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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여기 노래 한 곡,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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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여기 노래 한 곡, 부탁해요~”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 승인 2017.10.11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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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브랜딩 작가]  지하철의 청아한 안내 멘트와 흥겨운 멜로디는 오랜 친구처럼 정겹다. 특히, 환승역의 멜로디는 역마다 독특하여 고개를 떨구며 졸다가도 그 소리를 듣고 가까스로 환승에 성공한다. 사운드가 하나의 상징이 된 덕분이다

많이 알려진 파블로프의 개 실험을 반추해 보자. 개에게 일정한 종소리와 함께 음식을 주었다. 개는 그 종소리만 들어도 침을 줄줄 흘렸다. 종소리가 개에게 음식이 나오는 시간으로 조건자극이 되어 하나의 상징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중. 고교 시절 4 교시 종소리가 울리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리고 입에 침이 고였던 기억이 난다.    

▲ (사진: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브랜딩 작가)

사운드 마케팅은 기업에서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마케팅 기법 중의 하나다. 요즈음에는 소닉 브랜딩 (sonic branding)으로 더 익숙하게 불린다. 소닉 브랜딩이란 소리나 음악 등 청각적 요소를 이용해서 소비자들이 ‘아, 이거!’ 하며 특정 브랜드를 쉽게 떠올리도록 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소닉 브랜딩의 장점은 흥얼흥얼하면서 입에서 입으로 쉽게 옮겨가는 구전효과다. 리메이크나 패러디의 소재로 활용되기도 한다. 

눈을 감고 가만히 생각해 보시라. 소리가 귓전에 맴돌 것이다. 그 소리는 컴퓨터를 켤 때, TV광고 등 각종 동영상을 볼 때 그리고 휴대폰을 사용할 때 나타난다. 이른바 BGM(Back Ground Music), 로고 사운드, 징글(jingle 리듬감을 가진 짧은 음악 슬로건), 직접 제작한 CM(Commercial Message)송, 휴대폰 벨 소리 등이 그것이다.

예전에 어느 광고주 회장님은 광고에 특별한 관심을 보여서 늘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TV광고 결재를 받기 위해서는 사용된 멜로디는 물론이고 가수, 가사, 스토리 등 제반 관련 정보를 훤히 꿰고 가야만 했다. 회장님은 다음과 같은 지침을 자주 전했는데 바로 소닉 브랜딩이다.

"주부들이 부엌에서 일하느라 TV화면을 직접 보지 못할지라도 배경음악만을 듣고도 우리회사 광고라고 인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연속극의 시그널 뮤직도 대표적인 소리의 상징이다. 장모님과 아내는 주말 연속극 시그널 화면이 나올 때면 얼굴 표정이 금새 행복 모드로 바뀐다. 오늘 전개될 드라마 내용에 미리 빠져들기 때문이다. 소리의 상징이 가지고 있는 힘이다.

개인 브랜딩 차원에서도 소닉 브랜딩과 같은 소리의 상징화는 대단히 중요하다. 자신을 알리고 기억시키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기업 브랜드처럼 소닉 브랜딩 요소를 모두 다 활용하기는 불가능하지만 다음의 두 가지를 권장한다. 비교적 쉽게 현실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 목소리로 나를 브랜딩하자.
목소리는 그 무엇보다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개인의 sound 상징 코드다. 목소리는 대부분 타고나지만 후천적인 노력을 기울여서 개인 상징화한 경우도 많다. 목소리의 리듬이나 고저 등을 전략적으로 다듬은 것이다.
필자는 목소리 때문에 종종 곤란한 상황에 처하곤 한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는데 목소리에 대하여 청중의 반응이 정확히 둘로 나뉘어졌다. 한 부류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목소리가 특이하다. 기억에 남는다." 또 한 부류의 반응은 섭섭한 것이었다. "짝퉁 김용옥 교수 목소리다. " " 목소리가 갈라져서 비 호감이다." 효과적인 상징으로 만들려면 잘 디자인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유행어 "부탁해요~" 하는 소리를 들으면 누가 연상이 되는가? 아마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배우 이덕화를 떠올릴 것이다. "부탁해요~"는 이덕화라는 개인 브랜드가 유명세를 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유의 목소리와 리듬 덕분이다. 이덕화는 롤 모델인 이순재 선배를 흉내 내다가 지금의 목소리로 변해버렸다고 그 사연을 밝힌 바 있다. 숨은 노력을 한 것이다.   

둘째, 애창곡으로 나를 브랜딩하자. 
군대시절, 부대 노래자랑 대회가 열렸다. 감히 출전을 했다. 대회가 끝나고 나서 부대원들은 한 동안 나를 '행주치마' 병사로 불렀다. 참가 곡인 <향기 품은 군사우편>의 노랫말에 "행주치마 젖은 손에 받은 님 소식은......"하며 '행주 치마'라는 키워드가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노래가 나를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기억이 용이하게 만든다. 누구나 자신만의 애창곡이 있다. 그 노래만 들으면 자연스럽게 그가 생각난다. 노래가 sound 상징화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애창곡조차 개인 브랜딩 차원을 고려해서 선정 한다면 노래의 흥이 도망갈까 하는 걱정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어쩌랴 나를 잘 알려야 하지 않겠는가? 단풍이 불꽃으로 변하는 10월의 어느 날인 지금, 당신의 애창곡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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