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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효를 어찌 법으로 좌지우지하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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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효를 어찌 법으로 좌지우지하려 하는가?
  • 김소연 기자
  • 승인 2017.08.08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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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주목하는 우리의 가족제도와 효행은 세계를 선도할 문화유산이며 더욱 발전시켜 후손들이 행복하게 살게 발전시켜야 한다!

[한양조씨대종회 / 조수형 편집주간] 요즘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면 나이든 사람들이 하던 자리다툼에 젊은이들도 합세한 듯해 속이 상할 때가 있다. 나이 든 분들이 자리를 차지하려고 소란을 피우는 것도 보기 흉한데 젊은이가 자리를 차지하고 휴대폰에 빠져 노약자를 못 본 척 외면하거나 자는 척 눈을 감고 자리를 지키려 애쓰며 기 싸움을 하는 것은 과히 가관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속이 상하고 울화가 치민다. 그렇다고 나이든 사람 어느 누구 하나 어른으로서 자리를 양보하라고 선뜻 말을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봉변을 당하지 않으려고 말문을 닫은 어른들의 현실회피가 밉고 직무유기라 생각하면 자괴감마저 든다. 이 모든 것이 산업화에 따른 서구의 물질문명이 여과 없이 유입되어 장유유서(長幼有序)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한양조씨 대종회 조수형 편집주간

요즘 사회 분위기가 이러한데 국회에는 지난 6월 9일 박경미 의원(더불어 민주당) 등 14인이 발의한 인성교육진흥법 일부개정 법률안(제2007301호)이 입법예고 중에 있다. 박경미 의원에 의하면 인성교육의 목표가 되는 인성의 핵심 가치와 덕목은 충효교육을 연상케 할 정도로 지나치게 전통적 가치를 우선하므로 핵심가치를 시민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조정해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인성을 갖춘 시민육성이 가능토록 하기 위해 인성교육의 8대 핵심가치(禮, 孝, 正直, 責任, 尊重, 配慮, 協同, 疏通) 중에 ‘효’를 배제하는 것이라고 그 이유를 밝힌바 있다. 인성교육의 핵심가치를 시민성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효’를 배제하는 것은 언어도단(言語道斷)으로 민족정신을 크게 훼손하게 될 것이다. 인성교육은 ‘효’에 근간을 두고 실시돼야 하며 ‘효’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국가와 가정, 개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다. 

첫째. 인성교육은 가정과 학교, 사회교육이 병행돼야 하며 태어나서 죽는 순간까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소양교육으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배워야 할 필수 덕목이다. 효는 가족 사랑의 기본으로 가정의 조화와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핵심가치로 인성교육의 기본이다. 가정은 국가를 이루는 최소 기본집단으로 가정이 화목하고 행복해야 사회가 건강하고 부강한 국가가 되는 것이다. 

둘째. 20세기 최고의 석학 중 한 사람인 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Anold Joseph Toynbee, 1889~1975)는 “내가 죽을 때 딱 한 가지만 갖고 간다면 효의 정신이 흐르는 한국의 가족제도를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고, 인도의 시성(詩聖) 타고로(Rabindranath Tagore)는 우리나라를 가리켜 “세계를 밝히는 동방의 등불”이라고 노래했는데 그 이유가 “긴 역사와 전통, 그리고 대가족제도에서 효를 실천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렇게 우리의 ‘효’ 문화에 세계가 감탄하고 주목하는데, 조상대대로 내려오는 전통문화를 더욱 발전시켜 세계 각국의 가정문화를 선도케 해야지 우리 스스로 세계가 주목하는 정신문화를 그것도 법으로 낡은 관습이라고 버리려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로 일제강점기 일본이 우리 문화를 말살하려했던 것과 무엇이 다른가 묻고 싶다. 

셋째. 효(孝)는 효도(孝道)와 구별된다. 효도는 자식이 부모를 공경하는 일방적이고 수직적인 강요라고 생각하지만 효는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이 상호소통하며 상하좌우로 서로 배려하는 것으로 남녀노소가 서로 지켜야 할 예(禮)와 도리(道理)로 효도와는 다른 의미가 있다. 즉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상식의 범주 안에서 서로 지켜야 할 기본적인 도리이다. 물론 남의 눈을 의식해야 하는 것과 여건이 되지도 않는데 분에 넘치는 효를 강요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법을 개정하려면 이런 것에 대해 각계각층의 중지를 모아 발전시켜 나가면 될 것이다. 

넷째. 물질 만능주의에 젖은 범죄와 자살, 이혼과 폭력 등 사회적인 문제로 만연돼 있는 현안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은 생명존중의 인성교육을 어릴 때부터 강화해 올바른 가치관과 인품을 갖춘 한 인격체로 성장시켜서 사회생활을 바르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가족 사랑에 기초한 ‘효’교육이다.

인성교육진흥법 개정의 속내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왜 효를 법의 잣대로 좌지우지 하려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히말라야산맥에 위치한 부탄왕국의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는 세계 160위권이지만 행복지수가 상위권인 것은 모두가 주지하는 바이다. 반면, GDP가 10위권인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는 50위권을 밑돌고 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부탄왕국은 가치관이 바로 서고 정의로운 사회에서 갈등 없이 살기 때문에 행복지수가 높은 것이다. 

대한민국이 사회정의가 바로서고 가치관이 바른 사회를 만들려면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과 도리가 지식 습득에 우선해야 할 것이다. 21세기는 예술과 문화 강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날이 올 것이다. 우리의 드라마(겨울연가, 태양의 후예), 애니메이션(뽀로로), 영화(디워, Dragon Wars), K-pop(Korean Popular Music, 싸이의 오빠는 강남스타일) 등 한류가 세계 문화를 선도하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어디에 근거하는 것일까 생각해 봐야 한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정신문화 즉 잠재되어 있는 민족혼이며 세계에서 보기 드문 가정문화에 기인하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에 따르면 2015년도 생산유발효과 15.6조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5.8조원, 취업유발효과 11.3만 명 등으로 한류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집계됐다고 했다. 산업 기술도 중요하지만 세계가 주목하는 우리의 가족제도와 효행을 법률개정으로 뺄 것이 아니라 더욱 강화하고 발전시켜 후손들이 행복한 삶을 살고 우리 민족이 세계 가족문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양조씨대종회 조수형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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