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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인사이트] ‘갱년기 언니들의 여행법’에 슬쩍 끼어든 정관장 ‘화애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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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인사이트] ‘갱년기 언니들의 여행법’에 슬쩍 끼어든 정관장 ‘화애락(진)'
  • 송대길 기자
  • 승인 2017.09.14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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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 갱년기 여성의 실태 예리하게 파악…결과적으로 파블로프의 고전적 조건형성 개념 활용

[소비라이프 / 송대길 기자]  여성들이 보통 45세에서 55세가 되면 폐경에 이르고 육체적, 정신적 노화현상 즉, 갱년기를 겪는다. 갱년기 여성들의 유쾌한 갱년기 탈출방법을 제안한 TV광고가 있다.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을 연상케 하는 헤어롤을 한 중년의 세 여성이 유럽의 건물 베란다에 모여 즐거워하고 있다. 이 때 한 갱년기 언니의 남편이 전화로 “여보, 나 없이 나가니까 좋아?”라고 묻는다. 그 언니는 ”응”이라고 짧게 대답한다.

▲ (사진: 정관장 '화애락(진)'TV-CM '갱년기 언니들의 여행법'/유튜브 캡처)

이어 ‘갱년기 언니들의 여행법’이라는 자막과 함께 세 명의 갱년기 언니들은 여고시절 감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유럽의 유적지를 즐겁게 걷는다. ”그 동안 난 잘 몰랐던 것 같다. 당신이 그렇게 여행을 즐기는 사람인지”라는 남편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 (사진: 정관장 '화애락(진)' TV-츠 '갱년기 언니들의 여행법'/유튜브 캡처)

이어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유럽의 경치들이 계속된다. 절벽과 절벽을 이어주는 멋진 다리가 나오고 이어서 투우사의 동상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 스페인에 온 것 같다. 한 갱년기 언니가 투우사의 모습을 따라 해 보고 두 언니들은 깔깔거리며 좋아한다. 잘 생긴 스페인 남성이 기타를 연주하고 갱년기 세 언니들은 환호한다.

▲ (사진: 정관장 '화애락(진)TV-CM '갱년기 언니들의 여행법'/유튜브 캡처)

“여행 중에 건강 잘 챙기고 너무 욕심 내고 다니지 말고…그런데, 자기 돌아오긴 하는 거지?’라며 농담 반 진담 반 남편의 질문이 이어지고, 여행에 지친 세 갱년기 언니들이 정관장 ‘화애락(진)’을 마시면서 원기를 보충하고 다시 여행길에 오른다. 이어 미스코리아 출신 탈런트 김성령씨가 환하게 미소 지으며 말한다. “갱년기, 웃고 사랑하고 즐겨라”라고.

▲ (사진: 정관장 '화애락(진) TV-CM '갱년기 언니들의 여행법'/유튜브 캡처)

정관장 ‘화애락(진)’이 갱년기 여성들에게 뜬금없이 여행을 권유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인가?

갱년기(更年期), ‘해를 새롭게, 다시 산다’는 뜻이다. 뜻으로는 참 좋은 말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 시기 여성들은 자주 발작적 흥분, 안면 홍조, 두통, 현기증, 이명, 불면, 정신장애 등의 증상을 겪는다. 실제로 보통 여성의 75% 정도가 증상을 느끼고 이 중 20~25% 정도는 치료를 필요로 할 정도로 심한 증상을 호소한다고 한다. 

건강식품기업 천호식품이 지난 2016년 4월 중년여성 150명을 대상으로 ‘여성갱년기 실태’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 29%가 갱년기로 인해 남편과 대화가 단절된 적이 있다고 했다. 27%는 심한 부부싸움을 했다고 응답을 했다. 응답자 56%가 남편과 갈등을 겪었다는 것이다.

갱년기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응답자의 47%가 ‘운동 및 취미활동’이라고 답했고 30%는 ‘건강식품’이라고 답했다. 또한, 극복을 위해 가족에게 바라는 것으로, ‘따뜻한 말 등 평상시의 배려’가 43%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여행 등 함께 하는 시간’(19%), ‘건강식품 등 몸에 좋은 음식 선물’(17%)이 이어졌다. 갱년기에 듣기 싫은 말은, ‘너도 늙었다’가 45%로 가장 많았고 ‘당신 갱년기야?’(30%)와 ‘오늘 피곤해?’(10%)가 뒤이었다.

정관장은 갱년기 여성들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했을 것이다. 그래서 갱년기 여성들을 위한 건강식품시장에 충분한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운동 및 취미활동’이나 ‘가족의 따뜻한 말’ 정도로는 자녀와 남편을 위해 20년이나 봉사한 갱년기여성들에게는 격이 맞지 않다. 그들에게는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친구들과의 해외여행 정도가 그나마 격에 맞는 보상이 될 것이다.

정관장은 갱년기 여성들에게 해외여행을 권하면서 해외여행도 힘이 드니 건강식품 정관장 ‘희애락(진)’도 함께 권한다. 사실 정관장은 해외여행 보다는 건강식품 정관장 ‘희애락(진)’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개에게 먹이를 주기 전에 중성자극인 종을 치는 것을 계속하면 먹이를 주지 않아도 개가 종소리에 반을을 해 침을 흘린다는 파블로프의 '고전적 조건형성'을  생각나게 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여성을 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고 순수 과학적으로만 말하면, 정관장은 갱년기에 탈출방법으로 친구들과의 해외여행이라는 '먹이'를 주고 정관장 ‘희애락(진)’이라는 '종소리'를 슬쩍 끼워 넣은 것이다. 

50대 여성들이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하기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고전적 조건형성'에서 처럼, 정관장은 갱년기 여성들이 갱년기 탈출방법으로  '친구들과의 해외여행'이 불가능하더라도 '희애락(진)'을 선택하라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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