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5:17 (화)
[제119호]‘카공족’ 대하는 모습...카페마다 달라
상태바
[제119호]‘카공족’ 대하는 모습...카페마다 달라
  • 음소형 기자
  • 승인 2017.09.08 09: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콘센트 막는 소규모 카페 VS 카공족 반기는 프랜차이즈

[소비라이프 / 음소형 기자] 최근 국내 커피전문점의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과 ‘카피스족(카페와 오피스가 합쳐진 신조어;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을 맞이하는 모습이 크게 두 가지 갈래로 나뉘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커피를 마시며 편하게 공부를 할 수 있도록 1인 고객 좌석을 만들고 좌석마다 콘센트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으로 카공족을 겨냥하고 있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의 경우 카공족이 회전율을 떨어뜨린다는 이유로 콘센트를 막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콘센트 막는 소규모 카페

최근에는 한적한 동네의 개인 카페에서도 공부를 하거나 업무를 보는 ‘카공족’, ‘카피스족’들을 쉽게 볼 수 있으며 카페에서 과외를 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이 가득 채운 매장을 보며 어떤 이는 “장사 잘 되네요”라며 카페 주인에게 말을 걸지만 정작 가게 주인은 카공족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는 반응이다.
 
공부하기 위해 카페를 찾아온 고객은 대부분 3~4천 원 내외의 저렴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하고 혼자서 4인 좌석을 오랫동안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 테이블 회전율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이들은 일부의 카공족이 음료 한 잔을 시켜놓고 하루종일 노트북으로 공부하기 때문에 전기세를 포함하면 남는 것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테이블이 많지 않은 소규모 카페는 “장시간 공부하는 고객이 테이블 대다수를 차지하면 카페 운영을 이어갈 수 없을 정도로 타격을 받는다”며 난처해 하고 있다. 이에 몇몇 카페에서는 콘센트를 막는 ‘최후의 방법’까지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공족 반기는 프랜차이즈
 
카공족 때문에 속을 썩이는 소규모 카페와 달리 국내 대형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적극적으로 카공족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국내 진출 초기 때부터 1인 고객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고 이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스타벅스는 전국 어느 매장을 가더라도 공부를 하고 있는 고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 덕분인지 스타벅스는 소비자원 만족도 조사 결과 ‘매장접근성’, ‘직원서비스’, ‘맛·메뉴’, ‘서비스 호감도’ 등의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2년 연속 소비자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스타벅스에 이어 엔제리너스커피,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커피 등은 최근 고객이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게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마주 보며 앉아야 하는 2~6인 좌석 대신 긴 테이블을 일렬로 배치해 1인 고객들이 혼자 앉을 수 있는 좌석을 만드는 것은 물론 아예 독서실처럼 칸막이가 설치된 좌석까지 만드는 추세다.
 
엔제리너스커피는 1인 고객과 카공족을 위해 건대역점, 서강대점 등 대학가 근처의 직영점 중심으로 1인 독서실 좌석을 도입했다. 1인용 독서실 좌석은 반투명 유리로 된 칸막이가 갖춰져 있고 좌석마다 콘센트가 있어 대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또한 올해 1인용 독서실 좌석을 일부 매장에 도입했다. 
 
‘커피에만 집중하겠다’는 방침으로 와이파이조차 제공하지 않았던 커피빈마저 노선을 틀어 카공족을 맞이하고 있다. 한때 ‘콩다방’이란 애칭으로 불리며 커피 애호가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커피빈은 복합휴게공간으로써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온 다른 프랜차이즈와는 달리 기류에 동참하지 않는 고집스러운 행보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러한 행보가 매출 타격으로 이어지자 커피빈은 지난해 말부터 직장인과 대학생 등이 밀접한 매장에서부터 와이파이와 노트북 및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할리스 커피, 카공족 덕분에 매출 상승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1인용 좌석을 늘리며 카공족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결과적으로 이들이 매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부터 카공족을 ‘모시기’ 위해 라이브러리 콘셉의 매장을 설치한 할리스커피는 매출 상승과 고객의 긍정적 반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신림동 고시촌을 첫 시작으로 문을 연 라이브러리 매장은 강남점, 종로점 등 직영점을 중심으로 넓혀 최근 70개까지 늘어났다. 이렇게 매장이 늘어갈 수 있었던 것은 매출이 개장 초기와 비교했을 때 평균 30%에서 최대 140%가량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점의 경우 토익학원 등에서 공부하는 학생이 많은 지역의 특징을 반영해 전체 좌석 중 스탠드와 콘센트가 있는 1인용 좌석을 절반 넘게 설치하며 매출이 135%가량 증가했다. 
 
할리스커피는 오랜 시간 앉아 공부하는 카공족을 위해 식사 대용 베이커리 메뉴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객단가를 높인 것을 매출 상승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공족에게 카페는 공부와 식사를 둘 다 해결할 수 있는 편리한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카공족을 위한 서비스를 계속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부 전용 스터디 카페도 생겨
 
최근에는 아예 카공족이 편안하게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스터디카페까지 생겨났다. 주로 대학가 근처에 위치한 스터디카페는 도서가 갖춰져 있고 전반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기 때문에 공부에 집중할 수 있다.
 
스터디카페의 운영방식은 매장마다 다르다. PC방의 운영방식처럼 이용한 시간에 맞춰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음료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가 하면, 비교적 조금 비싼 금액의 음료 한 잔 가격으로 지불하는 대신 TV나 PC, 잡지를 마음대로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