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1:51 (목)
[제121호]“남북 교착기가 미래를 준비할 적기”
상태바
[제121호]“남북 교착기가 미래를 준비할 적기”
  • 이우혁 기자
  • 승인 2017.11.08 0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홍사원 서울특별시건축사회 남북교류위원장
[소비라이프 / 이우혁 기자] 한반도를 둘러싸고 남북 간, 북미 간의 긴장감이 극도로 고조된 가운데, 지난 9월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 위기감은 숨 고르기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역사적으로 ‘극단에 치달을 때가 변화의 시점’이라는 말이 있듯, 남북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지금이 남북교류를 위한 적기일지 모른다. 
 
서울특별시건축사회는 “건축사, 교류 시대의 마스터플랜을 준비한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제1회 남북건축교류 심포지엄과 사진전’을 지난달 12일 서울 서초구에 자리 잡은 대한건축사협회 대강당에서 개최했다. 《소비라이프Q》는 이번 심포지엄과 사진전을 준비한 홍사원 서울특별시건축사회 남북교류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홍사원 서울특별시건축사회 남북교류위원장
 Q)먼저 서울시건축사회 남북건축교류위원회를 소개해 주시다면?
 
A)전문가 집단으로서 서울시와 함께 평양과 교류해 평양 도시재생에 참여하고자 하는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건축사들이 북한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한반도 공동 발전에 실무 주체자로서 역할 하는 것을 목적으로 출범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즉 건축과 건축사들의 미래를 준비하는 위원회라고 할 수 있지요
 
Q)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극대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남북건축사교류 심포지엄과 사진전’을 개최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A)먼저 비 건축의 분야에서 이렇게 건축과 관련된 행사에 관심을 가져주신 것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한반도에 전쟁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위중한 시기입니다. 그런 가운데도 우리 국민은 평화통일에 대한 희망을 계속 지니고 있으며, 꼭 이뤄야 하는 민족적 과제라고 여깁니다. 이를 위해 정부도 노력하고 있지요. 현재 한반도의 위기와 어려운 국면만을 생각한다면, 국민은 ‘염려’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입니다. 희망이 있고, 목표가 있어야 창의적 노력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남북관계의 교착기가 오히려 통일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희망을 꿈꿀 수 있으며, 그 미래를 준비할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Q)‘남북건축교류 심포지엄과 사진전’을 개최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A)이 행사는 지난해 위원회가 출범하고 난 직후부터 논의됐습니다. 10년 가까이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에 있고, 5·24조치 등으로 모든 교류의 통로가 단절된 상황 속에서 남북건축교류를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국면이 전환되는 시기를 대비해 다양한 북한 관련 자료들을 검토했으며 북한 연구자들과 탈북지식인들을 초청해 증언을 듣고, 토론하며, 건축사들의 역할에 대해 모색했지요. 이런 내용을 많은 분과 공유하며 폭넓은 의견을 청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행사가 준비됐습니다. 즉, 주변의 반응보다는 협회 위원들이 오래전부터 연구하고 준비해서 건축사와 시민들에게 뜻을 알리고 이해를 구하려고 했습니다.
 
심포지엄 내용 중 북한경제가 자본주의 초기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곽인옥 숙명여대 ICT융합연구소 박사의 발제나 북한 소비재 시장에서 주택 거래가 확산 중이라는 최상희 LH토지주택연구원의 발제는 ‘우리가 아직도 북한을 모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했습니다. 
 
그간 우리 국민은 북한의 체제나 물리적 환경에 대해 관념적으로 알고 있었지, ‘장마당’(북한의 농민 시장)을 통한 주민 간의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등 주민 사회 변화를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북한의 경제활동 변화가 생활방식을 바꾸고, 곧 삶의 환경도 급속도로 변화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고 이러한 의견에 많은 분이 공감했지요. 특히 북한 건축환경에 대해 보여주는 사진전은 지금까지 자료와는 달리 북한의 ‘빛’ 외에 ‘그림자’까지 균형 있게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많은 호응이 있었습니다.
 
Q)올해 처음 ‘남북건축교류심포지엄과 사진전’을 준비하고 개최하셨는데 준비하시면서 아쉬운 점은 없으셨는지요?
 
A)건축 전문가의 입장에서 ‘북한이 보여주고 싶어 하는 북한보다, 냉철하게 북한의 명암을 진단하고 이를 많은 건축사 회원들과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이번 행사의 취지 중 하나였습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건축사들의 역할을 모색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입니다. 지금보다는 미래세대가 넘겨받을 과제들이 더 많다고 보는데, 그런 점에서 ‘좀 더 신진 후배 건축사들의 관심이 많았으면’ 하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Q)앞으로는 남북건축교류를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이신가요?
 
A)교류라는 것이 상대가 있어야 하지요. 또한 그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지속성과 일관성이 있어야 교류의 성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보려 합니다. 남북교류에 대한 건축사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더 널리 알리고 소통해, 내부적으로도 연속성이 유지돼야 할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남한의 북한 측 교류 상대자이자 신뢰성 있는 전문가 단체로서 건축문화교류뿐 아니라, 점진적으로 건축사의 실무경험과 기술을 지원하는 개발 협력 분야로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한편, 남북 교착기에 남북 교류 시대를 대비한 ‘제1회 남북건축교류 심포지엄’이 지난달 12일 열렸다. 이 자리에서 북한이 형식적으로는 사회주의 계획경제처럼 보이지만 내용으로는 시장경제로 운영되고 있어 북한 주민들이 혼란스러운 상태로 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곽인옥 숙명여자대학교 ICT융합연구소 박사는 “북한경제는 자생적 시장화, 유통 중심의 시장화를 거쳐 생산중심의 시장화 단계에 와 있다”며 “북한은 초기 자본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더불어 석정훈 서울특별시건축사회장은 “정치적, 군사적으로 강대강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이 변곡의 시점”이라며 “지금이 북한건축을 알아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홍사원 남북건축교류위원장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남북관계의 교착기가 오히려 건축사들에게 교류 시대를 위한 준비의 적기라는 사실을 먼저 자각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