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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인사이트]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 자동차' 광고를?...‘바퀴 달린 로봇’시대를 위한 플랫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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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인사이트]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 자동차' 광고를?...‘바퀴 달린 로봇’시대를 위한 플랫폼 전쟁
  • 송대길 기자
  • 승인 2017.08.09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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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을 중심으로 한 IT기업과 벤츠나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기업 간 자율주행 자동차 플렛폼 전쟁에서 살아남기

[소비라이프 / 송대길 기자]  2014년 세계 자동차산업의 메카라 할 수 있는 미국 디트로이트시에서 IT기업 구글이 운전대도 브레이크도 없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선보였다. 자동차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구글에서 말이다.

깊은 바다속. 생명체가 꿈틀거린다. 그 생명체는 편안한 아이의 모습으로 바뀐다. 이곳은 엄마의 배 속이다.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수심 7CM 기적의 바다. 엄마의 배”이라는 내레이션이 이어진다.

▲ (사진: 현대모비스 '2017 자율주행 니로 TV광고'/유튜브 캡처)

아이는 발길질을 하고 엄마는 운전대도 놓은 상태에서 아이가 발길질하는 배를 어루만진다. 엄마는 뒷좌석을 돌아보며 곤히 잠든 아이의 모습을 바라본다. 자동차에 설치된 라이더와 레이더 등 감지시스템이 작동하면서 자동차는 스스로 전방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멈춘다. “모든 생명은 지켜져야 합니다. 그것이 차 밖에 있을지라도”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세상 모든 생명을 위한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시스템” 자막이 뜬다.

▲ (사진: 현대모비스 '2017 자율주행 니로 TV광고'유튜브 캡처)

▲ (사진: 현대모비스 '2017 자율주행 니로 TV광고'/유튜브 캡처)

도로 위에 어미를 놓친 고슴도치 새끼를 감지한 것이다. 고슴도치 새끼는 무사히 도로를 건너 어미에게 돌아 갔고, 이를 본 엄마는 흐뭇하게 배를 어루만지며 뒷좌석에서 곤히 자고 있는 아이를 쳐다 본다. 그리고 “사람이 타고 있다. 현대모비스”라는 자막이 뜬다.

▲ (사진: 현대모비스 '2017 자율주행 니로 TV광고'/유튜브 캡처)

현대모비스는 왜 이런 광고를 할까? 왜 자율주행 자동차가 안전하다는 광고를 현대모비스가 하는것일까?

대부분 소비자들은 자율주행 자동차가 휘발유 자동차를 대체하여 도로를 운행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반 가전제품과는 달라, 자율주행 자동차는 한번 사고가 나면 사망에 까지 이를 수 있어 구매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

현대자동차그룹 연구개발본부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연간 130만명이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다. 그 중 90%는 음주, 졸음 등 운전자의 과실로 사망한다고 한다. 오늘날 대량학살, 자살, 전쟁 등으로 매년 160만명이 사망하는 것과 비교해 봐도 엄청난 숫자임이 틀림없다.  과학자들은 자율주행 자동차가 오히려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 보다 사고 확률이 더 낮출 수 있다고 말한다.

알다시피 현대모비스는 1977년 설립된 현대자동차 계열의 자동차 부품회사이다. 현대자동차도 아니고 벤츠도 아닌 현대모비스가 왜 자율주행 자동차의 안전에 관한 광고를 하는 것일까?

자율주행 자동차의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플랫폼 전쟁 때문이 아닐까? 자율주행 자동차 생태계는 구글을 중심으로 한 IT기업, 현대자동차나 벤츠 같은 완성차 기업을 중심으로 형성돼 가고 있다. 미래의 자동차 시장을 놓고 IT기업과 자동차 기업, 그 밖의 기업들간에 미래의 주도권을 놓고 플렛폼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전기자동차와 결부되어 휘발유 엔진이 없는 ‘바퀴 달린 로봇’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산업은 완성차에서 부품공장에 이르기 까지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어마어마하다.휘발유 완성차 공장에서 조립하는 자동차 부품만 3천개에 이르고 협력업체에서 조립하는 부품까지 포함하면 2, 3만개에 이른다 한다.

엔진 중심의 휘발유 자동차의 부품과 인공지능 중심의 자동차 부품은 완전히 다를 것이다. 현대모비스도 미래의 자동차 비즈니스 플랫폼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  

현대자동차그룹 연구개발본부에 따르면 자율주행기술은 LEVEL ‘0’에서 ‘4’까지 5단계 중 현재 LEVEL ‘2’ 단계인 ‘통합능동제어’ 단계에 와 있다고 한다. 업계에서는 2020년까지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35년에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세계 자동차 시장의 1/3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단지, 완성차 기업이나 부품 기업은 현재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그 시기를 늦추고 싶겠지만 말이다.

현대모비스는 미래의 자동차 시장의 변화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구글과 같은 IT기업이 자사의 부품으로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바퀴 달린 로봇’을 조립하는 미래는 생각하기 싫을 것이다. 구글과 같은 IT기업이 현대모비스 대신 새로운 기업의 부품으로 조립하는 것은  더욱 더 생각하기 싫을 것이다.

아니, 현대모비스는 다가올 미래에 벤츠 자동차 공장에서 현대모비스의 ‘바퀴 달린 로봇’을 조립하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자율주행 자동차 플랫폼 전쟁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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