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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호]한국인의 후식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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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호]한국인의 후식 문화
  • 심상우 파베스코퍼레이션 대표
  • 승인 2017.08.1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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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 / 심상우 파베스코퍼레이션 대표] 백화점에 가면 마트나 편의점에서는 볼 수 없는 많은 종류의 케이크와 마카롱, 초콜릿, 쿠키 등의 디저트류를 볼 수 있다. 불과 10여 년 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화려해지고 먹음직스럽게 장식해놓았다. 그곳에는 국내에서 제조된 제품도 일부 있지만 일본, 미국, 유럽 등 디저트류가 발달한 나라에서 공수해온 해외 유명 브랜드의 제품들로 넘쳐난다.

▲ 심상우 파베스 코퍼레이션 대표
한국이 어느 정도 선진국 반열에 진입한 이후로 한국인의 후식 문화 역시 갈수록 세계화되어가고 있다. 해외에서 유명한 브랜드들이 한국 디저트 시장에서 하루가 다르게 성장세를 보이며 점차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 그렇기에 갈수록 한과와 같은 한국 고유의 디저트류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이 씁쓸하고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참 좋은 기회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국내 디저트 시장에서 세계적인 디저트 브랜드와 경쟁할 수 있게 되고 더 나아가 세계 속에서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되니 말이다. 즉, 한국인의 후식 문화가 홀로 동떨어져 있지 않고 세계 속에서 세계와 함께 거의 유사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속에서 경쟁할 수 있다면 세계 속에서도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미국, 유럽 등의 선진 디저트 시장은 오랜 전통을 기반으로 아주 천천히 움직이는 것에 비해 한국 디저트 시장은 한국의 선진화가 진행된 속도와 같이 급격하고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움직이고 있는 한국의 디저트 문화를 보면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국내를 포함한 수없이 많은 해외 디저트들이 국내에 유입되지만 1년 이상을 버티지 못하고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에는 ‘가성비’라는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옷이나 신발, 가방처럼 외부로 보여지고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는 상품들은 브랜드 가치가 중요하다. 그렇기에 똑같은 상품일지라도 소비자는 수십 배 차이나는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다. 하지만 먹거리 문화에서는 브랜드 가치가 예외가 되고, 앞에서 언급한 ‘가성비’ 요인이 그 상품의 존속 여부를 좌우한다. 즉, 해외 유명 브랜드의 디저트라 할지라도 처음 한두 번 정도는 호기심에 의한 구매가 이뤄지지만 그 제품의 ‘가성비’가 그에 미치지 못한다면 순식간에 시장에서 외면당하게 된다.
 
이미 한국인의 후식 문화는 세계화에 발맞춰 나아가고 있다. 한국 고유의 맛의 전통을 유지하고 계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계화된 한국 디저트 시장 속에서 해외 유명 브랜드 디저트들과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이러한 경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한국 디저트 시장은 해외 브랜드 업체들끼리 경쟁하고 차지하는 우스운 현상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앞으로 먹거리 문화에서만큼은 ‘브랜드 이름’이 아니라 ‘가성비’가 중요한 요인임을 인지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은 품질의 제품을 좀 더 저렴하고 큰 효용을 주는 제품으로 개발할 수 있을지를 연구하고 개발한다면 해외 유명 브랜드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이며, 국내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필자가 30여 년 전에 모 외국기업에서 바이어(Buyer)로 활동할 때 금언으로 삼은 명구가 있다.
 
“싼 물건을 싸게 팔고 좋은 물건을 비싸게 파는 것은 어린아이라도 할 수 있다. 진정한 바이어라면 어떻게 해야 좋은 물건을 싸게 팔 수 있는지 고민하고 개발해야 한다.”
 
지금 현재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한국의 후식 문화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하는 금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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