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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협회장 자리 노리는‘모피아’ 차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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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협회장 자리 노리는‘모피아’ 차고 넘친다!
  • 김소연 기자
  • 승인 2017.10.24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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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실세에 줄 대고, 노후 놀이터 사냥...욕심이 과하다 지적

[ 소비라이프 / 김소연 기자 ]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적폐청산’을 외치고 있으나 금융권 이익단체는 여전히 퇴직한 옛 재무부-금융위 관료들의 ‘모피아 놀이터’가 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숨죽이고 엎드려 있던 '모피아'(Mofia, 기재부와 마피아의 합성어) 출신들이 금융권 노른자위 자리를 노리며 물밑 움직임이 치열하다.
 
정부가 후보를 내정하지 않고 '각자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방관하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모피아 출신들이 '호기‘라고 생각하고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모피아가 표적으로 삼는 대표적 노른자위 자리는 금융협회장이다. 현재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금융투자협회, 여신금융협회 등 5대 금융협회장은 세월호 사태이후 모두 민간 출신이 맡고 있는데, 관료 출신 모피아들이 다시 협회장 자리를 차지하려는 것이다.
 
금융권 수장 노리는 '그 옛날 모피아'들 23일 금융권 인사들에 따르면, 임기가 만료된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의 후임으로 김용덕(67) 전 금융감독위원장, 방영민(68) 전 서울보증보험 사장, 유관우(63)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의 행보를 두고 금융계에선 “노욕이 심하다”라는 비판이 크다.  먼저 차기 손해보험협회장 후보는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 방영민 전 서울보증보험 사장, 유관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3면 모두가 모피아 출신이다.
 
은행연합회장 후보에도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 등 모피아들이 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은행연합회장 인선은 이사회가 회장추천위원회 역할을 맡기로 한 가운데 순수 금융권 출신으로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만이 후보로 올라 다른 모피아 후보들과 3파전 속에 ‘고군분투’를 하고 있다.
 
한편 은행연합회는 오는 26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차기 회장 인선을 논의한다. 오는 11월30일 임기가 만료되는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후임은 이사회에서 추천하게 된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주요 시중은행장인 비상임이사 10명과 하영구 회장까지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는 회장 선출을 위한 이사회를 몇 차례 개최해 차기 회장 후보를 결정하고 이를 총회에 추천해 결정할 방침이다. 26일 이사회에서 후보자 모집방식과 심사과정, 일정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에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신 전 사장과 김 전 총재, 윤 전 행장이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신 전 사장은 일찌감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호남 출신으로 현 정부의 인사정책 기조에 맞는데다 금융권에서 쌓은 폭넓은 경험과 네트워크가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신한사태’의 앙금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현재 이사회 시중은행협의회 의장사를 맡고 있는 신한은행과의 관계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달부터 하마평에 오르기 시작한 김창록 전 총재는 행시 13회로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지낸 관료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부산고 동기이다.
 
일각에서는 윤용로 전 행장을 유력 후보로 꼽는다. 윤 전 행장 역시 행시 21회로 재무부, 재정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거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참여정부 말에 기업은행장에 올랐고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외환은행장을 역임하면서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도 거쳤다.
 
그동안 은행장들 간의 논의로 확정한 은행연합회장 직은 정부에서 낙점한 사람을 은행장들이 그대로 동의하는 절차 때문에 투명성 논란이 있었다. 은행연합회장 선임 절차를 좀 더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연합회 이사회가 회장 선임절차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다시 관료 출신들이 득세할 분위기가 무르익자 금융계에서는 "퇴직한 지 오래된 전관(前官)끼리 자리다툼을 벌인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한 중견 경제관료는 "공직 퇴임 후에도 좋은 자리를 두세 번 이상 차지했던 나이 많은 선배들이 또다시 기관장, 협회장을 맡으려는 것은 모양새가 나쁘다"고 지적했다.
 
협회장 이외에 금융권 기관장 공모에도 모피아 출신들이 뛰고 있다. 신임 한국거래소 이사장 후보로는 정지원(55)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최방길(66)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등 두 사람으로 압축됐는데, 관료 출신인 정 사장으로 무게 추가 기울어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지원 사장이 거래소 이사장이 되면 후임 한국증권금융 사장도 관료 출신이 낙점될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상임대표는 " 문재인 정부의 공신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지만, 캠프출신이라고 자리를 하나씩 내주는  낙하산 이야말로 반드시 청산해야 할 금융적폐다. ", " 협회 입장에서는 정부와 연결 고리가 생겨 당장 일하기는 편하니까 관료 출신 협회장이나 기관장을 선호하지만 결국 로비, 청탁이나 부정부패로 이어지고 관치 금융 논란이 재발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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