러싸고 싸우는 사람들"에서 "하나 밖에 없는 물건을 두고 싸우는 사람들"의 의미로 변모했다. 어린 시절, 정월대보름날에 뚝방 건너편에 있는 이웃마을과 마치 전쟁을 치르는 것 같은 쥐불놀이 싸움을 한 것을 보면 라이벌의 의미가 쉽게 다가온다.

라이벌과는 정정당당하게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 라이벌이 있으면 더욱 분발하고 자기수련과 정진을 계속하게 된다. 라이벌은 자기향상을 위한 촉매제다. 경쟁이 없으면 활력이 없다. 위대한 발견과 전진은 호적수 즉 라이벌 간의 경쟁으로 가속되고 성취되었다. 김영삼과 김대중, 나훈아와 남진, 고려대와 연세대, 핑클과 SES, 유재석과 강호동, 그리고 메시와 호날두에 이르기까지.

라이벌의식이 과도하게 작동하면 안 된다. 장자에 ‘와우각상쟁 (蝸牛角上爭) 이란 말이 있다. 직역을 하면 달팽이 뿔 위에서 싸움을 한다는 뜻이다. 즉 하찮은 일로 벌이는 의미 없는 싸움을 가리킨다. 달팽이의 두 촉수가 서로 잘났다고 싸우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지나친 라이벌 의식이 빚어 낼 수 있는 어리석음을 개탄한 것이다.

지나친 라이벌의식은 본질을 비켜가기도 하고 반칙을 하는 등 정정당당함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되는 원인이 된다. 라이벌의식의 폐단은 비단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도 국가도 마찬가지다. 정점의 사례로는 중남미의 축구 전쟁을 꼽을 수 있겠다. 평화로운 경쟁을 해야 한다.

라이벌의 최종 이미지는 승자와 패자가 나누어지는 것이 아닌 서로의 윈윈(Win –Win)이다. 이상적인 라이벌 관계는 있는 것인가? 라이벌 관계도 레벨이 있는데 아마도 가장 이상적인 라이벌 관계는 이 시대의 축구 지존인 FC바르셀로나 메시와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관계가 아닌가 한다. 호날두가 메시와의 관계에 대해 언급한 것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호날두는 말했다.

“언론은 나와 메시를 항상 라이벌로 생각하는 데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다. ‘서로 존중할 뿐’ 이다.”

라이벌은 나의 브랜딩에 도움을 주는 좋은 디딤돌이자 거울이다. 라이벌을 통하여 나를 되돌아 보게 되고 더 나은 미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당신의 라이벌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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