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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나를 광고해야 복(福)이 찾아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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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응의 퍼스널브랜딩 응원가] “나를 광고해야 복(福)이 찾아옵니다 “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 승인 2017.08.30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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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 /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 브랜딩 작가]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했다. 안타깝게도 짝 사랑이었다. 직접 만나 고백할 자신이 없다.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 하루도 빠짐없이 편지를 썼다. 편지 배달부 역할은 남자의 영원한 우정인 절친이 맡았다.

그 친구는 정성껏 그녀에게 편지를 전달해 주었다. 짝 사랑은 이루어졌을까? 이루어졌다. 그 여자는 그녀를 짝 사랑하던 그 남자가 아닌 바로 편지 배달부 친구를 선택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마음에도 보이지 않는다. 사랑은 체감표현이다.

▲ (사진: 김정응 FN executive search 부사장/브랜딩 작가)

‘자기PR 광고 만들기’. 광고제작 수업시간에 제시한 과제다. 학생들의 반응이 예상 밖이었다.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 듯이 끙끙거렸기 때문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하여 학생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 끝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개인별 퍼스널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없다.”

강점이나 특징은 물론이고 자신의 컨셉을 정하지 못했다. 물론 중이 제 머리 못 깍듯이 대 놓고 자기 자랑 못하는 겸연쩍음도 이유 중의 하나였다. 어찌 학생들뿐이겠는가? 그러나 브랜딩 관점으로 보면 이것은 직무 유기다. 퍼스널 브랜딩은 자기표현, 즉 자기광고를 통하여 정점을 이룬다.  

오래 전에, TV 사극 ‘태조왕건’ 이 인기리에 방영되었었다. 왕건과 궁예라는 두 인물의 활약상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졌는데 특히 궁예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검은 안대의 외눈에 빡빡 밀어낸 머리스타일이 카리스마 넘쳤다. 그러나 주목의 핵심은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관심 법(觀心法)’이었다. 관심 법이란 무엇인가? 궁예는 말했다. “나의 마음으로 그대들의 마음을 읽는 것이다.”

고객이 궁예처럼 독심술의 소유자였으면 좋겠다. 내가 직접 말하지 않아도 나의 생각이나 심정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라면 나를 알리기 위해 꼭 필요한 광고 따위는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러나 고객은 관심법과는 정반대에 서있다. 오히려 무관심법의 소유자라고 부르는 것이 더 현실적인 표현이겠다. 사람은 본래 ‘인지적 구두쇠’다. 애써 다른 생각을 깊게 하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

자기 PR 광고는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통하여 체계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 고전적 모델이지만 간결하여 활용하기가 좋다. 바로 라스웰의 ‘SMCRE 모델’이다. 센더(Sender)가 리시버(Receiver)에게 채널(Channel)을 통해 메시지(Message)를 보내고 그 반응(Effect)을 피드백 한다는 개념이다.

S: 송신자다. 퍼스널 브랜드라면 자기자신이다. 먼저 퍼스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수립해야 한다. 정체성이며 자기를 알리는 기본 바탕이기 때문이다. 구성요소는 개인의 비전, 컨셉, 이미지, 심볼, 슬로건 등이다.

M: 메시지다. 퍼스널 브랜드 아이덴티티 중에서 슬로건을 중심으로 하는 핵심 메시지를 말한다. 고객에게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전달된다.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데 주로 3가지 전략이 사용된다. USP전략, 이미지전략, 포지셔닝전략이 그것이다. USP (Unique Selling Proposition)전략은 이름 그대로 자신만의 독특함을 강조하는 전략이다. 이미지 전략은 보편적인 가치를 자기 것으로 가져와서 나를 다르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포지셔닝 전략은 고객의 인식 사다리에서 나를 경쟁자보다 상위권에 놓이게 하는 방법이다.

C: 채널이다. 메시지를 담아 고객에게 전달해주는 미디어다. 디지털 시대의 퍼스널 브랜딩 채널은 숫자도 증가하고 형태도 다양하고 개인화 되었다. SNS, 이메일, 명함, 편지, 이력서, 포트폴리오 등 무궁무진하다. 1인 미디어, 1인 방송국이 시대다. 미디어 환경은 혁명 같은 변화가 이루어 졌다.        

R: 수신자다. 바로 내가 사랑하는 고객이다. 연애의 기본은 상대방 분석이다. 퍼스널 브랜딩도 마찬가지다. 수신자 분석을 잘해야 한다. 나의 아이덴티티와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게 하기 위함이다. 수신자를 모른다는 것은 표적 없이 사격을 하는 것과 같다.

E: 결과 분석이다. 메시지가 효율적으로 전달이 되었는가? 나의 브랜드 아이덴티와 고객이 인식하는 이미지는 일치하는가? 차이는 어느 정도인가?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결과는 자기자신에게 스스로 피드백 한다. 이를 신선한 재료로 삼아서 새로운 메뉴의 퍼스널 브랜딩 전략을 만들어 낸다.

퍼스널 브랜딩의 핵심은 이러한 ‘SMCRE 모델’이 선 순환이 될 수 있도록 관리 하는 것이다. 자기를 알리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백마 탄 왕자는 오지 않는다. 편지만 써서 배달부에게 전하기만 하면 ‘사랑의 배달사고’가 발생한다. 남 좋은 일만 만든다. 서둘러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고객에게 자기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자기광고다.
   
어느 전시회에서 미국화가 안나 메릿의 누드화 <쫓겨난 사랑> 앞에서 오래 머물렀다. 추운 날 벌거벗은 채 밖으로 쫓겨난 큐피트가 문에 기대어 슬퍼하는 모습의 그림이다. 여자라는 이유로 미술학교에 다닐 수 없었던 작가 개인적인 경험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처를 표현했다고 한다. 먼 옛날 저만치서 쭈뼛거리며 자기 표현을 하지 못했던 그의 모습으로 다가와 애잔했다.

Out of sight, Out of mind. 이제는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보다는 광고만복래(廣告萬福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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