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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인사이트] ‘잇몸질환’ 환자 1000만명 시대…명인제약 ‘이가탄’은 왜 똑 같은 광고를 지겹도록 반복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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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인사이트] ‘잇몸질환’ 환자 1000만명 시대…명인제약 ‘이가탄’은 왜 똑 같은 광고를 지겹도록 반복하는 것일까?
  • 송대길 기자
  • 승인 2017.08.24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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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고 또 붓고”·”시리고 또 시리고”·”피나고 또 피나고”라는 ‘잇몸질환’에 대한 대안으로 ‘이가탄’을 지속적으로 제시

 [소비라이프 / 송대길 기자]  미국 담배 브랜드 ‘말보로’는 카우보이를 통해 남성성을 꾸준히 소구한 광고 캠페인으로 유명하다. 우리 나라에서도 이와 같이 한가지 컨셉으로 지속적으로 캠페인을 전개하는 브랜드가 있다.

중년 배우 박상원이 걸어오면서 “잇몸도 나이가 듭니다”라며 광고의 시작을 연다. 이어 이선균이 “붓고 또 붓고”라며 잇몸질환의 증상을 심플하지만 강하게 반복한다.

▲ (사진: 명인제약 '이가타' TV광고/유튜브 캡쳐)

김지호도 “시리고 또 시리고”라며 증상을 반복한다. 박상원이 다시 나와 “피나고 또 피나고”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세 명이 함께 나와 “잇몸병엔 이가탄이지요. 먹어보면 잇몸이 확실히 달라집니다”라고 잇몸질환자들에게 이가탄을 소개한다.

▲ (사진: 명인제약 '이가탄' TV광고'/유튜브 캡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기본적으로 한번씩을 봤을 광고이다. 명인제약은 크리에이티브(Creativity)는 높지 않은 광고를 거의 일년 동안 지겹도록 노출시키고 있다.   

▲ (사진: 명인제약 '이가탄'TV광고/유튜브 캡쳐)

▲ (사진: 명인제약 '이가탄' TV광고/유튜브캡쳐)

명인제약이 똑 같은 광고를 지겹도록 반복해서 운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돈이 없어서 새로운 광고를 만들기 어려워서 일까?

잇몸질환은 감기 등 복합질환을 제외하고 단일질환 환자 수로 단연 1위로 한국인이 가장 흔하게 앓는 만성 질환 중 하나이다. 한해 잇몸질환으로 치과를 찾는 환자수가 10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만성질환에 대한 환자들의 생활실태는 매우 실망적이다. 강동경희대 치과병원에서 2012년 실시한 ‘잇몸질환 관리실태’에 따르면, 우리 국민 93%가 잇몸병 증상 한가지 이상 경험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강동경희대 치과병원에서 실시한 ‘2012 잇몸 애(愛) 캠페인’에 참여한 20대~80대를 대상으로 한 설문이라 잇몸병 경험율이 실제보다 높을 수는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수치임에는 틀림없다.

또, 잇몸병 증상으로 일상에서 불편을 겪은 사람도 63%나 되고 잇몸증상이 나타나도 치료나 조치 없이 방치하는 경우도 45%나 된다고 한다. 평소에 잇몸병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는 사람도 66%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가장 많이 경험하는 잇몸증상으로는 ‘잇몸이 붓는다’가 39명으로 가장 많고 ‘이가 시리다’(37명), ‘입에서 냄새가 나고 텁텁하다’(33명) 그리고 ‘잇몸에서 피가 난다’가 32명 순이었다.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를 놓고 보면 명인제약이 이가탄 광고에서 주요증상을 지겹도록 이렇게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이유를 이해할 것 같다. 이가탄을 잇몸질환이 있지만 방치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약국에서라도 사서 복용해야 하는 ‘잇몸질환’ 솔루션(Solution)으로 머리 속에 각인 시키려는 것이다.

또한, 잇몸질환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해줌으로써 시청자들이 자신들도 모르게 잇몸증상과 이가탄을 연계해서 기억하게 했다. 한때 우리나라 방송광고 심의에서는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하지 못 하게 한 적이 있었다. 시청자들이 무의식적으로 기억하게 된다는 우려에서였다.

물론, 똑같은 광고를 1년 이상 지속하는 배경에는 마케팅 예산문제도 있을 것이다. 한정된 예산으로 여러 편의 광고를 제작하기 어렵기 때문에 같은 광고를 반복해서 노출시킨 면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미국 말보로 캠페인에서 보았듯이 브랜드자산을 축적하기 위해, 명인제약이 새로운 광고를 제작하고 싶은 조급증을 꾹 참고 동일한 광고를 반복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잇몸도 나이가 들면 붓고, 시리고, 피가 나는 질환이 생길 수 밖에 없고 고령화 사회로 들어서면서 그 수가 한 해 1000만명을 넘어섰다.  명인제약은 이러한 평범한 진리를 도외시하는 잇몸질환 환자들의 생활습관을 고려했을 것이다.  이러한 마케팅적 판단이 ‘이가탄’ 광고를 지겹도록 반복해서 노출시키게 한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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